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명 약학정보원 부원장, IT 기술 발달 소개
"대응해야 할 미래 · 고민 필요성 제기"

채수명 약학정보원 부원장

헬스케어 산업 · 시장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약국도 변화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미국과 일본 시장은 물론 이미 국내에서도 병원 예약·접수앱 '똑닥'과 '원격 의료'가 부각되고 있어서 약국가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채수명 약학정보원 부원장은 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약사 학술제 & 제17회 팜엑스포'의 '다가올 약국의 미래' 주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채 부원장은 자신이 제약 · 유통 현장에서 겪은 경험과 지역 약사회와 약학정보원을 이끌며 느낀 약국 현장의 IT 환경을 거로하면서, "시장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약국이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당한다'"면서 ▶ 대기업 ▶ 독과점 ▶ 고용안정성 ▶ 신기술 ▶ 원격진료 의약품택배 ▶ 약국의 미래 등을 미래 약국 IT환경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가까운 미래에 "클릭하면 3시간 안에 약이 집으로 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유통과 전자상거래의 부가가치가 높다. 대기업이 의약품 시장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고령화 때문"이라며 "2014년 메이저리그(MLB) 시장 규모는 90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2017년 한국 의약품 시장은 137억 달러로 MLB 매출 대비 52% 이상 규모가 크다. 의약품 지출액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이 개정돼 의약품 판매처가 편의점과 슈퍼마켓으로 확대되면 약국에게는 위기"라며 2010년 일반약의 슈퍼판매 논의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미 국내 편의점 수는 약국을 추월했고,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약국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의 드럭스토어 'Walgreens(월그린)'이 잦은 인수합병으로 힘을 키워온 예를 들기도 했다.

미국은 도매업체 3곳 (AmerisourceBergen, Cardinal Health, McKesson)이 시장 95%를, 한국도 지오영 외 20여 곳이 8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체인약국 기업 Walgreens이 8500여개, CVS가 7500여개, Rite Aid가 460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미국 내 체인약국 회사는 120곳이다. 4개 이상의 약국이 참여하면 체인으로 정의한다.

이에 대해 그는 "독립적 개인 약국은 극히 적다. 환자 독점화가 시작될 수 있다"며 "차등수가 폐지로 의료 현장은 환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서면 복약지도, 택배약이 논의될 수 밖에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한다"고 우려했다.

실제 미국의 월그린은 원격진료 시스템을 개발했다. GPS 기반으로 사용자 위치 인근의 약국이 검색되고 환자는 이 약국을 고른다. 데이터가 발송된 후 사용자는 결제만 하면 된다. 여기에 49달러 가량이 소요된다. 이는 미국의 '원격진료'와 유사한 형태다.

그는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는 불행한 미래다. 일선 현장이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대세의 흐름에 현장이 대응해야 한다"며 "사람이 필요 없어지고 AI가 시장 자체를 형성할 수 있다. 자율주행 배송시스템이 보편화되고 'Amazon Go' 등 바코드 인식이 구매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 월마트 내 약국은 인건비가 부담돼 7시면 문을 닫는 상황이다. 약국 경영에 적체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스위치 OTC(전문약 → 일반약 전환)와 처방전 리필의 방안이 있지만 진전되지 않고 있다.

국내 약국을 찾는 주소비자층인 50~60대 중장년층도 유튜브와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활용이 능숙하다. 미국은 '캡슐 약국(Capsule pharmacy)'의 개념으로 온라인 서비스와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국과 조제수가가 달라 배달 비용도 받지 않는다.

채수명 약학정보원 부원장은 디지털 약국의 일종 '캡슐약국'을 사례로 들며 설명했다.

그는 "시장 관점에서 약국 환경을 바라보려고 한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환자 개인의 특수성을 감안하고 있다.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으로 어떻게 포지셔닝 하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며 "먹느냐, 먹히느냐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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