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가상토론회 | 업계 전문가들이 본 대기업의 휴젤 인수전
2조3000억원 규모 매각 금액으로 보는 두 가지 시선
"베인 측에선 합리적 vs 인수자 대기업은 오버슈팅으로 인식할 수도"
글로벌 면에선 삼성이 기대되지만… 이미 인수전 철수 선언한 상태
국내 대기업들, 바이오 산업에 관심있지만 확 뛰어들지는 못해

휴젤의 인수자로 신세계, 삼성, SK, GS 등 국내 대기업들이 거론되면서, 업계에선 휴젤 인수기업이 어디일지 이목이 쏠렸던 한주 였습니다. 22일 기준 신세계, 삼성물산, SK그룹은 휴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시했습니다. GS그룹과 중국계 제약회사 등이 인수를 위한 협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르면 이번 달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휴젤의 최대주주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로, 지난 2017년 법인 기업 LIDAC를 설립해, 9274억원에 휴젤의 경영권을 사들였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LIDAC는 휴젤의 지분 42.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베인캐피탈은 LIDAC를 통해 보유한 휴젤의 지분을 약 2조3000억원에 매각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히트뉴스는 헬스케어 업계에서 사업개발(BD) 경험이 있는 인사들의 조언을 토대로 △휴젤의 가치가 약 2조3000억원으로 형성된 배경 △국내 대기업이 휴젤을 인수했을 때의 시너지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의견을 가상 토론회 형식으로 각색해 봤습니다.

 

히트뉴스는 헬스케어 업계에서 사업개발(BD) 경험이 인사들의 조언을 토대로 △휴젤의 가치가 약 2조3000억원으로 형성된 배경 △국내 대기업이 휴젤을 인수했을 때의 시너지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의견을 가상 토론회 형식으로 각색해 봤습니다. [이미지 출처=클립아트]
히트뉴스는 헬스케어 업계에서 사업개발(BD) 경험이 인사들의 조언을 토대로 △휴젤의 가치가 약 2조3000억원으로 형성된 배경 △국내 대기업이 휴젤을 인수했을 때의 시너지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의견을 가상 토론회 형식으로 각색해 봤습니다. [이미지 출처=클립아트]

 

휴젤의 시가총액이 약 3조원 입니다. 인수를 위한 매각 대금이 약 2조3000억원, 합리적인 가격인가요? 대기업 쪽에서는 (매각대금으로) 다소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업계 관계자 A=매각 대상은 주식 전량(100%)이 아니라, 베인 캐피탈이 보유한 42.9% 지분에 대한 것입니다. 이는 시가총액(시총) 기준 1조3000억원 내외며, 흔히 (인수합병 시 가치산정으로 하자면) 30% 경영권에 프리미엄을 적용하면 약 1조6000억원~1조7000억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회사가 보유한 현금 6000억원을 더하면 매각 대금 2조3000억원~2조4000억원은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설명이 되는 금액입니다.

업계 관계자 B=베인캐피탈이 휴젤을 인수할 당시 휴젤의 밸류(value)가 약 1조5000억원이었습니다. (베인 캐피탈 입장에서는) 현재 밸류로 이 금액은 적당할 것이라고 봅니다. 단순 지적재산권(IPR)만 따져도, 베인캐피탈 입장에서는 높은 가치로 매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베인 측은 빠른 속도로 매각하고 싶을 것입니다. 베인 쪽에서 휴젤 지분을 오래 보유하고 있을 생각은 없는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업계관계자 C=시총은 투자가들이 주식시장에서 매기는 기업의 총가치입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것은 베인 캐피탈(Bain Capital) 지분 약 42.9%를 인수하는 가격으로 2조4000억원이 거론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금액은 베인이 인수한 금액 약 1조5000억원에 프리미엄이 보태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관계자 D=상장주식의 시총은 시장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할인 이나 할증 가격에 거래(deal)이 되는 것이 흔합니다. 이런 이유로 베인이 제시한 2조3000억원 정도의 가치가 특별히 비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베인이 휴젤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 조달했을 금액을 감안하면, 4년동안 지분을 갖고 있었으니 해당 가격 정도는 제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와 별개로 베인캐피탙은 과거에도 화장품 기업인 '카버코리아' 등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올려 매각하는 등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사(PE) 중에서 매우 특화된 곳입니다. 적정가격의 딜이라고 생각합니다.

업계 관계자 E=(개인적으로) 기업의 펀더멘탈(Fundemental)을 보수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특히 대기업은 아직까지도 제약 분야에 대해 큰 수익성이 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 합니다. 현재 휴젤의 시총이 3조원인데, 매출은 2000억원 수준입니다. 펀더멘탈 측면에서 휴젤은 국내 제약기업 약 10위권 수준입니다.

