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사이언스 아카데미 'Translating Real-World Data into Evidence'
임상설계, 안전성 관리, 미충족 수요까지 발굴
환자 복약 순응도 위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 활용

"임상 연구는 환자와 제품 별로 약제의 효과를 수집한다. 그러나 실제 처방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치료제가 시장에 출시된 후, 약제 효과와 치료 성과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

엘리엇 레비(Elliott Levy) 암젠 글로벌 개발 담당 수석 부사장은 24·25일 '리얼월드데이터(RWD)를 근거로 옮겨가기(Translating Real-World Data into Evidence)'란 주제로 온라인으로 열린 암젠 제3회 암젠 사이언스 아카데미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RWE를 주제로 본사 RWE 팀과 국내 전문가들이 모여 RWE 생성과 가치, 신약개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고, 향후 어떻게 기술을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3회 암젠 사이언스 아카데미가 24~25일 리얼월드데이터(RWD)를 근거로 옮겨가기(Translating Real-World Data into Evidence)를 주제로 개최됐다.[출처=암젠 홈페이지]

24일은 Real World Evidence의 사용과 가치를 주제로 진행됐다. 25일은 Real World Evidence 연구 방법을 주제로 진행됐는데, 브라이언 브래드버리(Brian Bradbury) 암젠 관찰연구센터(Observiational research center) 데이터 및 분석센터 책임자가 '신뢰도 높고 유용한 RWE를 생성하는 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에릭 울히터(Erich Wolhlhieter) 디지털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디렉터는 ‘RWE 생성에 있어 AI와 빅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히트뉴스는 이들 발표 내용을 토대로 RWE가 암젠의 신약개발과 연구에 있어 어떻게 활용되는지 전한다.

 

암젠, 10여년 전부터 차근차근 신뢰도 높은 데이터 구축

제한된 조건 하에서 이뤄진 임상시험 데이터 만으로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이제 누구나 알고 있다. 암젠을 비롯한 다양한 제약사는 최근 제한된 조건 하에서 인간을 위한 약물 효능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의약품의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 알기 위해서 리얼월드데이터(RWD)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흐름은 디지털 형태로 수집·분석되는 의료 정보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더 가속화되고 있다. 2015년 기준 미국 내 사무실 기반(official-based) 내과의사의 87%와 종합병원 대부분은 환자의 데이터 저장하기 위해 전자건강기록(EMR)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역시 EMR 보급률은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들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관건은 이 데이터를 제대로 가공해 활용 가능한 데이터로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들 데이터를 올바른 분석도구를 사용해 RWE와 같은 형태로 데이터를 분석해 낼 수 있다.

RWD가 실제 의약품 개발에 있어서 가치는 점점 커지고 있다. 엘리엇 레비는 "의약품을 평가하는 방법에 있어 변화의 문턱에 서 있으며, 실제 데이터는 제품에 대한 보다 유용한 증거를 얻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며 "이를 통해 보다 빠른 시간 내에 시장에 신약이 출시될 것이며, 적응증 확대 또한 더욱 빨라질 것이며, 보다 안전하고 적적하게 치료제를 사용하도록 안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2016년 21세기 치료법(21st Century Cures Act)을 제정하면서, RWD를 치료제 개발에 적용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FDA가 승인 후 안전성 연구 요건과 승인된 의약품에 대한 새로운 적응증 검토 등 규제 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RWE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침을 개발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캐시 크릭클로우(Cath Critchlow) 암젠 관찰연구센터(Observiational research center) 부사장은 "현재 암젠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연구개발(R&D) 프로그램에 RWD를 통합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브라이언 브래들리 박사는 "암젠의 플랫폼은 질병, 치료패턴, 다른 많은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치료 표준과 관련된 광범위한 질문에 대답할 수 있게 해 준다"며 "의약품 개발 주기의 모든 단계에 걸쳐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신약 허가와 적응증 확대'에 RWD를 활용하는 법

암젠의 백혈병 치료제 블린사이토(블리나투모맙)는 2상까지 유의미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FDA과 수차례 논의를 거쳐 RWD를 하나의 대조군을 사용해 허가를 받은 케이스다. 이미 블린사이토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표준 치료에 반응을 하지 않은 환자들이었기 때문에, 기존 표준 치료제 군을 임상 연구로 디자인하는 것에는 윤리적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다.

