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핵심 제품 코프로모션설, 업계서 힘입어
보령, 강점 당뇨·고혈압애 '위장약' 종합세트로
HK이노엔, 부족한 '고혈압 라인업' 한방에 해결 가능성

올해 약 15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두고 최근 업계에서 '역대급 맞트레이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은 보령이 코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완연히 시장에 자리잡은 보령의 대표 품목인 '카나브'는 HK이노엔과 공동 판매에 들어간다.

기존 대사성질환에 강점을 보였지만 장기 복용 등의 문제로 해당 질환 품목이 필요했던 보령과, 매출 확보는 물론 고혈압 라인업을 한 번에 구축할 수 있는 HK이노엔의 방향성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자사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성분 테고프라잔)의 공동판매권(코프로모션) 상대로 보령과 계약을 체결했다. HK이노엔은 이와 함께 보령으로부터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성분 피마사르탄)의 코프로모션을 담당하게 된다.

케이캡은 지난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1195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HK이노엔의 대표 품목 중 하나다. 국내 첫 출시된 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약제다. 카나브는 보령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의 약제로 지난 2010년 출시 이후 제품군을 꾸준히 늘리며 패밀리군 7개 기준 원외처방액은 1419억원에 달했다. 이 중 카나브 단일 품목만도 55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보령과 HK이노엔이 각각 케이캡과 카나브를 공동 판매하면서 함께 영업 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가 두 회사의 공동 영업 전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먼저 이들 제제가 여태까지 없었던 '블록버스터 국산 신약의 코프모로션'이라는데 있다.

카나브는 15호 국산 신약으로 개발에만 십 수년이 걸리며 악전고투 속에서 제품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카나브 패밀리 제품 중 '아카브(성분 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와 '투베로(성분 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 등을 제외하고 코프로모션의 빗장이 열리지 않았던 품목이기도 하다.

30호 국산 신약인 케이캡의 경우 국내에서도 HK이노엔과 첫 파트너인 종근당의 합작으로 출시 3년여 만에 1000억원 고지를 밟은 제품이다. 이 정도 규모의 국산 신약이 이번 판권 계약으로 결합할 경우 소위 '올해 자유계약(FA) 최대어'와 '회사의 자존심'을 서로가 판매하는 유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두 제품이 결합할 경우 그야말로 상대방에게 없는 일장일단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이다. HK이노엔 입장에서는 케이캡을 통해 회사의 효자 품목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국내 주요 처방 분야인 고혈압에서는 카나브 만큼의 인지도를 가진 대형 품목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고혈압 분야에서 네트워킹을 쌓을 기회를 얻는 동시에 카나브를 통한 추가적인 매출 상승도 노릴 수 있다. 일각에서 미국 머크(MSD) 백신 코프로모션 등으로 우려됐던 매출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

보령 입장에서도 케이캡의 판매는 하나의 새로운 기회다. 보령은 당뇨와 고혈압 등을 비롯한 대사성 질환 그리고 항암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들과 함께할 위장약 라인업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더욱이 다양한 복합제 라인업을 구축하며 영업을 지속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위장관계 부작용을 막기 위한 새로운 약제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특히 케이캡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환자가 6개월간 케이캡을 복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장기 복용 안전성을 입증한 품목인 만큼 향후 영업에서 하나의 열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이를 토대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종합병원 소화기내과와 관련 분야 네트워킹까지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만큼 양측 입장에서는 단점을 잘 메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양측은 해당 사안에 "현재 케이캡 관련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유래 없는 역대급 맞트레이드가 성사된 가운데 두 회사의 공동 전선이 구축될 경우 향후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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