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머크 바이오파마 사업부 제임스 예 메디컬 디렉터

우리는 단순히 약을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환자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겐 희망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우리는 치료제 개발과 함께 인지도를 높이고, 과학적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환자분들이 혼자서 다발성 경화증과 외롭게 싸우지 않도록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머크가 2019년 허가받은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마벤클라드'(성분 클라드리빈)의 성장세는 무섭다. 급여 출시된 지 2년여만에 경구제라는 제형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복용 편의성,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미 시장 내에서는 견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서양에 비해 환자 수는 적지만 새 치료제의 등장과 함께 시장에서 하나의 옵션으로 리잡았지만 한국머크 제임스 예 메디컬 디렉터는 약보다 '희망'을 주는 목표를 전한다. 최근 한국머크 바이오파마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족계획까지 막는 다발성 경화증, 너 뭐 돼?

다발성 경화증은 많은 사람에게 물었을 때 처음 듣는 이들이 제법 많을 것이다. 특히 동양인에게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다발성 경화증은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입니다. 면역 체계가 뇌와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를 공격하고 이로 인해 면역 체계에 불균형이 발생합니다."

특히 중추신경계 어느 부위에서도 발현할 수 있어 핵간 안근마비, 시신경염, 감각저하, 이상감각, 근 위약, 운동 조정 장애 등 병증이 나타나는 곳 그리고 증상의 정도와 기간도 모두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시신경염으로 인한 시력 저하다. 

여기에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는 정동장애를 시작으로 피로, 인지기능 저하 등이 나타난다. 실제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약 50%가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같은 연령의 일반인 대비 자살률이 7.5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아시아권의 환자는 매우 적은 편이다.

"유병률이 높은 질환은 아니죠. 서양의 경우 10만 명 당 약 200~300명 정도가 발병하지만 한국은 3~5명에 불과합니다. 주로 나타나는 연령은 30~50대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젊은 연령 층에서 발병률이 높죠.

이들은 가족을 돌보거나 가족 계획을 하거나 사회생활을 합니다. 생산성이 높은 연령인데 여성의 발병 비율이 3분의 2 수준이다보니 가족 계획을 앞두고 걱정을 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 건강보험 체계가 이들에게 치료를 유도하기 쉽다는 데 있다. 

"한국의 경우 서구 국가들이 사용하는 약제, 출시된 약제, 치료 전략 등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유병률에 따라 지역이나 국가에서 해당 질환에 대한 연구비 투자 등의 차이가 발생하고 의료진의 치료 경험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탄탄한 국민건강보험 체계가 있습니다. 치료 환경 면에서 의료보험을 활용해 급여를 승인받으면 환자 접근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제임스 예 메디컬 디렉터.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제임스 예 메디컬 디렉터.

 

1년 딱 10일, 먹으면 끝난다

"장기 효과 측면에서도 강점"

환자에게 마벤클라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대목은 '쉬운 치료제'라는 점이다. 재발을 우려하면서도 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이들에게 상대적으로 쉬운 치료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마벤클라드의 가장 큰 특징은 경구용 제제라는 겁니다. 호발 연령이 30~50대이고, 환자가 평생 겪으며 치료를 지속해야 하다 보니 주사제로 계속 치료를 지속하면 환자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죠. 의료진에게도 장기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한데 경구용 제제는 주사제 대비 순응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합니다.

투여 일정도 장점입니다. 치료 시작 후 첫 주 5일, 두번째 달 2주차 치료 시 주 5일을 투여하면 1년치 치료가 끝납니다. 2년차에는 1년차와 동일하게 치료를 하면 됩니다. 그 후 2년 동안은 치료 효과의 평가를 모니터링하는데 나머지 기간동안 환자는 추가 치료에서 자유로워 집니다.

장기 치료 효과의 경우 'GLIMPSE'(Generating Learnings In Multiple Sclerosis) 연구 결과 마벤클라드 복용군이 타 제제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재발률이 더 낮았습니다. 임상 연구 뿐만 아니라 리얼월드데이터에서도 해당 결과를 확보했습니다.

여기에 타 제제 대비 첫 재발까지의 기간이 더 길다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연구 중 흥미로운 대목은 임상과 진료환경에서의 데이터가 상당히 일치한다는 점이죠. 현재까지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면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도 아주 우수해 정해진 투약 일정을 완료한 환자들이 대다수로 중간에 투약 중단하는 환자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GLIMPSE 연구 결과 관련 내용

GLIMPSE 연구는 다발성 경화증 및 기타 신경 면역 질환을 연구하는 신경과 전문의를 위한 국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다발성 경화증 등록사업(MSBase Registry)에서 재발성 다발성 경화증으로 확인된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마벤클라드 치료군의 연간 재발률(ARR)은 0.09로 핀골리모드염산염, 디메틸푸마르산염, 테리플루노미드 치료군의 각0.15, 0.15, 0.17 수치 대비 더 낮게 나타났다.

마벤클라드 치료군에서 첫 번째 재발까지의 기간은 핀골리모드염산염, 디메틸푸마르산염, 테리플루노마이드 치료 군 대비 각 40%, 42%, 67% 낮았으며 마벤클라드 치료군의 타치료제 전환까지의 기간은 핀골리모드염산염, 디메틸푸마르산염, 테리플루노마이드 보다 각 4배, 7배, 6.5배 낮은 것으로 관찰됐다.

