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 CP·ISO37001 취득 러시...준법의지 다져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가치 제고를 위한 토론회-제약산업의 사회공헌을 중심으로’에서는 우리나라 제약업계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김장, 연탄 나르기, 임직원 자원봉사활동 등으로 지나치게 단편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또, 단순히 지속가능경영을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의 틀에서만 생각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히트뉴스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제약업계가 지속가능경영과 사회적책임을 위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다각적으로 살펴봤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크게 ▲경제 ▲윤리 ▲환경적 측면에서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실현 가능한 개념이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HRI 3E(Economic, Ethical, Ecological) 프레임워크를 살펴보면, 이 세가지 측면은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인 관계가 성립될 때 기업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이윤창출’과 관련된 개념이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 속에서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핵심역량을 증대하기 위해 인프라와 조직구조 개선을 추진할 수 있다.

제약산업에서 경제적 지속가능성 핵심은 ‘신약개발 및 공급’에 있다. 특히 제약산업의 신약개발은 기업으로서 이윤 창출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질병 퇴치에 앞장 설 수 있으므로, 윤리적 측면까지 함께 도모할 수 있다.

올해 발간된 KRPIA 연례보고서를 살펴보면, 글로벌 제약사는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비율을 매출 대비 10~20%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는 국내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 1300종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데, 이중에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전문의약품,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백신 등이 포함돼 있다.

신약개발 위한 인프라 구축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암과 희귀질환 임상연구는 지난해 기준 각각 771건과 274건으로 2016년 507건과 79건과 비교해 각각 34%와 71% 늘었다. KRPIPA 연례보고서에는 이러한 수치 증가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연구를 통해 암환자와 희귀질환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조기 접근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명시돼 있다.

또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연구 증대는 국내 연구 인력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KRPIA에 소속된 글로벌 제약사는 국내에서 일자리 총 8570개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의 R&D 연구 인력은 2016년 기준 1386명에서 2017년 1530명으로 약 10.4% 증가했다.

윤리적 지속가능성은 기업이 이윤 추구 등 경제적 책임을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최근 특히 강조되고 있다. 특히 회계구조의 투명성, 지배구조의 건전성, 윤리강령 및 법 준수 등을 요구한다.

최근 국내 제약업계는 이러한 기업의 윤리적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며, ISO37001과 CP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ISO 37001(Anti-Bribery Management System)은 162개국이 참여하는 ISO(국제표준화기구)가 2016년 10월 제정한 반부패경영시스템이다. 정부기관과 비정부기구, 기업체 등 다양한 조직이 반부패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집행·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고안된 부패방지 국제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부패방지경영시스템 국제 표준인 ‘ISO 37001’ 인증을 받았다.

현재 한미약품, 유한양행, 코오롱제약, GC녹십자, 동구바이오, 명인제약, 삼진제약, 안국약품, 휴온스글로벌, 종근당 등이 ISO 37001을 취득했다.

지난 9월 히트뉴스와 약사공론이 공동주최한 제1회 헬스케어정책포럼에서도 제약업계가 ISO37001 도입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무엇보다 CSO(영업판매대행) 활성화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사정당국에 ISO37001은 '경제적 이익 등 지출보고서' 작성·보관 제도와 함께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제약업계는 CP(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CP는 기업이 공정거래 관련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도입·운영하는 내부 준법 시스템이다.

CP 등급 평가는 CP를 도입한 지 1년 이상 경과한 기업 중 평가를 신청한 기업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진의 지원 ▲교육훈련 프로그램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 등 매년 1회 CP 운영 실적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고 있으며, 유효기간은 2년이다.

한미약품은 2007년 CP를 처음으로 도입해, 2013년 CP등급 ‘BBB’를 획득한 이후 2014년 ‘A’, 2015년에는 업계 최고 수준인 ‘AA’를 획득했다. 한미약품뿐 아니라 올해 CJ헬스케어, 일동제약, JW중외제약, 동화약품도 'AA' 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대표이사 직속으로 CP를 운영하고 있다.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기업 경영에서 미래 세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보다 진일보한 개념으로, 기업을 둘러싼 생태적 환경에 대한 책임과 공헌을 요구한다.

동아제약은 2004년부터 ‘청소년 환경사랑’이라는 캠페인을 중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경상북도 상주시 일대에서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강의 ▲논과 강 등의 다양한 생물을 이해하는 물이 품은 생명교실 ▲수확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농경문화 체험 활동 ▲밤하늘 별자리 관측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지난 7월 '제13회 청소년 환경사랑 생명사랑 교실' 졸업식에서 동아에스티 강수형 부회장(2번째줄 왼쪽에서 9번째)과 행사 관계자, 참가 중학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부회장은 청소년 환경사랑 생명사랑 교실 졸업식 기념사에서 “지난 5일간 자연을 통해 배운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주변 사람에게도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환경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일에 앞장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독은 한강공원 가꾸기, SK케미칼은 행복우물, 얀셴은 J&J 패밀리숲 가꾸기, 노보노디스크제약은 환경보호 및 개선, 사노피는 사노피 트러스트 액트, 한국릴리는 공원 돌보미, 바이엘 코리아는 에코라이프 등의 환경보호 관련 CSR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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