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의약품 지정, 조건부 허가 가능해 신속 검토될 수 있을 듯

세계 최고가격 의약품인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와 CAR-T 세포 치료제 '킴리아'가 국내 상륙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비싼 의약품은 졸겐스마보다 앞서 허가된 SMA 치료제 '스핀라자'로, 급여 상한금액이 9235만원이다. 환자 당 첫해 5억 5400만원, 그 후 매년 2억 7700만원의 약값이 들어간다. 졸겐스마와 킴리아까지 가세하면 '억' 소리나는 치료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가 졸겐스마와 킴리아의 허가 신청을 접수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품목 모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만큼 일부 자료를 허가 이후에 제출하는 '조건부 허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허가가 신속히 검토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졸겐스마

SMA는 척수와 뇌간의 운동 신경세포 손상으로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신경근육계 희귀질환이다. 5q 염색체 내 돌연변이로 SMN(생존 운동신경세포) 단백질을 생산하는 염색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졸겐스마는 1회 투여로 SMA를 치료한다. '원샷 치료제'인 졸겐스마의 약값은 약 25억원(210만 달러)에 이른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작년 5월 졸겐스마를 승인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이란 타이틀을 가진 졸겐스마는 FDA 승인 3개월 후 개발사인 아벡시스가 동물시험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또 한번 이슈가 됐다. FDA는 이를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하면서도 판매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환자를 위해 필요한 약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임상 3상(SPR1NT)에 따르면 SMN2 백업 유전자 2개를 보유한 평균 연령 7.6개월의 SMA 1형 환자 10명 중 6명은 최소 30초 동안 도움 없이 앉아있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치료를 받지 않은 SMA 환자는 도움없이 앉아 있을 수 없다. 10명의 환자 중 3명은 평균 10.1개월 나이로 도움을 받고 설 수 있었다. 별도로 진행 된 STR1VE 연구에서는 생후 18개월 된 미국환자 6명 중 5명이 30초 동안 혼자 앉아 있었다.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졌던 졸겐스마의 작년 4분기 매출은 약 2198억원(1억 8600만 달러)에 달했다. 더욱이 미국내 SMA 환자는 증가추세로 매출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킴리아

국내 SMA 환자는 150명 미만으로 추산되고 있다. '장기적인 치료 관점에서 약값이 비싸지 않다'고 말하는 졸겐스마의 국내 진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이와 함께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도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킴리아는 환자로부터 T세포를 분리해 종양을 인지, 제거하도록 유전적으로 엔지니어링한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법을 적용한 개인 맞춤형 유전자 변형 T세포 치료제다.

작년 12월 미국혈액학회(ASH)에서 공개된 킴리아의 리월월드데이터에 따르면, 급성림프구성백혈병(중간 값 6개월 분석 결과) 전체 195명의 소아 및 성인 환자의 실제 치료에서 치료제를 투여하고 3개월 이후 완전 관해(CR)에 도달한 비율이 85%에 달했다.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중간 값 4.5 개월 분석 결과) 전체 116명의 성인 환자 실제 치료 결과에서 반응율(ORR)은 58%에 달했으며, 전체 중 40%가 CR에 도달했다. 

킴리아는 지난 2017년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에서의 킴리아 투약 비용은 1인 당 5억 3566만원(47만 5000달러)이다. 작년 5월에는 일본에서 아시아 최초로 킴리아의 의료보험 적용을 승인했으며, 일본에서의 약가는 1회 투여당 3억 6000만원(3349만엔)이다.

지난해 킴리아의 허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던 만큼 신속한 허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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