마벤클라드정은 핀골리모드염산염(fingolimod), 디메틸푸마르산염(dimethyl fumarate, DMF), 테리플루노마이드(teriflunomide) 등 타 경구용 질병조절제(disease-modifying therapies, DMT) 대비 유리한 재발 양상을 보였으며, 타 질병조절제로 치료를 전환하는 시기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순한 치료 효과 외에도 치료제의 덕목은 또 하나 있다. '삶의 질'이다.  특히 극단적인 선택을 할 확률이 높고 삶의 의지를 꺾는 질병이다 보니 자연스레 삶의 질이 얼마나 높아졌는지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다발성 경화증을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거동성에 문제가 생겨 환자가 휠체어 신세를 져야 되고 더 심해지면 거동하기도 힘들어 침대에 누워서만 생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평생 안고가야 하는 질환인 만큰 환자 역시 상당히 이를 중요하게 여지죠.

올해 유럽다발성경화증학회(ECTRIMS 2022)에서는 2년 동안 마벤클라드정 치료를 진행한 환자들의 삶의 질이 상당히 빠르게 개선되고 유지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마벤클라드를 처음 사용 시작한 시점에 중증도가 심했던 환자와도 같은 효과였습니다.

ECTRIMS 2022에서 중추 신경계 MRI의 변화를 발표한 내용에서 MRI 반응에서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해당 효과는 2년까지 유지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마벤클라드 치료군은 거동 등의 측면에서 독립성을 유지하며 삶의 질도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장기적인 효과 유지 기간을 관찰할 계획입니다."

ECTRIMS 2022 발표 내용 관련

ECTRIMS 2022에서 나온 'CLARIFY-MS' 초록 연구 결과 삶의 질 설문 조사(Quality of Life-54)를 바탕으로 측정된 신체 및 정신 건강 종합 점수에서 482명 대상 마벤클라드 2년 이상 복용군은 삶의 질(QoL) 지수가 개선딘 것으로 나타났다.(p<0.0001). 안전성 데이터는 마벤클라드정 임상 개발 프로그램에서 확인된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했다.

또 질병 진행이 활발한 환자에게 마벤클라드를 복용하게 했을 경우 병변이 없는 환자의 비율은 기준치 47%에서 연구 종료 시점(18-24개월)에 86.2%로 증가했다.

연구에서는 초기 검진부터 24개월까지 여러 기간에 걸쳐 기준선의 MRI 병변을 비교했는데 2년 동안 마벤클라드의 유의성, 위해성 프로파일은 변화가 없었고 임상 시험 프로그램 중에 이루어진 관찰과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의학부 제임스 예 디렉터가 장기임상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의학부 제임스 예 디렉터가 장기임상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궁극적 목표, 성장보다 얼마나 환자 도움되나"

 의료진·일반인 대상 노력도

제임스 예 디렉터는 마벤클라드가 가진 장점이 있지만 약 자체보다는 더 큰 궁극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언급한다.

"머크는 2019년에 세계적인 특화 혁신기업(Global Specialty Innovator) 라는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스페셜티 케어와 같이 특화된 전문 진료 분야, 희귀질환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글로벌 차원의 전략이죠.

현재 대다수 머크 제품들은 스페셜티케어 제품입니다. 마벤클라드 역시  환자군이 희귀한 케이스로 회사 전략에 맞춰 공격적으로 진입하고자 했습니다.

실제 마벤클라드는 후발약제로 대체약제 가중평균금액을 적용했다는 점과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정당 210만5109원에 급여 등재된 바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라는 점을 감안해도 출시 1년 1개월만에 빠르게 진입한 셈이다. 

우리는 환자를 최우선으로 두고 환자에게 장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안전성, 유효성, 환자의 편의성 등을 고민하고 해외에서 소개된 신약들을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노력과 우수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속한 치료 시장 진입과 주요 이해관계자 및 의료진(HCP)들과의 구축을 진행하고 있지요.

마벤클라드는 강력한 효과, 간단한 투여, 그리고 장기적인 유지력을 등을 바탕으로 의료진 밎 환자 분들을 대상으로 활발히 소통했습니다. 제품의 특장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환자들을 위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도 여러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조금은 공격적인 시장 진입 장벽이 성공을 거뒀다면 이제는 '인식' 자체를 개선하고 환자와 의사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품은 성장하다 보면 한계가 있고 정체하는 상황이 분명 찾아옵니다. 다발성 경화증은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언젠가 한계에 도달할 것입니다. 제품의 성장보다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을 다방면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고민하고 있습니다.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다발성 경화증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섭니다. 치료제 공급을 넘어 치료를 진행하는 국내 의료진들을 위한 교육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환자 치료 경험이 많은 국가의 연자를 초빙해 다발성 경화증에 대해 함께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다발성 경화증 환우회와도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마벤클라드를 가진 회사가 환자의 희망으로 남고 싶다는 의견을 전한다.

"머크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고 인지도를 높이고, 과학적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환자분들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저희를 믿어주시면 그에 맞춰 우리 또한 환자분들이 혼자서 다발성 경화증과 외롭게 싸우지 않도록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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