현재 휴젤의 시총은 오버슈팅(overshooting) 됐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투자자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것이 한 요인이라고 봅니다. 휴젤의 미래 현금창출능력과 전문의약품 회사들과 비교해 추가로 출시될 아이템의 성장성도 크다고 보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 브랜드의 평가 변화로 해외 쪽에서 (휴젤이 주력하고 있는 영역이) 성장 가치가 클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제한적으로 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때 인수자로 거론됐던 대기업은) 아마도 오버슈팅 된 가치를 할인해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베인 측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가장 고점인 현 상황에서 빠른 시일 내 매각하려고 할 것이고요.

 

휴젤의 인수자로 신세계, 삼성, SK, GS 등 국내 대기업들 거론되면서, 업계에서 휴젤 인수기업이 어디일지 이목이 쏠렸던 한주 였습니다. 22일 기준 신세계, 삼성물산, SK그룹은 휴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시했습니다. GS그룹과 중국계 제약회사 등이 인수를 위한 협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르면 이번 달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클립아트]
휴젤의 인수자로 신세계, 삼성, SK, GS 등 국내 대기업들 거론되면서, 업계에서 휴젤 인수기업이 어디일지 이목이 쏠렸던 한주 였습니다. 22일 기준 신세계, 삼성물산, SK그룹은 휴젤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시했습니다. GS그룹과 중국계 제약회사 등이 인수를 위한 협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르면 이번 달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클립아트]

 

이미 대기업 대부분 휴젤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휴젤을 인수자라고 가정할 때, 기대되는 시너지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업계 관계자 F=사실 의약품회사는 단순히 대기업 인수로 시너지 기대가 어려운 독특한 비즈니스 분야입니다. 그러나 휴젤의 경우 필러나 보톡스를 보유하고 있어, 소비재에 가까운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타 피부미용 관련 제품들로 포트폴리오 확장도 가능하니, 화장품 기기(device) 등등 시너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해외 시장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중국매출과 미국 진입이 성장 모멘텀일 것으로 봅니다. 해외 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는 곳에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D=삼성과 신세계 등이 인수 불참을 공식화 했잖아요. 개인적으로 베인캐피탈은 국내 기업 외에도 글로벌 기업(중국 포함)에 거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실제 카버코리아도 7500억원에 인수하고 3년 후 유니레버에 약 3조5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습니다.

이후 카버코리아는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중국과 브라질 등 글로벌 진출이 필수적인데, 이를 잘 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과 인연은 더 큰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C=저는 딱히 시너지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삼성의 경우 삼성 브랜드 가치(brand value)가 있어, 해외 마케팅에서 시너지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또한 피부·미용 등으로 추가적인 제품들을 넣어서 키운다면, 개인적으로는 삼성 쪽에서 시너지가 더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삼성은 인수 불참을 공식화 했네요.)

B=대기업 쪽에서는 화장품(cosmetic) 사업이 있는 곳은 당연히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일단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외형적으로 확장이 가능하고, 돈을 주고 기술을 사온다는 부분에서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기업 입장에서 제로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으니깐요.

일례로 애브비가 엘러간을 약 630억달러(약 73조원)에 인수해, 약 200억달러 정도의 추가 순이익을 얻는 것은 나쁘지 않은 거래였습니다. 물론 국내 대기업 입장에서 애브비 사례처럼 휴젤의 인수가 그리 매력적일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유보적 입장입니다.

A=현재 대기업들은 전략적 시너지 중심으로 바이오 산업을 본다기 보다는 단순히 신규사업 아이템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가시적으로 신규사업에서 성공한 적이 없는 대기업들이 대부분인 상황입니다.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바이오라는 영역에서 1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대기업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수용하기 쉬운 제조업을 기반으로 위탁생산(CMO) 혹은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을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기업 분들의 말을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거의 현재 모든 대기업에서는 '우리는 바이오 안해?' 혹은 'CMO나 CDMO 사업 어때?'라는 총수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시너지 운운 하는 것은 홍보용 멘트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이 속속 이탈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휴젤 인수를 가정해 보자면) 성장 관점에서는 1)대기업의 신사업 추진팀에서 좋은 인력을 채용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6000억원 상당)을 활용한 성장동력을 추가하거나 2) 휴젤의 해외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확대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대기업 그룹 차원의 의약품 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이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삼성이 이미 인수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그나마 삼성 측에서 인수한다면 이 부분이 덜 할테니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얘기하라면 삼성에 한표를 드리고 싶습니다. 톡신이나 필러는 치료용보다 미용성형 시장의 비중이 크다는 것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인수자로 거론됐던 대기업과 휴젤의 시너지가 어떤 측면에서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삼성이 글로벌 역량이 뛰어나, 나름 시너지가 기대됐지만 최종적으로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휴젤은 중국 비즈니스를 잘 펼칠 수 있는 곳에 인수돼야 시너지가 있을 것입니다. 중국 제약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와 품질관리(QC)일 텐데, 성형시장은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습니다.

중국 비지니스 잘하는 곳과 합병되는 것이 휴젤의 성장에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한국 브랜드와 견고한 한국 유통망을 활용해 해외시장, 특히 중국으로 진출하는 것이 가장 성장할만 한 전략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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