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사 세워 컨슈머 사업부 분리
아마존 진출 한 요인으로 꼽혀

“2018년은 제약업계가 컨슈머 헬스케어(일반의약품, 건기식 등)를 버린 한 해로 기억될 지도 모른다.”

미국의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FiercePharma)는 20일(현지시각 기준) ‘제약계는 2019년에는 계속해서 컨슈머 헬스케어에서 빠져나올 것인가? 그렇게 보인다.(Will pharma’s exodus from consumer health continue into 2019? It sure looks that way)’라는 기사를 통해 이런 분석을 내 놓았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는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을 매각하거나 합작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있다.

GSK는 지난 2015년 노바티스와 3개 사업부를 거래했다. 당시 GSK는 노바티스로부터 인플루엔자 백신을 제외한 글로벌 백신사업부를 사들여 백신 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노바티스는 GSK의 항암제 사업 부문을 사들여 항암제 개발 역량을 더 키웠다. 정리해 보면 두 회사는 거래를 통해 자신들이 강점을 가진 신약개발 부문에 집중한 것이다.

GSK와 노바티스는 2015년 컨슈머 헬스케어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GSK와 노바티스는 2015년 컨슈머 헬스케어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반면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문은 합작회사를 세워 각자 자신의 사업부로부터 분리했다. 당시 바스 나라시만(Vas Narasimhan) CEO는 GSK와 거래를 하며 “매력적인 가격으로 더 이상 고려할 필요가 없는 자산을 처분할 기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두 회사가 합작한 컨슈머 헬스케어 기업 지분은 GSK 63.5%, 노바티스 36.5%였다.

화이자는 지난해 10월 컨슈머 헬스케어 매각의사를 밝혔으나, 최종적으로 GSK와 합작회사를 설립한다고 20일(현지시각 기준) 밝혔다.

두 회사가 합작한 컨슈머 헬스케어 기업의 지분은 GSK 68%, 화이자 32% 등이다. 산술적으로 두 회사의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를 합산해 보면 약 127억 달러(약 14조3269억원)로 추산된다. 컨슈머헬스케어 사업 영역에서 세계적으로 최대 규모로 설립되는 것이다.

한 다국적사 관계자는 “글로벌 다국적사가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 부문에 집중하려는 움직이 있다”며 “각 기업 들간 거래를 통해 기업들이 집중할 사업 부문과 집중하지 않을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지난 2015년 바이엘은 머크의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을 인수했다. 또 BMS는 일반의약품 자회사를 일본 다이쇼에 매각했다.

또 합작회사나 합병 형태가 아닌 맞교환 형식을 통해 일반의약품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곳도 있다. 사노피와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1월 사노피의 동물약품사업부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일반의약품 사업부를 맞교환 했다. 이를 통해 사노피는 일반의약품 부문을 더 강화했다.

그렇다면 글로벌 제약사는 왜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을 따로 떼 놓는 것일까?

피어스파마는 ‘아마존의 필팩 인수’를 한 요인으로 꼽았다. 피어스파마는 “일반의약품(OTC) 시장에서 아마존의 거대한 전자상거래(e-commerce) 역량으로 제약업계는 더 험난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아마존의 제약산업 진입은 약국에 큰 타격을 줄 것이며, 이는 곧 일반의약품 제약종사자에게 압박을 다가올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쉽게 말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유통망을 장악한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글로벌 제약사가 우위를 점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혁신적인 신약개발은 제약업계만 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는 이 부문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한편 아마존이 지난 6월 인수한 필팩은 고객이 복용해야 할 약을 시간 순서에 따라 조제한 다음 파란색 종이박스에 담아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는 일명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필팩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은 홈페이지에 가입한 뒤, 평소 이용하던 약국과 의사, 보험사 등 정보를 입력하면 처방약 뿐만 아니라 각종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 등을 배송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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