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과 OCI그룹과 통합에 대한 임종윤 사장 측 반발로 이슈 발생
서울 본사가 아닌 경기 화성 소재 호텔로 변경한 것은 법과 정관에 부합 강조
임종윤 사장 측 언급한 팔탄공장 내 식당은 의약품 생산시설 오염 우려 있어

한미약품 본사 전경 /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 / 사진=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회장 송영숙)는 13일 정기 주주총회 장소 선정 배경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한미그룹과 OCI그룹과의 통합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측의 입장에 대해 반박에 나선 것이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그동안 회사는 특별한 경영 상황과 관련한 이슈가 없었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편의를 드리고자 본점 소재지가 아닌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해 왔다. 상법 제364조는 '주주총회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본점 소재지 또는 이에 인접한 지에 소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에도 '주주총회는 본점 소재지 또는 그 인접 지역에서 개최한다'고 규정돼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본점 소재지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무하로 214이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한미그룹과 OCI그룹과의 통합에 대한 찬반을 결정하는) 표 대결이 예정돼 있으므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과 정관에 보다 부합한 명확한 절차를 위해 주총 장소(한미그룹 서울 본사→한미사이언스 본점 소재지 인접 지역)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사이언스 본점 소재지인 팔탄공장 식당을 개최 장소로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예년과 달리 최소 3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며 "현재 팔탄공장에는 7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팔탄공장 식당에서 주총을 개최할 경우 임직원들이 점심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팔탄공장은 엄격한 기준에 의거해 운영되는 의약품 생산시설로, 다수의 외부인이 공장을 방문할 경우 시설 오염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주총 장소 변경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했다. 

한미그룹 측은 주주들과 취재진의 편의 제공을 위해 이번 정기 주총 장소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앞선 관계자는 "법률과 정관, 물리적 환경 요인 외에 최근 여러 이슈로 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법무 등 다각적인 검토를 거친 결과, 충분한 인원 수용과 편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에 따라 본점 소재지 내 대규모이면서 쾌적한 시설이 우선 검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총 당일에는 인근 역과 장소간에 왕복버스 등도 운영해 주주들의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미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 측이 법과 정관 또는 그동안 송파구에서 주주총회가 개최됐던 이유에 대한 제반 사정을 몰랐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 측이) 주주총회 장소 선정에 대해 '저의가 궁금하다', '의문스럽다' 등으로 표현하며 소액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호소하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기간 이전에 권유행위를 간접적으로 행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임종윤 사장 측은 이날 이보다 앞서 입장문을 내고 "(한미사이언스) 상장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2시간 이상 소요되는, (그것도) 법인 소재지 근처 외부 시설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하는 그 저의가 궁금하다"며 주총 장소 변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임종윤 사장은 "굳이 팔탄공장 부근으로 주총 장소를 옮긴다 할지라도, 외부 손님도 자주 왕래하는 팔탄 스마트 플랜트 건물 식당 활용 등이 가능한데, 평택에서 무려 42㎞, 팔탄에서 조차 16㎞ 떨어진 낯설디 낯선 제3의 장소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몹시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동안의 주총 장소와는 사뭇 다른, 대한민국 신약 명가의 주총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접근성이 먼 곳으로 여러 주주들을 불편한 걸음으로 모시게 돼 저도 주주의 일원으로서 송구스러움도 함께 느낀다"며 "예상치 않게 정해진 장소로 인해 직접 참여가 어려워진 많은 주주들은 정관에 명시된 전자투표로 18일부터 임종윤ㆍ임종훈 사장 형제가 제안한 의결권 대행사를 확인한 후 15일부터 연락을 주면 최대한 편리하게 권리와 재산을 보호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세자로 288 신텍스 1층(라비돌호텔)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이날 정기 주총에서는 한미그룹 측에서 제안한 6인에 대한 이사 선임 안건과 임종윤 사장 측에서 제안한 5인 등 총 11명의 이사 선임에 대한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정기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벌어지는 표 대결 결과에 따라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멤버는 한미그룹 측 인사로 강화되거나 임종윤 사장 측 인사로 물갈이될 수 있다. 

현재 임종윤 사장 측은 한미그룹과 OCI그룹과의 통합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한미그룹의 경영권을 되찾아오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이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의 통합에 반대하며 모친인 송영숙 회장 및 동생인 임주현 사장과 한미그룹 경영권을 두고 다투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그룹 지주회사로, 주력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의 모회사이다.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의 통합이 완료되면 OCI그룹의 지주사인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 1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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