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최정웅 BM과 베나치오 탐구

소화가 필요한 누구라도 단골이 되는 모두의 소화 맛집으로 베나치오가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중략) 저희가 진행했던 '베나치오 효과를 보신분들은 베나치오만 찾습니다'라는 말처럼 빠르고 속편하게 소화를 도와주는 제품으로 바로 떠올리시고 시행착오 없이 빠르게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은 일반의약품을 조금은 가벼이 여기는 것이 사실이다. 생각해보면 암같은 중증 질환을 치료하는 것도 아닌 데다가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 많은 이유에서다. 해서 소비자는 익숙한 것을 찾게 되고 시장 역시 특정 제품으로 굳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장에서 급격하게 성장하는 품목은 그만큼 이미지와 소비자의 소구점을 잘 찾은 사례로 볼 수 있다. 동아제약의 액상소화제 '베나치오'가 그렇다. 단단한 제품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리를 잡은 것도 모자라 연매출 1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굳어진 벽에서 새 제품을 찾는 걸까. 이를 묻기 위해 베나치오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최정웅 BM을 지난해 말 동아제약 본사에서 만났다.
 

작지만 큰, 코로나 수혜 함께 맞은 건위소화제 시장
"3년 내 시장점유율 30% 끌어올릴 것"

이른바 건위소화제라고 하는 분야의 시장은 2021년 기준 533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어린이 소화정장제가 약 33억 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니 500억 원이 성인 대상 시장인 셈이다.

다소 적어보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꽤 큰 시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처방전이 필요없다보니 어떤 약을 '주는대로' 받지 않을 자유가 있고 병당 소비자가격 역시 500~1000원 수준으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2년여 동안 배달음식 주문의 폭발적 증가와 식생활의 변화로 정체됐었던 매출은 다시 성장세에 놓여 있다.

이 사이 시장의 흐름은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국내 대표격인 제품을 비롯해 수 개 제품이 결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베나치오는 시장 내 2위 제품의 자리를 굳히면서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2020년 베나치오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약 16%에 불과했지만 2021년 3분기 기준 약 5%가 늘어난 2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시장 1위 제품의 파이가 약 70%에서 63%로 내려앉은 것과는 대조된다.

그는 지금의 추이를 더욱 키워 2025년까지 브랜드의 전체 점유율을 약 30%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단기적으로는 올해 목표치를 점유율 25% 수준으로 잡고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내년 1분기에 유소아용 제품을 비롯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알리겠다는 말을 남긴다. 실제 유소아용 제품은 오매와 아선약 등을 함유해 정장 등의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소비자 조사 당시 어린이는 소화불량에도 증상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해 배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고 부모 역시 소화제를 복용시키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제품을 통해 아이의 배앓이를 위한 이른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유소아용 제품의 특징은 맛과 디자인이다. 어린아이의 복약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맛과 디자인을 좀 더 아동친화적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부모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것이 최 BM의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의 제품 확장이지만 판매가 이어지면 자연스레 제품 인지도를 알리는 동시제 전체 라인업의 매출 역시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타사 대비 (베나치오가) 뒤늦은 출시지만 파이 경쟁을 벌여 단기적으로 25%, 3년 안에 총 브랜드 점유율 30% 선까지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탄산도 매운맛도 포기했다
청개구리같은 도전이 먹혔다

베나치오는 일반 소화제들고 다른 길을 개척한 제품이다. 많은 건위소화제의 특징은 '뻥 뚫리는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각 제품마다 함량 비율은 다르지만 생약성분 액상소화제의 경우 기본적인 감초나 진피 외에 L-멘톨이나 고추틴크 등을 사용해 약을 만든다.

국내 소비자는 단순히 소화가 됐다는 '증상적 개선' 뿐만 아니라 '느낌' 역시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효과성과 자극성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많은 제품은 약한 수준의 탄산을 넣어 소화도 돕고 상쾌한 느낌을 주려고도 한다.

하지만 베나치오는 다른 차원에서 고민을 시작했다. 현대인에게 맞는 성분 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실제 국내 주요 제품 수 개와 베나치오를 비교하면 △감초 △건강 △육계 △창출(삽주뿌리) △회향(미나리씨) 등이 추가됐거나 여타 제품 대비 많다.

