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관 출혈 조장하는 아스피린…PPI 병용 처방 진료지침서 권고"
"복합제 개발로 환자 복용 약제 개수 줄어 복약 순응도 개선 예상"

아스피린과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성분 복합제가 기존 단일 제제 병용 투여와 유사하게 위ㆍ십이지장 출혈 위험을 낮추면서, 복약 편의성을 개선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임상 현장 의견이 나왔다.

저용량 아스피린으로 알려진 100㎎ 장용정(캡슐) 제제는 500㎎ 제제가 통증 및 발열의 완화를 목적으로 허가된 것과 달리 △심근경색 △뇌경색 △불안정형 협심증 등 질환자의 혈전 생성 억제, 관상동맥 우회술(CABG) 또는 경피경관 성형술(PTCA)을 받은 환자의 혈전 생성 억제와 고위험군 환자에서 심혈관계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목적으로 허가돼 있다.

다만 저용량 아스피린 또한 위ㆍ십이지장 궤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ㆍ십이지장 궤양 과거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임상 현장에서는 아스피린과 PPI를 함께 병용 처방해 왔다. 병용 투여의 특성상 환자가 복약해야 하는 약물의 개수가 증가해 복약 편의성 혹은 환자 순응도가 100%일 수는 없는 상황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었다.

최근 이 점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아스피린+PPI' 복합제가 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라스피린캡슐(성분 아스피린+라베프라졸)'을 업계 최초로 허가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순환기 분야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아스피린은 대표적인 위장관 출혈을 조장하는 약제로, 위염이 심하거나 위궤양이 있는 환자의 경우 바로 출혈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를 막고 위장을 보호하기 위해 PPI를 병용 처방하는 것을 진료지침에서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제의 개수가 한 개라도 줄어든다면 복약 순응도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아스피린으로 인한 위장관 출혈 보호 효과와 더불어, 위벽 자극에 의한 속쓰림 등의 증상 개선에도 탁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도 아스피린과 PPI 병용 투여는 빈번히 처방되고 있는 조합"이라며 "PPI는 에소메프라졸 또는 라베프라졸 성분 제제를 처방하고 있었는데, 최근 개발되고 있는 의약품들이 라베프라졸 복합제인 것으로 미뤄볼 때 충분히 환자 복약 편의성 측면에서도 처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아스피린과 라베프라졸 복합제가 개발되면서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장 저용량 제제를 기준으로, 라베프라졸 10㎎ 장용 제제는 오메프라졸 20㎎ 장용 제제에 비해 약가가 정당 평균 200~300원가량 낮게 급여돼 있다"며 "당장 개발될 수 있는 복합제는 라베프라졸 성분 제제뿐이므로, 기존 오메프라졸 처방량을 일부 대체할 수 있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아스피린+PPI 개발 막바지에 다다른 국내사로는 지엘팜텍이 있다. 최근까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공동 개발사로는 영진약품과 한국파마가 있다. 지엘팜텍 측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다수의 임상 1상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해 올해 안에 의약품 품목허가 신청(NDA)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중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보령 또한 자사가 보유한 '아스트릭스(성분 아스피린)'를 필두로 한 복합제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 5월 1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지난 2월 임상 1상을 승인받은 지엘팜텍과 같은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면, 내년 상반기 중에 품목허가 신청과 허가가 모두 이뤄지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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