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덱스-안플레이드' 맞트레이드에 '직듀오'까지 소문만 무성
MSD 백신분 감안해 매출 회복에 수익성까지 연타석 노리나

케이캡의 새 코프로모션 파트너 계약 이슈로 핫한 HK이노엔이 셀트리온제약 대표 품목인 '고덱스'를 비롯해 아스트라제네카 '직듀오'까지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계약이 진행되면 HK이노엔은 MSD 백신 판매로 인한 매출 하락 이슈를 끝내는 동시에 백신 판매보다 더 높은 판매 수수료를 통해 수익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K이노엔은 셀트리온제약의 대표 품목인 간장약 '고덱스캡슐(성분 오로트산카르니틴/항독성간장엑스/아데닌염산염/피리독신염산염/리보플라빈/시아노코발라민/비페닐디메틸디카르복실레이트)'를 판매하기 위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덱스는 트란스아미나제(SGPT)가 상승된 간질환에 사용하는 질환용제로, 급여 삭제 위기 및 사용량 약가 연동제 등으로 인한 매출 하락 우려에서 선방한 약제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620억원 상당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약가가 정당 356원에서 312원으로 떨어졌음에도 약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높았기 때문이다.

업계가 이번 고덱스 관련 HK이노엔의 코프로모션 이야기에 신빙성을 가지는 이유는 셀트리온제약이 최근 고덱스의 공동 판매를 종료했기 때문이다. 고덱스는 셀트리온제약의 옛 이름인 한서제약이 만든 개량신약이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한서제약을 인수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고덱스를 꼽을 정도다. 이후 셀트리온제약은 2014년까지 제품을 판매해 오다가 2015년 한미약품을 거쳐 2016년 의약품 유통 및 판매대행조직인 한국메딕스와 공동 판매를 해왔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은 한국메딕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관계를 끈끈히 유지해 왔다. 이후 2020년 회사가 보유한 지분 10.81%를 매각하면서도 공동 판매 전선을 유지했다. 실제 셀트리온제약의 제품 중 약 70개 상당의 판매를 맡았을 정도다. 그러나 지난 10월 셀트리온제약이 고덱스의 공동 판매 계약을 종료하기로 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들의 판매 전략에 눈길이 쏠렸다.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매출 규모에 대비해서는 영업사원의 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새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는데, 그 상대로 HK이노엔이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 또 하나 있다. 이번 코프로모션 계약이 단순히 고덱스뿐만이 아닌 HK이노엔의 블록버스터 '안플레이드' 제품군의 공동 판매권을 맞트레이드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플레이드는 만성동맥폐색증에 의한 허혈성 증상 개선제로, 지난해 약 250억원 상당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한 바 있는 동일 제제 내 1위 품목이다. 케이캡의 인기에 조금 빛이 바라긴 했다지만, 회사의 중요 품목 중 하나로 '헤르벤' 등과 함께 매출을 받치고 있는 주요 제품이기도 하다.

해당 품목의 판권이 맞트레이드될 경우 서로의 주요 제품을 내어주고 양측이 윈윈을 기대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상호 간 부족한 라인업을 채울 수도 있다. 특히 고덱스의 경우 특허가 만료됐지만 제네릭 제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 현재까지 허가받은 제제가 없을 만큼 시장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약'의 지위를 누릴 수 있는 품목이기도 하다. 셀트리온제약 역시 동일 성분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제품을 통해 영업 시장에 진출하기가 더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HK이노엔이 현재 대웅제약이 판매 중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 복합제인 '직듀오서방정'의 판매를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포시가의 경우 내년 상반기 국내 허가 취소 및 철수가 예정돼 있다. 업계 내에서는 해당 품목이 내년 6월말 완전히 한국 시장에서 떠날 것이라는 '예측 시점'이 있는데, 그와는 별개로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직듀오 등의 복합제 품목의 판매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시가의 코프로모션 종료 시점은 역산하면 내년 3월쯤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함께 판매하고 있는 직듀오의 운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HK이노엔이 혹여 코프로모션을 맡을 경우 자사가 판매하던 포시가의 제네릭인 '다파엔'과 더불어 복합제 라인업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HK이노엔의 2개 제품에 대한 코프로모션 가능성을 고려해볼 때 HK이노엔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잡기 위한 방편으로 보여진다. HK이노엔은 2021년부터 한국MSD와 최대 3년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여기에는 △가다실과 가다실9 △조스타박스 △로타텍 △MMR2 △박타 등의 코프로모션 혹은 유통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 결과 관련 분야 매출은 지난해 20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HK이노엔 입장에서는 마냥 좋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정제 대비 백신 분야는 매출 등에서는 높지만,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측면에서는 남는 것이 크지 않은 장사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코프로모션 상대를 보령으로 정하고 최종 계약을 진행하며 상대적으로 높았던 종근당의 판매 수수료를 줄이는 한편, 자사의 수수료 획득을 낯추더라도 백신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10월 아스트라제네카의 '시다프비아'의 공동 판매를 맡았던 점을 생각해보면 자연스레 이같은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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