클릭 클로우는 "단일군의 데이터를 허가 내용에 반영하기 위해 임상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매우 유사한 실제 환자 집단에서 치료 반응 속도와 안전성 문제를 특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브래들리 박사는 "규제기관과 논의를 거쳐 해당 약제와 관련된 항암 효과를 임상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를 하나의 대조군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이 연구의 핵심 목표는 우리가 가진 리얼월드콘텐츠(contents)를 실제 허가를 위한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이 연구를 마치면서 규제기관 역시 탄탄하 근거를 가진 데이터 패키지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이미 승인된 약제의 적응증을 확장하는 데도 RWD를 활용할 수 있다. 이미 FDA는 RWD가 새로운 적응증에 대한 승인 과정에 통합될 수 있는지를 정의하는 정책을 연구 중이다.

 

효율적인 '임상 설계'에 활용되는 RWD

임상 시험을 설계할 때, 약물 개발팀은 또 다른 환자를 포함하거나 제외하기 위해 사용할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RWD는 다양한 기준이 잠재적인 환자 모집단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줄 수 있다.

브래드베리 박사는 "해당 기준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면, 연구 중인 질병을 가진 임상 참여자 대부분을 제외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RWD를 활용해 환자 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설정하 수 있으며, 효과적으로 임상 참여자 기준을 세워 환자 모집을 하고, 보다 광범위한 조건 하에서 임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RWD는 신약 후보물질이 어느 정도의 양과 기간에서 효과를 보이는 지를 추적 관찰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추후 임상시험 기간과 규모를 정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브라이언 브래들리 박사는 "RWD를 활용해 다른 질환에 대한 임상 연구 디자인에 쓰고, 특히 항암치료제 개발에 있어 임상 환경에서 얻은 데이터를 대조군의 목적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 PMS 등 환자 안전 보호를 위해 활용

RWD는 의약품 안전성 프로파일을 결정할 때 활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심각한 부작용 위험을 측정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크릭 클로우는 "일부 의약품의 경우 수천 명의 환자 중 한명에서 매우 위험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알아내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수십만명의 환자를 연구해야 하는데, 이러한 규모로 실제 임상을 수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젠은 전자의무기록을 설계하는 회사와 협력해 안전성과 관련된 질문을 EMR 시스템 내에 통합했다. 의사가 이렇게 구축된 EMR 솔루션을 사용하면, 암젠의 특정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를 만나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 암젠은 이런 과정을 거쳐 자사 약물의 안전성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다.

암젠은 RWD를 활용해 빈혈치료제 에포젠과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데노수맙)의 안전성을 관리한다.

브라이언 브래들리 박사는 "규제기관과 함께 에포젠의 위해성 평가를 함께 진행했는데, 실질적으로 안전성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실제 처방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며 "7년 간의 추적 관찰을통해 약물 안전성 이슈의 변화를 살폈고, 구체적으로 헤모글로빈 수치를 추적해 데이터를 규제당국에 제출해 이 프로그램을 마쳐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프롤리아 안전성 추적검사와 관련해서 브라이언 박사는 "프롤리아에 대해 허가 시점에 맞춰 신약재심사(PMS) 연구를 진행했는데, 혈관신생 이상반응 요청이 있어 RWD를 통해 미국과 유럽은 10여년간 데이터 약정을 통해 추적 관찰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충족 수요와 '예방'적 접근으로 활용

현재 RWD는 임상연구, 안전성 관리 등 '치료' 목적으로 활용되지만, 향후 빠른 진단, 예방, 건강 유지 등 보다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암젠은 '데이터헬스이노베이션그룹'을 만들어 브랜드 니즈에 맞게 RWD를 활용하는 방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 그룹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RWD 통합을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 에릭 울히터(Erich Wolhlhieter) 디지털헬스케어이노베이션 디렉터의 설명에 따르면, 이 팀은 암젠이 개발한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었다.

암젠은 신약개발팀 대상으로 유용한 데이터에 더욱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3년 전부터 실제 데이터 포털을 개설했다. 해당 포털은 1억5000만명 이상의 환자의 익명 기록을 담고 있다. 또 이를 통해 비슷한 질병을 가진 사람들의 연령, 합병증, 사용 약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암젠은 환자의 심혈관계 환자를 위한 복약 순응도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고, 자가 주사제 기기에 환자가 특정 간격으로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디지털 기기(device)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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