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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 매각 이슈 등 대기업의 바이오 산업 진출을 보며

신세계백화점이 휴젤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지난 16일 경제지를 중심으로 보도됐지만, 신세계백화점 측에서 이를 부인하며 일단락 됐습니다. 롯데에 이어 바이오 분야에 대기업이 새롭게 뛰어드는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신세계의 바이오 산업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신세계백화점이 휴젤을 인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신세계의 바이오 산업 진출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닙니다. 신세계그룹의 벤처캐피탈(VC) 회사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바이오를 비롯한 헬스케어 신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설립된 VC로 △신세계인터내셔널 50% △신세계백화점 30% △센트럴시티가 20%를 출자했습니다. 물론 현재까지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패션 △이커머스 △부동산 등으로 집중돼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 영역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헬스케어 분야는 인공지능이 결합된 부정맥 진단 의료기기 '휴이노'가 대표적입니다.

향후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투자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휴젤 인수 또한 그룹 차원에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아직 인수합병을 위한 본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해당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입장에서 휴젤의 보톡스 유통망은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두 회사의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또 화장품을 비롯해 미용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이 향후 미용 분야 유통망을 가진 다른 바이오벤처 혹은 제약회사를 인수 대상 기업으로 물색하고 있는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용진 부회장 등 신세계의 행보를 보면 바이오 분야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며 "국내 바이오 업계에 대기업의 진출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의견을 내 놓았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이마트는 건강기능식품 자체 브랜드(PL) 바이오퍼블릭(Biopublic)을 6월부터 노브랜드 전문점, SSG닷컴에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신약개발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정 부회장 역시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세계 외에도 최근 CJ그룹은 프로바이오틱스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진출을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 방안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바이오벤처 혹은 제약회사 인수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의 말대로 풍부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의 바이오 산업 진출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매출이나 유통망이 있는 기업만이 아니라 유망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벤처로의 투자 혹은 인수합병(M&A)까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최근 1500~2000곳 가량의 바이오벤처가 창업되는데, 이들의 최종 목표도 기업공개(IPO)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대기업 혹은 글로벌 제약회사에 인수합병(M&A)가 되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한 여건이 마련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기술수출의 포문을 열었 듯 M&A 역시 사례가 축적돼, 대기업 혹은 더 나아가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국내 바이오벤처를 인수하는 사례가 나와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헬스케어 생태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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