"개발 과정에서 새 시대에 맞는 성분 함량을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연구를 통해 기름진 음식과 육류 섭취에 소화효소를 높일 수 있도록 위운동을 하는 창출과 소화효소를 높여주는 회향을 좀 더 많이 첨가했습니다. 매운 음식을 먹는데 위를 자극하면 위식도역류질환 등의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무탄산과 자극이 없는 제품으로 초점을 잡고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진경과 진통에 도움이 되는 감초를 다수 함유하는 동시에 달콤한 맛을 동시에 잡았고 첨가제 내 허벌에센스를 '양념' 삼아 총 13종의 생약성분이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제품에서도 표기될 만큼 위운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캠페인 진행 당시에는 소화불량의 근본적 원인을 전달할 수 있도록 소비자 마케팅을 강화하기도 했습니다."

어찌보면 시대의 흐름에 맞춘 대목도 있다. 2009년 베나치오 등장 당시 제품의 용량은 불과 20ml였다. 75ml 제품이 시장의 대세인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었다. 하지만 75ml 제품을 새로이 출시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제품을 익숙하게 보는 이들이 많았던 이유에서다.

75ml 제품은 국내 소비자의 소화제 복용 환경에서 액제가 아닌 세립이나 정제를 같이 복용하는 상황을 계산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제품을 원하는 이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존 20ml 제품과 세립을 발매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75ml 제품은 한국인의 정서나 습관에 맞죠. 반면 20ml 제품은 소비자의 소구가 쉽지 않은 것도 맞습니다. 다만 20ml 제품은 꾸준히 매출이 나오고 있고 또 과식이나 속이 쓰릴 때는 용량이 많은 소화제는 먹기 불편하고 메스꺼울 수 있다는 데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고 봅니다. 이들을 타깃으로 (75ml 이외 제품도) 꾸준히 출시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회사는 오히려 전임상을 통해 장기안전성을 입증하면서 더욱 고삐를 조였다. 실제 지난 2014년 국내 액상 소화제 처음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를 대상으로 4주간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임상 결과 투여 1주 시점부터 식후불쾌한 충만감, 조기 포만감, 상복부 통증 및 쓰림 등의 증상에서 위약군 대비 개선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젠 '젋고 트렌디한 소화제'로
"모두 단골되는 소화 맛집으로 남고파"

이렇게 단단했던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베나치오는 또 한 번의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사용되던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위운동 소화제라는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젋고 트렌디한 소화제라는 소비자 인식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베나치오만의 특색을 살려 BI 및 패키지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실제 새 포장은 위(胃) 형상을 모티브로 베나치오 BI의 '오'를 위 모양 령상으로 만들어 위운동 소화기능의 특징을 살렸다.

또 용법용량 등 주요 복약 관련 정보를 한눈에 쉽고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템플릿 디자인을 추가해 소비자의 복용 편의성도 높였다.

여기에 동아제약의 OTC 확장을 위한 전략도 담겼다. 여드름 치료제 라인업에서 노스카나-애크논과 같이 유사한 색조와 색감을 적용하면서 자연스레 연계 제품임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베나치오의 경우에도 20ml 제품은 좀 더 진한 녹색을 채택한 반면 75ml 제품은 색조는 조금 진해졌지만 20ml 제품 대비 연한 색을 사용한다. 세립과 액상이 '농축되고 강력한' 이미지를 담았다면 그보다는 조금 연하지만 해당 제품이 패밀리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회사가 이렇게 기대를 쏟는 제품인 만큼 향후 전략 역시 공격적이다. 

"베나치오가 연매출 150억 원대의 대표 액제 소화제로 성장한 것은 약국과 소비자의 신뢰, 애정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소화가 필요한 시점에 베나치오가 효과적이고 도움이 됐다는 뜻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소화가 필요한 누구라도 단골이 되는 모두의 소화 맛집으로 베나치오가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아픈 배가 낫지요' 라는 브랜드명의 뜻만큼 소화가 안될 때 바로 딱 떠오르는 제품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사실 베나치오를 맡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소화불량을 겪는 분들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제품을 만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진행했던 '베나치오 효과를 보신분들은 베나치오만 찾습니다'라는 말처럼 빠르고 속편하게 소화를 도와주는 제품으로 바로 떠올리시고 시행착오 없이 빠르게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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