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제약 안국약품, 회사명에 붙일 상표권 바이오파마 출원·등록
한올 14년, 동구 9년 집중한 끝에 "신약 개발 부문서 큰 진전거둬"

몇몇 중소 제약회사들이 '제네릭 옷'을 벗고 '신상 바이오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첫 걸음은 사명부터 이미지 변경을 하는 것인데, 삼익제약과 안국약품은 최근 ▲삼익바이오파마 ▲안국바이오파마의 상표권 출원·등록을 추진했다.

이들보다 9년이상 앞서 체질개선에 나선 한올바이오파마와 동구바이오제약은 사업방향 정립부터 파이프라인 확보까지 토대를 굳건히 하고 있다. 한올은 14년, 동구는 9년 이상 바이오신약 개발과 사업화에 주력중이다. 히트뉴스가 중소제약사들의 체질개선 사례를 짚어봤다. 

 

'바이오파마'와 멀어 보이는 안국약품·삼익제약
"파이프라인 확보 통한 바이오 비즈 계획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익제약은 지난달 30일, 안국약품은 2017년 6월 각각 ▲삼익바이오파마 ▲안국바이오파마의 상표권 확보에 나서 삼익은 출원 후 등록 대기 중이며, 안국은 등록을 마쳤다.

안국약품은 상표권 등록을 마쳤지만 사명 변경이나 계열사에 사용하지 않은 상황이다. 삼익제약 관계자는 25일 "최근 이뤄진 상표권 출원은 사명 변경을 위한 과정이 맞지만 현재 정해진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새 사업 비전' 내용에 따르면 '중점추진과제'에 바이오 사업 진출이 포함돼 있다.

(특허권 등록 현황) 안국약품, 삼익제약이 각각 상표권 확보를 시도했다.
(특허권 등록 현황) 안국약품, 삼익제약이 각각 상표권 확보를 시도했다.

안국약품은 지난달 30일 '2030 New Vision 선포식'을 열어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시대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제약(의약) 기술과 디지털을 융합해 안국약품 제품과 서비스 사용자에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날 어진 부회장은 6대 중점추진과제로 ▲토탈 헬스케어를 통한 사업다각화 ▲이중 및 다중항체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한 바이오 비즈니스 확대 등을 언급했다. 안국바이오파마 설립 여부를 떠나 바이오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삼익제약도 자사 중앙연구소를 소개하며 "향후에는 신약 연구에 힘쓰며, 바이오 의약품 등을 활용해 삶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두 회사 모두 그동안 제네릭이나 개량신약 발매를 위한 제제연구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바이오 등 신사업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고민을 2000년대 초·중반에 먼저 한 한올바이오파마와 동구바이오제약은 단순한 제약사에 머무르지 않겠다며 "바이오 사업 강화"를 의욕적으로 추진, 성과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 안국약품과 삼익제약 등 바이오 진출을 원하는 중견제약사의 사례가 되어줄 수 있다.

 

한올, 'HL161'· 'HL036' 임상 순항… "혁신성·안전성 갖춰, 매출 극대화 기대"

한올바이오파마는 1973년 선경제약으로 출발했지만, 1978년 선경그룹 계열사라는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주식회사 한올로 변경, 1987년 한올제약 주식회사가 됐다. 

내분비계 등 제네릭 제품을 제조·판매해왔지만 2004년부터 글로벌 신약 R&D를 추진, 신약개발에 뛰어들었고 매년 매출액의 15%를 R&D에 투자해왔다. 2007년 바이오연구소를 설립, 바이오신약 개발에 집중하다 2010년 '한올바이오파마'로 사명을 바꿨다. 바이오 기술로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파마'가 되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한올은 2017년 9월 중국 하버바이오메드(Harbour BioMed)와 안구건조증 치료 바이오신약 'HL036'과 자가면역질환 치료 항체신약 'HL161'의 97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그해 12월 스위스 로이반트(Roivant)에 'HL036'을 6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었다.

두 건의 기술수출 이후 계약금 및 마일스톤 유입으로 인해 기술료 수익은 ▲2017년 45억 ▲2018년 61억 ▲2019년 127억으로 늘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HL161'과 'HL036'은 각각 임상 2상,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개발 후기에 접어들었다.

한올 관계자는 히트뉴스에 "신약개발 과정을 10년 이상으로 보면 한올 역시 수 많은 프로젝트와 큰 지출이 있었고, 계약을 맺으며 결실을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연매출의 10% 이상은 계약으로 발생한 기술료였는데, 앞으로 기술료수익 금액 및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허가획득 후 시판 시 현재 판매 중인 합성약 보다 훨씬 큰 바이오의약품 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동구, 토탈 헬스케어 주력… "줄기세포 전문 · 바이오벤처 투자 적극"

동구바이오제약은 1970년 '동구제약상사'로 설립, 피부과와 비뇨기과 치료제 부문의 영업력이 강점으로 다년간 해당 과 처방시장 상위권을 점유해왔다. 2012년 바이오 신약과 펩타이드 소재 등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노바셀테크놀로지(이하 노바셀)를 50억원에 인수했다.

이 때부터 동구바이오제약은 바이오벤처 등 바이오산업 투자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2014년 1월 사명 변경에 사업 다각화와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바이오'를 추가했다. 동구는 ▲제약산업 환경 변화 선제 대응 ▲포트폴리오 다각화 ▲유통구조 최적화 ▲바이오 자회사 노바셀테크놀로지 가치 제고 ▲생산 프로세스 혁신 등을 계획했다.

이듬해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통증, 자가면역, 치료, 성형, 미용 등 목적으로 주입하는 자가 지방유래 줄기세포 추출키트 'Smart-X(스마트엑스)'를 개발, 국내 시판과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셀블룸(CellBloom)'도 판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회사 매출은 합성의약품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바이오 분야는 미래 성장 동력, 먹거리로서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스마트엑스와 셀블룸의 매출 극대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동구는 총 5곳의 벤처기업에 전략적 투자자도 돼 개방형 협력(오픈 콜라보레이션)을 구축, 시너지도 찾아 나섰다. 최근 3년 내 벤처 투자금을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다. 2018년 57억원, 2019년 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데 비해 벤처 투자에 적극적이다.

조용준 대표이사는 지난 5월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상장 이후 공장 증설, 바이오벤처 투자, R&D 확대 등 일련의 투자 활동으로 성장기반 조성을 마무리했다"며 "올해 성공적인 목표달성을 통해 아시아 1위 피부비뇨기과 전문 제약회사로 자리잡는 한편 세계적인 줄기세포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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