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원천 특허의 포트폴리오 강화…'특허사업화' 집중
진코어, 초소형 유전자 가위 플랫폼 'TaRGET' 개발
카스큐어, 'CINDELA' 플랫폼 보유…대장암·간암 치료제 개발

지난 8일(현지 시각)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치료제(카스게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툴젠, 진코어, 카스큐어테라퓨틱스 등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1999년 설립된 툴젠은 유전자 교정 전문기업으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개발해 특허수익화, 치료제, 종자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툴젠은 2016년 9월 국내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 결정을 받은 이후 분할출원 전략을 통해 원천 특허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성민 나이스디앤비 연구원은 "툴젠은 특허사업화 외에도 치료제 개발, 유전자 편집 식물종자 개발 등 핵심 기술에 기반해 다양한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툴젠은 미국 보스턴에서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3일에 걸쳐 진행된 제4회 CRISPR 2.0 학회에서 이정준 이사(플랫폼 연구소장)가 차세대 유전자 가위 및 차세대 유전자 가위의 안전성 평가 플랫폼에 대해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진코어는 초소형 유전자 가위 플랫폼 'TaRGET(Tiny nuclease, augment RNA-based Genome Editing Technology)'을 개발하는 바이오텍이다. 지난해말 글로벌 제약사와 최대 3억500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제3자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를 이끄는 김용삼 대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교정연구센터장 출신으로, 지난 2019년 진코어를 설립했다. 진코어는 작년 11월 171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받은 바 있으며, 독자적인 초소형 유전자 가위 기술로 유전자 치료제 및 고부가가치 종자인 대마의 신품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월 차바이오그룹 산하 차종합연구원, 차바이오텍과 '겸상적혈구빈혈(Sickle cell anemia) 및 베타지중해빈혈(β-thalassemia)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 협약에 따라 3곳은 차종합연구원과 차바이오텍의 바이럴벡터 기술과 진코어의 유전자 가위 기술을 결합해 헤모글로빈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혈액질환인 겸상적혈구빈혈과 베타지중해빈혈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카스큐어테라퓨틱스(이하 카스큐어)는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환자 맞춤형 항암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카스큐어는 우수한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는 2021년 10월 기초과학연구원(IBS)과 3개의 원천 기술에 대한 전용실시권 계약을 완료한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원천 기술 연구 논문을 출판했다. 또 개인 맞춤형, 암 맞춤형, 기존 항암제 병용 등 분야에서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권태준 카스큐어 최고기술책임자(CTO) / 사진=남대열 기자
권태준 카스큐어 최고기술책임자(CTO) / 사진=남대열 기자

권태준 카스큐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6일 데일리파트너스가 주최한 '디랩스 데모데이(D'LABS DEMO DAY)'에서 "회사는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암들의 특정 DNA 부위를 잘라내 암세포를 죽이는 'CINDELA'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장암, 간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FDA의 카스게비 승인에 대해 유전자 편집 도구(기술)로 사용돼 왔던 크리스퍼가 약물로 입증된 첫 사례이며,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들에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스게비 허가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영역에서 하나의 마일스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FDA 승인을 통해 효능, 안전성,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후발주자들이 고민해야 할 것들을 확인했다"며 "국내 기업들의 경우 유전자 편집 치료제의 타깃 질환 특성상 최적의 환자 선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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