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출시 계획 속속 밝히는 제약사
가능성 낮은 병용급여냐, 진입 어려운 비급여냐 여부 주목

병용 급여 기류가 부정적인데도 제약사들은 '꿍꿍이'가 있는 것일까. 국내 제약업계가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당뇨 복합제의 출시 일정을 속속 알리고 있다.

올해 초만 100여 개가 넘는 제품이 나올 만큼 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병용 급여 논의가 진척이 되는 경우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정부가 병용급여 문제에 대해 공식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 선진입 전략을 구사하는 것올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제약사 M사는 최근 2023년 신제품 출시 예정 목록에 자사의 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 성분 당뇨 치료제를 오는 10월 경 출시할 것이라는 내용을 알렸다.

두 성분은 각각 아스트라제네카의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 치료제 포시가와 디펩티딜 팹티다제-4(DPP-4) 억제제 계열의 당뇨약인 자누비아의 주성분이다.

두 성분은 포시가의 경우 특허분쟁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오는 4월 물질특허가 종료되며 자누비아는 오는 9월 물질특허가 끝난다. 즉 두 성분의 복합제 출시를 알렸다는 점은 특허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바로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선전포고에 가까운 셈이다.

해당 회사 외에도 이미 신제품 출시를 알린 곳도 있다. 국내 중견사 A사 역시 지난 1월 같은 성분의 제품을 오는 9월 말 바로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역시 특허 만료에 맞춰 10월 1일 출시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약사의 출시 예정인 복합제는 두 계열 약제의 병용급여 획득이 가능할 지의 문제부터 난항이다. 

두 제제의 병용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이미 수년 전이다. 하지만 논의와 중단 등으로 진척되지 못하다 지난해 말에서야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됐다. 가장 최근의 이야기는 1월 중순 당뇨 치료제를 가진 오리지널 보유 11개사와의 미팅이다. 

당시 복지부는 당뇨 치료제 급여확대에 따른 재정 추계액을 공지하면서 3주간 추가적으로 내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의 추가 검토는 지난해 논의 당시 각 제제의 자진 약가 인하 계획 요청에 따른 제약사의 답변을 수용할 지의 여부다. 논의 과정에서 복지부가 예상한 금액보다 인하 폭이 낮아 실제 건보 재정에서 이를 부담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병용급여가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미 지난 1월에만 다파글리플로진과 시타글립틴 제제 허가건수는 용량을 모두 포함해 총 100여 건에 달한다는 점이다. 업계의 기대가 높은 만큼 급여화 논의가 진척된다면 빠른 시장 진입은 조금이라도 자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데 유리한 상황으로 끌어갈 수 있다는 복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급여라도 먼저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지만 이 역시 의구심을 자아낸다. 장기복용이 특징인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보험적용을 받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이 성공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단순히 허가에서 발매라는 절차를 밟는 회사도 있고, 갑자기 급물살을 타서 병용 급여가 인정될 것을 기대하는 회사도 있다"며 "다만 비급여로의 발매는 100% 실패로 본다"고 전했다.

제품 출하를 준비하는 또다른 제약사 관계자 역시 "실제 판매는 가능할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업계 내에서 병용급여를 향한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제품 출시를 알리는 상황에서, 올해 4월 포시가를 시작으로 9월 자누메트의 제네릭 경쟁에 과연 이들이 참전할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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