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마지막으로 열린 판교 혁신신약살롱|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최순규 유한양행 소장 주제발표
40분간 질문시간 이어져...기술수출 과정 등에 관심

19일 저녁 7시 판교삼양디스커버리센터 지하 1층.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정규 브릿지바이오대표와 김문정 싸토리우스코리아 상무가 혁신신약살롱을 찾아 온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평소보다 20~30개 늘어난 의자는 오늘 행사에 대한 바이오족들의 관심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참석자가 100여명을 넘기면서 이날 행사는 평소와 달리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도 생략될 정도였다. 평일 저녁 7시 판교로 바이오족의 발걸음을 옮기게 한 주인공은 누굴까?

주인공은 최순규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이다. 최 소장은 지난달 5일 미국 의약전문지 피어스바이오텍(FierceBiotech)에 태극기를 등장시킨 일등 공신이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5일 얀셴 바이오텍과 계약금만 5000만달러(약 550억원)을 포함해 총 12억500만달러(약 1조3255억원) 규모로 비소세포폐암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최순규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이 19일 판교 삼양디스커버리센터에서 '레이저티닙 기술수출로 본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 성공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사진 출처=혁신신약살롱 페이스북)

이날 바이오족들은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었는지부터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까지 장장 40여분 동안 최 소장에게 쉴새 없이 물었다. 그는 바이오족들의 질문 하나 하나에 비교적 명확하게 답해줬다.

히트뉴스는 이날 혁신신약 살롱에서 나온 참석자들의 질문과 이에 대한 최 소장의 답변을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해 봤다.

올해 마지막 혁신신약살롱은 100여명 가까이 참석하며, 레이저티닙에 대한 바이오족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사진출처=혁신신약살롱 페이스북 페이지)

▷약물이 어떻게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구체적인 약물 작용기전(MOA)를 밝히긴 어렵다. 다만 공개된 것을 중심으로 답변을 드리겠다.

혈액뇌장벽(BBB)를 통과하는 것은 레이저티닙의 화학적 구조에 따른 물성 때문이다. 레이저티닙과 화학적 구조가 유사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오시머티닙(타그리소)은 이미 BBB 통과가 잘 된다고 입증돼 있다. 따라서 오시머티닙과 화학적 구조가 유사한 레이저티닙 역시 BBB 통과가 잘 될 것으로 본다.

▷해외허가 및 개발사업(BD)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제품화와 직결될 수 있는 임상 3상 진행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특히 얀셴 측에서 유한화학 오창 공장의 GMP 수준에 관심이 많았다. 세계적 기준(global standard)에 맞춰 임상 3상을 진행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했다.

특히 얀센은 3상 임상을 진행할 때 필요한 레이저티닙 정제(tablet) 생산 속도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까지 오창 공장의 정제 생산속도는 시간당 3만-5만 T(정제) 정도 생산속도를 보이는데, 얀센 측은 시간당 7만 T까지 생산해야 한다고 봤다. 향후 이런 부분은 서로 조율하면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궁극적으로 cGMP 수준의 오창 공장에서 만들어진 태블릿을 임상 3상 진행할 수 있을지가 중요했다. 얀셴 측은 오창 공장 임상의 품질관리(QC), CMC(임상 단계별 제출되는 물리•화학적 성질 등)등을 중점적으로 봤다.

▷유한양행은 스타트업과 어떤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가지고 있나? 특히 스타트업에 어떤 부분에 주목하나?

우리는 현재 항암제, 대사질환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 향후 신경계질환과 유전성 치료제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

바이오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실상 우리가 시장성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바이오 스타트 업은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전략을 세우는 것이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는 데 좋을 것이다.

우리와 협력을 맺을 때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열린 태도’다. 일단 우리와 협약을 맺고 연구자들끼리 신약개발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려면 서로 가진 자료가 제대로 공개돼야 한다. ‘기밀’이라는 이유로 이런저런 자료를 감추면 어떠한 협력도 할 수 없다. 

▷얀셴과 협상 하면서 특히 주의했던 사항은 무엇인가? 협상팀은 어떻게 구성됐나?

R&D팀, BD팀, 본사 법률팀 등으로 구성됐다. 협상 중에 특히 주의했던 것은 보안 유지다. 보안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협상이 진행될 때도 제한된 사람만 갔다. R&D 팀과 BD, 법률 팀에서 각각 1명, 기획 본부장, 연구소장 4~5명 정도가 끝까지 협상에 참석했다.

▷많은 바이오벤처들이 신약연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성을 예측하긴 쉽지 않나? 이들을 위해 조언을 해 준다면?

우리가 얀셴과 접촉할 당시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는 얀셴의 파이프라인에 주목했다. 당시 우리가 조사해 본 바로는 얀셴 파이프라인은 바이오의약품, 암, 감염, 심혈관, 면역질환 등이 있었다. 당시 아스트라제네카의 오시머티닙과 비슷한 기전의 항암제가 있었다. 우리는 이 부분에 주목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대표는 혁신신약살롱 페이스북 페이지에 세미나에 대한 짧은 소회를 남겼다.

그는 "레이저티닙 개발은 베이스 인 클래스(best in class)로서 '신속'하게 개발해서 성공한 사례"라며 "조병철 교수와 협력과 지난해 12월 상해에서 처음 만난 후 1년 간 얀셴과의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꾸준히 신뢰를 쌓아온 결과"라고 평가했다.   

혁신신약살롱 판교는 2012년 이승주 前 사노피 연구개발 소장이 주축이 돼 대전 지역 바이오벤처 대표와 연구소장 등이 모여 개최한 대전 혁신신약살롱에서 파생된 모임이다. 이후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와 이동호 前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단장, 김문정 사토리우스코리아 상무, 양재혁 前 바이오협회 실장이 주축이 돼 2016년 5월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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