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내과 영업력과 셀트리온제약 고혈압 품목 니즈 맞은 듯

그래픽=이우진 기자
그래픽=이우진 기자

종근당이 셀트리온제약 간장용제 '고덱스캡슐'의 코프로모션 파트너로 최종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세에 있는 종근당 고혈압 치료제 '딜라트렌'의 판권을 셀트리온제약으로 넘겨주는 맞트레이드 형태의 코프로모션 구조로 전해진다. 종근당은 이를 통해 지난해 코프로모션이 종료된 케이캡 코프로모션의 매출 공백을 고덱스를 통해 충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제약은 최근 고덱스캡슐(성분 오로트산카르니틴/항독성간장엑스/아데닌염산염/피리독신염산염/리보플라빈/시아노코발라민/비페닐디메틸디카르복실레이트)의 공동 영업 파트너를 종근당을 낙점하고 관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란스아미나제(SGPT)가 상승된 간질환에 사용하는 질환용제인 고덱스는 급여 삭제 위기 및 사용량 약가 연동제 등으로 인한 매출 하락 우려에도, 방어에 성공하며 2023년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약 738억원 상당의 원외처방액을 올린 셀트리온제약의 간판 품목 중 하나다.

이번 코프로모션 계약의 경우 앞서 HK이노엔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안플레이드' 제품군의 공동 판매권을 맞트레이드하는 계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서 주목받았는데, 작년 12월 말 해당 계약 논의가 무위로 돌아가며 새 파트너가 누가될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쏠렸었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이 2014년까지 고덱스 제품을 판매해 오다가 2015년 한미약품을 거쳐 2016년 의약품 유통 및 판매대행조직인 한국메딕스와 공동 판매를 해왔던 상황인데, 한국메딕스와의 계약을 해지한 이상 새로운 파트너가 없이는 성장세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공동 판매를 위해 손을 내민 회사 중 내과 영업력이 강한 종근당의 제의가 셀트리온제약의 입맛을 당겼지 않았겠냐는 평가가 나온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종근당과의 계약이 HK이노엔의 사례처럼 자사 주요 품목 중 하나를 서로 내어주는 맞트레이드 형태의 공동 판매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 대상품목으로 언급되는 것이 고혈압 치료제인 종근당의 '딜라트렌'군이다.

1994년 국내 판권을 받아 판매 중인 딜라트렌은 동일 성분 제제 중에서도 정제의 크기를 줄여 복용 편의성을 높인 제제로 현재까지 인기를 얻고 있는 품목이다. 서방정을 포함한 전체 원외처방액 역시 2023년 694억원에 달한다.

앞서 코프로모션 상대로 언급됐었던 HK이노엔의 안플레이드의 처방액이 300억원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보다 2.5배 수준 이상에 달하는 품목의 판권을 확보하게 된 만큼 셀트리온제약 역시 고혈압 분야에서 인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맞트레이드 형태의 공동 판매가 크게 2가지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고 있다. 하나는 얼마전 HK이노엔의 '케이캡'과 보령의 '카나브'의 코프로모션 전략인 '맞트레이드'가 실제 회사들 사이에서 더욱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측 모두 주력 품목을 내어주면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데다가, 품목을 받는 회사 역시 안정된 품목을 기반으로 해 신규 매출 확보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향후에는 이를 통해 국내사끼리의 판매 수수료 인하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두 번째는 종근당이 2023년까지 판매했던 케이캡 공급권과 수수료로 인한 매출 저하 문제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빈 자리를 다른 품목으로 채울 때 '큰 것 한 방'이 가능하다는 점은 회사 입장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케이캡의 코프로모션 파트너는 올해부터 종근당에서 보령으로 바뀌었다.

셀트리온제약과 종근당 서로가 700억원대와 600억원대의 주요 매출 품목에서 공동 판매 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양측이 잡은 맞손이 향후 얼마나 두 품목의 성장세를 높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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