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임종윤, 임종훈 형제 '지지' 입장에 반문
"한미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 시총 '200조' 주장 등은 검증해야"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대주주 중 한 명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임종윤, 임종훈 형제 지지 입장문에 한미사이언스가 답을 내놨다. OCI그룹과의 통합을 (신 회장에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은 있지만, 미래를 위해선 결국 통합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 답이다.

한미사이언스는 23일 오후 "대주주 신동국 회장 입장 표명과 관련해 OCI그룹과의 통합을 결정하며 내용을 설명하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며 "여러 방법을 통해 그룹 통합의 필요성과 한미의 미래가치를 이야기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어 "OCI그룹과의 통합은 결코 대주주 몇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니다"라며 "상속세 재원 마련이 통합의 단초가 됐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통합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이사회는 매년 약 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평택 바이오플랜트, 파트너사와 함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던 신약이 여러 문제로 개발이 중단돼 국내 신약으로만 한정해 개발할 수 밖에 없었던 한계,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는 거리가 먼 파트너사의 경영 조건에 의한 파이프라인 반환 등을 뚫고 나가야만 하기에 이같은 결정(OCI그룹과의 통합)을 내렸다.

많은 주주들이 선대 회장(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이 세운 기업의 브랜드 가치와 통합 등에 따른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감정적 호소와 한미의 미래는 분리돼야 한다고 한미사이언스 측은 밝혔다. 실제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주장하는 진정성을 부정할 수 없다 해도 이들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시가총액 200조원 기업'과 같은 비전을 한미 혼자만의 힘으로 달성하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고 임성기 회장이 한미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에서 밝힌 '서로 믿고 나누고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제약강국을 위해 힘을 좀 합치자'는 말처럼 상대가 누구더라도, 글로벌 한미, 제약강국을 위한 길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 잡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한미사이언스 측 설명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그리는 한미의 꿈과 비전에도 귀 기울이겠다. 그러나 현실화 가능성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마치 BTS와 같은 세계적인 그룹을 20개 이상 만들어 내겠다는 것과 같은 꿈에 한미의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려면 차가운 가슴으로 검증하고, 또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가 과거로 남느냐 아니면 미래로 전진하느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주주총회가 곧 열릴 예정"이라며 "한미그룹의 모든 임직원들도 현 경영진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으며, 통합 이후 펼쳐질 한미그룹의 미래가치에 큰 기대를 품고 있다. 일련의 시간이 흐른 후 대주주 일가 모두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도 주주님들에게 보여드리겠다"고 전하며 주주들에게 한미사이언스 측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날 오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기업의 투자활동과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며 "회사가 설립한 재단들이 회사처럼 의사결정에 활용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중 12%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이자 고 임성기 창업주와 오랜 연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은 "일부 경영진이 일체의 사안을 대주주 등에게 알리고 있지 않다"며 "이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새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이날 한미사이언스가 보내온 입장문 전문.

한미사이언스 주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주주 신동국 회장 입장 표명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입장을 드립니다.

우선 OCI그룹과의 통합을 결정함에 있어, 대주주 중 한 분인 신 회장께 관련 내용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점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 방법을 통해 그룹 통합의 필요성과 한미의 미래가치에 대해 말씀 드렸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사과 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OCI그룹과의 통합은 결코 대주주 몇명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닙니다. 상속세 재원 마련이 통합의 단초가 됐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통합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매년 약 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평택 바이오플랜트, 파트너사와 함께 글로벌 3상을 진행하던 신약이 여러 문제로 개발이 중단돼 국내 신약으로만 한정해 개발할 수 밖에 없었던 한미의 한계, 후보물질의 효능과는 거리가 먼, 파트너사의 경영 조건에 의해 우리의 소중한 후보물질이 반환됐던 경험들, 이러한 한계를 뚫고 나아가야만 비로소 글로벌 한미라는 우리의 비전에 도달할 있을 것이란 이사회 결정과 판단이 있었습니다.

물론 많은 주주분들께서 우려하시는 목소리, 경청하고 있습니다. 선대 회장님이 어떻게 세운 한미인데, 이 한미의 브랜드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 한미를 제약바이오를 모르는 회사에 넘길 수 있느냐 등 여러 우려의 목소리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적 호소와 한미의 미래는 분리돼야 합니다. 임종윤, 종훈 형제가 주장하는 진정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시총 200조와 같은 비전을 오로지 '한미 혼자만의 힘'으로만 달성할 수 있을까요.

2016년 1월,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임성기 회장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연설하셨던 메시지를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서로가 반목하면서 경쟁했던 시절은 이제 끝내자. 서로 믿고 나누고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제약강국을 위해 힘을 합치자"

그 연설을 들었던 수많은 청중들이 쏟아낸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는 지금도 귀에 생생합니다.

함께 해야 합니다. 상대가 누구더라도, 글로벌 한미, 제약강국을 위한 길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 잡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임종윤, 종훈 형제가 그리는 한미의 꿈과 비전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그러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증해야 합니다. 마치 BTS 같은 세계적인 그룹을 20 이상 만들어 내겠다는 것과 같은 꿈에 한미의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려면 차가운 가슴으로 검증하고, 검증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주주 여러분,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주총회가 곧 열립니다. 한미가 과거로 남느냐, 미래로 전진하느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현재 한미그룹의 모든 임직원들도 현 경영진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으며, 통합 이후 펼쳐질 한미그룹의 미래가치에 큰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일련의 시간이 흐른 후, 대주주 일가 모두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도 주주님들께 보여드리겠습니다.

주주님들께서 한미의 미래를 선택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글로벌로 나아가고자 손 내민 한미의 손을 꼭 잡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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