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회 "시판앞둔 품목 급여 논의" 복지부 · 공단에 문의
'묵묵부답'에 김미영 대표, 회원 설문 진행 · 의견서 보내
모르거나 경제적 사유로 못 쓰는 환자 많아… 개선 필요

2000년대 초기 연속혈당측정기 제품 (당시 국내엔 도입되지 않았다.) 

연속 혈당측정에 쓰이는 '연속혈당측정기'의 전극(센서)이 지난해 1월 1일부터 급여돼 1형 당뇨인들이 요양비를 지원받지만 "아직 개선돼야 할 게 많다"는 게 1형 당뇨인들의 바람이다.

사용자로서 통증이 적고 더 간편한 제품을 찾는 건 당연지사여서 국내에 시판되지 않더라도 해외 직구까지 해야한다. 

지난 13일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연속혈당측정기' 관련 의견서를 전했다. 해당 과에 회신받지 못한 환우회 측은 최근 민원신청을 통해 재차 의견서를 보낸 상황.
지난 13일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연속혈당측정기' 관련 의견서를 전했다.
해당 과에 회신받지 못한 환우회는 재차 민원신청을 통해 의견서를 보낸 상황. (사진출처=환우회 발췌)

환우들이 희망하는 제품이 품목허가를 받고 국내 정식 시판을 앞둔 상황이라 "언제 급여되는지"는 환우들의 최대 관심사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이달 초 "논의되는 게 없다"는 답변을 냈다. 환자단체는 의견서로 요청했고 급여당국은 그제서야 논의에 나섰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14일 히트뉴스와 인터뷰에서 "(1형 당뇨인은) 연속혈당측정기와 그 소모품에 대한 건강보험 요양비 지원을 받고 있다"며 "추가 시판될 제품이 있어 이달 초 건보공단에 문의했지만 논의하고 있는 게 없다, 결정권한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그래서 김 대표는 "우리 목소리라도 급여당국에 알려야겠다"며 환우회 회원들에 설문조사를 진행, 이를 바탕으로 요구사항을 정리해 13일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에 보냈다. 히트뉴스는 김 대표의 동의 하에 의견서를 입수, 보도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치와 혈당추세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기기다.

센서(전극), 모니터, 수신기 등으로 구성돼 매 5분마다 측정, 혈당치가 축척·기록된다. 기록은 저장돼 그래프 등을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된다. 메드트로닉사에서 처음 개발돼 1999년 6월 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혈당 변동폭이 크고, 저혈당이 잦은 1형 당뇨인 치료에 도움을 준다.

2017년 11월 정부 국무조정실은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 후속조치로 제1형 당뇨병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환자에 필요한 소모품 '전극(센서)'가 건강보험 급여화를 추진한 바 있다. 점진적으로 연속혈당측정기 급여범위는 커지고 환자의견이 일부 반영됐지만 급여당국의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인 데 대해 환우회는 아쉬워했다. 

환우회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4일 간 회원을 대상으로 ▷무기명 ▷정보활용 동의자 대상(1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5550명의 회원 중 848명이 응답했다. 참고로, 환우회는 인슐린을 사용해 혈당을 관리하는 당뇨인들의 모임으로 ▷당뇨 성인(35%) ▷당뇨 아동 부모(65%)로 구성됐다.

응답자(부모 회원 응답자 자녀) 중 96.8%에 해당하는 821명이 1형 당뇨인이었다. 이어 ▷인슐린을 투여하는 2형 당뇨인이 12명(1.4%) ▷고인슐린혈증 9명(1.1%) ▷인슐린을 투여않는 2형 당뇨인 6명(0.7%)이었다.

응답자(부모 회원 응답자 자녀)는 주로 8세~13세 미만(189명), 8세 미만(164명), 13~20세 미만(159명), 20~30세 미만과 30~40세 미만(각 107명)이었다. 부모 회원의 응답자가 많은 셈.

(왼쪽부터)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여부, 비사용자의 비사용 이유, 사용 중인 제품 종류
(사진출처=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발신 의견서 발췌)

연속혈당측정기를 쓰는 응답자(부모 회원 응답자 자녀)는 691명(81%)에 달했다. 반면, 쓰지 않는 응답자는 157명(19%)였다. 쓰지 않는 이유는 "공단 부담금 외 본인 부담금이 부담이 돼서(높아서)"가 112명(71.3%)에 달했다.

