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제안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혈액암 분야에 이미 학계에서 인정한 신약이 있고, 국내 허가가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자들이 신약에 접근조차 하지 못 하고 있다. 최소한 임상 2상 정도의 데이터가 마련된 약제라면 환자들이 신약에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CAR-T 치료제 등도 일본 등에서는 이미 허가가 나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국내 도입은 요원한 상황이다.”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22일 한국로슈 본사에서 열린 혈액암 미디어세션에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동안 로슈의 맙테라(리툭시맙)와 가싸이바(오비누투주맙)는 혈액암 치료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아직 완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있어 CAR-T 치료제와 이중항체 등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윤 교수의 제안이다.

그가 제시한 혈액암 분야에서 완치 확률을 높여줄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로는 ▲CAR-T 치료제 ▲이중항체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이 제시됐다.

CAR-T 치료제(Chimeric Antigen Recep tor T cell Therapy)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만 찾아 특이적으로 공격하도록 만든 치료제다. 현재는 혈액암을 위한 허가를 받은 의약품으로 노바티스의 킴리아(티사젠렉류셀)과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예스카르타(tisagenlecleucel)가 있다.

CAR-T 치료제와 관련해 그는 한계점과 앞으로의 전망을 함께 밝혔다. 그가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높은 비용과 환자 개인별 의약품을 제조하는 과정을 거치는 점이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그는 “CAR-T 치료제는 비용뿐만 아니라 환자 맞춤형 약제를 만드는 기간만 한달 정도가 소요된다”며 “일부 환자는 환자가 한 달을 기다려 약제를 투여 받아도 심각한 부작용으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킴리아 등 CAR-T 치료제는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 환자에서 약 60% 환자만 완치 판정을 받고, 나머지 40%는 재발한다.

이런 CAR-T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전의 약물로는 ‘이중항체’가 제시됐다. 이중항체 개념은 이렇다. 기존 단일항체와 달리 항체 부위가 이중으로 돼 있어, 한쪽에는 암세포와 결합할 수 있고, 또 다른 한쪽 구조는 면역세포와 결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를 통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일 수 있도록 만든 구조가 이중항체다.

현재 로슈는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Mosunetuzumab’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윤 교수는 Mosunetuzumab 임상 2상을 연구를 진행하며, 실제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그는 “(Mosunetuzumab 임상 2상을 진행하며) 다수의 환자에서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며 “CAR-T 치료제에 실패한 환자 중 Mosunetuzumab를 투여했더니 관해 결과를 보였다”고 했다.

이처럼 이중항체와 CAR-T 치료제는 향후 혈액암 치료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는 “CAR-T는 면역세포 T 세포에 CAR 단백질을 발현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약물”이라며 “CAR-T 치료제가 듣지 않는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다면, 이중항체 등과 결합해 차세대 CAR-T 약물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로슈는 맙테라과 가싸이바 외에도 혈액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있다. 앞서 설명한 이중항체 Mosunetuzumab 외에도 BCL2 저해제 Venetoclax(국내 판권은 애브비)와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과의 병용요법 임상도 진행 중이다.

로슈의 혈액암 관련 파이프라인(Venetoclax의 국내 판권은 애브비, Emicizumab의 국내 판권은 JW 중외제약에 있다.)[출처=한국로슈]

김요한 한국로슈 의학부 이사는 “리툭시맙 등이 혈액암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듯 새로운 혈액암 파이프라인이 치료제 개발로 이어져, 혈액암 환자를 위한 중요한 표준 치료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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