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141% 성장, 글리아타민·글리아티린 43% 점유
유효성 재평가 임박, 급여·적응증 축소 또는 퇴출 위기

급여 재평가를 앞둔 뇌기능 개선제 '콜린 알포세레이트' 제제 시장이 지난해 2608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수치인데, 글리아타민(585억원)·글리아티린(550억원) 2품목이 1135억원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14일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뇌기능 개선제 콜린 알포세레이트 시장은 2015년 1080억원, 2016년 1384억원, 2017년 1705억원, 2018년 2084억원, 2019년 2608억원으로 매년 20%대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건강보험 청구액(EDI) 상위 1000위 안에 드는 품목은 △글리아타민 △글리아티린 △그리아 △알포콜린 △알포아티린 △뉴티린 △글리세이트 △알포그린 △콜리아틴 △알포틴 △글리틴 △콜렌시아 △콜리네이트 △글리세틸 등 총 14개다.

EDI 데이터상에 나타난 상반기까지 성과를 단순 배수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청구실적을 추정한 결과,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품목은 글리아타민(806억원), 글리아티린(694억원), 그리아(128억원), 알포콜린(102억원), 알포아티린(100억원) 5품목으로 나타났다. 

연 600억원대 처방 실적을 달성했던 '글리아티린'은 대웅제약이 2000년부터 판매해온 효자 상품이었다. 2015년 보험청구액이 640억원에 달했는데, 원개발사인 이탈파마코와의 계약이 2016년 1월자로 종료되며 249억원으로 61% 급감했다. 

당시 대웅제약은 효자 상품이었던 글리아티린 판권을 종근당에 넘겨준 뒤, 울며 겨자먹기로 글리아티린 허가를 취하한 바 있다. 이후 종근당은 '글리아티린'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시작했고, 대웅제약 관계사 대웅바이오는 제네릭인 '글리아타민'을 출시해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점유율 22%를 상회하는 글리아타민은 2015년 54억원의 보험청구액으로 시작해 2016년 283억원, 2017년 619억원, 2018년 736억원, 2019년 약 806억원으로 5년간 무려 1393% 성장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지난해 예고한대로 콜린알포세레이트 사후평가 준비를 마치고, 재평가 계획안 공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콜린 알포세레이트 효과와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면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올해 6월까지 재평가를 완료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치매 예방약으로 진료 현장에서 흔하게 처방됐는데, 잇따른 효용성 논란에도 합리적인 급여 기준을 설정하지 않아 1조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초 복지부는 지난 달 열린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의약품 사후평가 가이드라인과 대상약제를 보고한 이후 사후평가 방안·대상약제를 공개하고 재평가에 착수하기로 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공개 일정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급여 재평가로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주 적응증인 뇌혈관 결손 또는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증세를 제외하고, 감정·행동 변화와 노인성 가성 우울증에 대한 나머지 적응증이 삭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급여대상 환자 축소·약가 인하, 심지어는 급여 퇴출까지도 조심스럽게 예상되는 상황이다.

A제약사 약가 담당자는 "대략적인 방향은 알려졌지만 명확한 평가 방법은 모른다. 선별급여로 갈지, 급여 기준을 축소할지, 약가를 인하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전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사후평가 기준·방법은 우선대상 약제뿐 아니라 후발 약제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며 제도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보험청구액(EDI)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EDI 데이터는 병의원·약국·보건소 등 요양기관과 심사평가원간 상호 교환되는 각종 문서를 전자문서로 표준화한 자료다. 실제 청구액이므로 가장 신뢰할 만한 자료인 동시에, 실제로 많은 제약사에서 영업사원 실적 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아이큐비아(IQVIA)는? 
글로벌 컨설팅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 한국지사에서 제공하는 약품 유통 데이터로, 3000여개 지역별 약국·병의원·도매업체 등을 패널로 두고 있다. 아이큐비아 데이터 중 가장 기본으로 활용되는 약국 공급 데이터(KPA)는 도매 자료를 바탕으로 약국에 공급되는 의약품 가격을 수치화한 것이다. KPA에는 약물 종류·투약일수·발매 소스·분기별 공급내역이 함께 제공된다. 

원외처방 데이터(유비스트)는?
민간 요양기관 서비스업체 유비케어에서 제공하는 약국 처방 급여의약품 청구 데이터다. 유비케어의 약국경영 프로그램 '유팜시스템'을 사용하는 고객 중 대표약사 동의를 얻은 3000여개 패널을 통해 처방조제 데이터를 가공해서 제약사나 조사기관에 매달 제공한다. 유비스트 자료는 병의원에서 얼마나 병용 처방을 하는지 살펴볼 수 있고, 환자 트랙킹도 가능하므로 기업 마케팅에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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