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라 센터장 "우리도 시장중심 기초연구 지원 이뤄져야"
이병건 대표 "제조시설·글로벌 임상 지원책도 필요"

"모든 재생의료 기업이 일본으로 모이고 있다"

박소라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는 26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바이오 성장동력 국가전략, 제대로 실현하기’를 주제로 열린 과총 바이오경제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글로벌 줄기세포/재생의료 연구개발촉진센터 센터장 직을 맡고 있다. 그는 일본이 지금처럼 재생의료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술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연구지원 방향을 바꾼 게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26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바이오 성장동력 국가전략, 제대로 실현사기’를 주제로 과총 바이오경제포럼이 열렸다. 

그는 “일본 역시 과거 국책 연구를 지원할 때 기술 중심으로 계획을 세웠다. 그 결과 노벨상 수상 등 기초과학의 발전 성과는 있었으나 보건의료 분야에서 제품으로 나온 건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일본 내부에서도 보건의료 산업에서 글로벌 수준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고, 첨단재생의료법 제정을 계기로 (정부 주도로) 시장 중심으로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의 임상시험 활성화와 재생의료 기업이 어느 정도 생존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 5년여 동안 재생의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일본 스스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전략을 세운 셈”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기술보다는 시장을 중심으로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 산업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선 단순히 기술 중심의 지원책에 그쳐서는 안된다. 인허가, 경쟁약물 현황, 급여 등 상품화됐을 때 다양한 요건을 기준으로 정부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정부에서 지원한 바이오산업 기술이) 시장에 진입했을 때 성공할 수 있는 제품인지 검증하는 단계를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실시해야 한다”며 “최근 의약품에서는 초고가 약제도 등장하고 있는데 이 금액이 과연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지 (연구개발 단계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외국은 엑셀레이터가 연구 아이템에 대해 유망한 시장 등 경제성을 조기에 평가하는 제도가 정착돼 있어서 엑셀레이터의 검증과 피드백 과정을 반드시 거쳐 국책 연구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는 재생의료 분야는 유일하게 아시아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재생의료 제품은 한국 27개, 미국 18개, 독일 18개로 한국이 가장 많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 바이오벤처가 낸 제품이 많아 국내 임상만 진행됐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려면 자본이 많이 들어간다. 바이오벤처 수준에서 진행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정부가 재생의료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제조시설 마련과 글로벌 수준의 임상시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재생의료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선 과학적 기술을 물론이고 바이오시밀러 수준의 제조 시설을 마련해야 하고, 글로벌 수준의 임상시험을 수행해야 한다”며 “이 분야는 바이오벤처가 자체 역량을 해나가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한국의 바이오 산업이 앞으로 글로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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