이어 ▷몸에 기기 부착하는 게 번거롭고 싫어서(63명, 40.1%) ▷피부 트러블이 생겨서 28명(17.8%) ▷사용법이 복잡해서(27명, 17.1%) ▷연속혈당측정기가 어떤 기기인지 몰라서(24명, 15.2%) 등이었다.

사용 중인 연속혈당측정기가 어떤 제품인지에 대해선 455명(65.9%)이 '덱스콤 G5(업체명 Dexcom, 국내판매 휴온스)'를 꼽았다. 아직 국내 판매되지 않는 '리브레(업체명 애보트)' 사용자는 139명(20.1%)로 뒤를 이었다. 리브레처럼 판매 전인 덱스콤 G6(업체명 Dexcom, 국내판매 휴온스) 사용자도 17명(2.5%)있었다.

특히 환우회는 "국내 식약처 허가받은 두 제품(리브레와 덱스콤G6)에 대한 급여 논의를 속히 진행해줄 것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용 분포만 봐도 리브레와 덱스콤G6 사용자는 총 22.6%다. 

환우회는 "리브레는 국내 판매되지 않아 1형 당뇨인들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해외 직구해 사용해 왔다"며 "최근 연속혈당측정기가 요양비 지원됐지만 리브레는 바늘길이가 짧고 트랜스미터(송신 장치)가 필요치 않아 간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하 위에 대면(태킹) 혈당측정할 수 있어 1형 당뇨인의 관심이 높다. 리브레 뷰를 통해 통계자료를 볼 수 있고, 이는 의료진의 환자 치료에 참고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에선 코로나19로 입원 환자 혈당을 모니터링하는 용도로 리브레를 특별 허가했으며 국제적으로 리브레는 급여화됐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이들은 "덱스콤G6는 트랜스미터 두께가 얇고 보정이 필요 없다. 사용기간도 열흘로 길어졌다. 센서 삽입 시 통증도 적어 (이 역시) 해외 직구로 쓰는 사용자가 많다"고 했다.

또한 연속혈당측정기의 전극(센서) 급여 기준금액과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환자 본인이 부담금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지난 1월부터 '당뇨병 관리기기에 대한 요양비 급여 적용' 복지부 고시에 따라 연속혈당측정기는 기준금액 84만원(1년 기준)으로 환자는 기준액 또는 그 미만의 실구매 중 낮은 금액 30%만 부담하게 됐다. 

전극은 1주일(7일) 기준 금액이 7만원이다. 실 기기가격에 비해 낮다는 것. 이들은 "실제 본인부담금은 45%가 넘는 데다 쓰고 싶어도 경제적 이유로 못 쓰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이밖에도 ▷여전히 연속혈당측정기가 있는지, 급여 지원이 되는지 모르는 당뇨인이 많아 '공단과 의료진의 홍보'와 ▷전극의 기준금액과 기간을 일 단위 통일을 요청했다.

지난 2018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를 찾아
의료기기 분야 규제개혁 정책을 발표했다.

현장에서 김미영 대표는 겪었던 고충을 밝혔고, 문 대통령은 격려 후 정책 연설을 통해
의료기기 분야의 규제개혁을 강조했다. (사진출처=청와대 뉴스룸 영상 발췌)

김 대표는 "850여 명의 의견을 급히 들어봤다. 특정한 누군가의 목소리보다 여러 의견을 객관적인 자료로 만들어 근거로 두고 논의하려 한다. 개인의 의지와 뜻으로 바뀌지 않는다"며 "연속혈당측정기의 제품출시부터 급여까지 환자들은 관심을 두고 있다. 환자들이 직접 써보며 좋다고 느껴 급여화 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에 "논의된 게 없다"고 밝힌 건보공단은 22일 히트뉴스의 질의에 "지난 21일 복지부와 회의를 진행했다. 두 제품 모두 수입품이라 '당뇨병 관리기기에 대한 요양비 급여 적용' 복지부 고시를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공단은 "이 때 업체가 품목 제안서를 통해 ▷전극 설명서 ▷사용일수 ▷수입금액 ▷실 판매금액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로선 어느정도 지원할지, 백 데이터가 필요하다. 두 제품은 아직 제안서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와 공단은 제안사항과 고시 개정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급여품목으로 편입되려면 빨라도 7월은 돼야 급여여부가 정해질 것 같다는 게 급여당국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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