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제약, 복제돼지 접고 천연물 연구에 매진… 간판도 바꿨다
한올 미국법인 · 하나제약, 해외 개방형 혁신 경험자가 진두지휘
국내 중견 제약사들이 신약 연구개발(R&D) 경쟁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풍부한 연구 경험을 가진 인재 영입에 활발한 모습이다. 제네릭 개발로 쌓은 능력은 회사 성장을 위한 밑거름으로 두고 앞으로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이와 신약개발 역량을 확보하려는 분위기다. 조아제약, 한올바이오파마, 하나제약 등은 각 사 목표와 방향에 맞는 연구개발 임원을 영입했거나, 하고 있다.

조아제약은 20년 간 진행하던 형질전환복제돼지 연구사업을 접기로 했다. 앞으로는 천연물신약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26일 밝혔다.
회사 생명공학연구소도 연구방향 전환에 따라 천연물연구소가 된다. 3분기(7~9월) 내에 연구소장을 새로 영입, 조아제약만의 연구개발 전략을 짤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장기적으로 천연물 신약을 개발할 생각이다.
조아제약은 약 30여 명의 기술인력이 의약품, 식품 연구와 함께 형질전환복제돼지 연구를 진행해왔다. 복제돼지에서 분리한 인간성장호르몬(hGH)의 경우 동물 대상 비임상에서 기존 의약품과 동등성을 확인하게 돼 '기술 이전'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 설립때부터 약국영업에 주력해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생산, 공급이 사업 모델이던 조아제약에게 천연물 신약연구는 또 다른 도전이다. 첫 천연물연구소장이 되는 자는 조아제약과 향후 천연물 연구 방향성을 고심할 전망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HL036)와 자가면역질환 치료항체(HL161) 등 바이오신약 글로벌 임상 개발의 속도를 높여야 했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도 쌓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새 파이프라인 확보도 필요했다.
이에 따라 노바티스와 UCB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15년간 경력을 쌓은 정승원 씨를 미국법인인 HPI의 총괄대표(사장급)으로 지난 6월 영입했다.
정 대표는 연세의대 졸업 후 미 MIT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친 뒤 노바티스에서 12년간 신경과, 호흡기, 소화기 영역에서 제품개발 및 상업화 전략을 담당했었다. 한올에 오기 전까지 UCB에서 일본과 중국 지역의 의약품 시장 확장을 주도하는 등 사업개발과 임상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정 대표는 현재 HPI를 총괄하며 HL036의 다음 단계 글로벌 임상 개발과 라이선스 아웃 등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올은 HPI의 역할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 보스턴에 새 사무소와 연구소를 세우고 현지 핵심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정 대표는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HL036, HL161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과 사업개발을 진행하고, 유망 기업들과 오픈 콜라보레이션(Open Collaboration)으로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제약은 연구와 라이선스 인아웃을 통한 제품개발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난해 연구개발 임원을 확보, 조직을 개편했다.

판교 혁신신약살롱에서 '레이저티닙 기술수출로 본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 성공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출처=당시 히트뉴스 보도 및 혁신신약살롱 페이스북)
연구개발본부장에는 서강대 화학과를 졸업한 후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바이엘 신약연구소와 피티씨 테라퓨틱스(PTC Therapeutics)를 거쳐 녹십자 목암연구소 연구위원을 역임한 최순규 씨를 지난해 7월 영입했다.
최 본부장은 2017년 6월부터 하나제약 영입 직전까지 유한양행에서 근무하며 중앙연구소장과 유한USA 법인장을 맡았었다. 유한양행이 얀센과 1조4000억원 규모로 폐암 신약후보물질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할 때 최일선에서 분투한 인물로 전해진다.
하나제약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혁신신약 개발은 가속화하고 기술도입으로 주력제품 라인업을 키운다는 데 대한 계획을 밝혔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하나제약의 전문분야인 통증 치료신약을 추가해 국내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산학연 연구와 라이센스 인아웃을 통해 ▲항암 ▲심혈관 ▲대사 ▲섬유화 ▲안과 ▲희귀질환 등 다각적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을 추가하려 한다. 항암 신약은 기술이전이 매우 활발한 편"이라며 "비용대비 효과를 극대화 할 희귀질환 항암치료제와 같은 신약 연구개발을 목표로 국내외 바이오업체들과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처럼 중견 제약사의 연구개발 임원 영입 소식은 '인사동정'을 넘어 신약 연구개발 상황과 전략을 자신하려는 사례로 볼 수 있다는 게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국내 중견제약사 인사 관계자는 "연구개발 전략을 새로 짜거나, 전환의 시기를 맞을 때 연구개발 임원, 인력 영입을 적극 알리는 경우가 있다. 이들이 무슨 경험을 했고 회사는 왜 영입해, 앞으로 어떻게 하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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