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지 못한 배(Pear)... 수확 기다리는 Harvest Bio
390만 달러... 최고가 낙찰은 'Somryst'
한국기업 Welt, 페어의 편두통 프로그램 낙찰

FDA 첫 허가를 획득했던 디지털치료기기 기업이 네 조각으로 나눠졌다.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은 지난 19일 Pear Therapeutics, INC(페어 테라퓨틱스, 이하 페어)의 입찰 절차 승인 명령을 내렸고, 페어가 보유한 기술들은 600만 달러 규모로 네 개 회사에 분할됐다.

미국 파산법원이 공개한 자료에 입찰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페어의 기술을 입찰한 기업은 △Click Therapeutics △Harvest Bio △Nox Health Group △Welt로, 이중 Harvest Bio는 페어의 창립자 Corey McCann(코리 맥켄)이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웰트는 우리나라 디지털치료기기 2호를 보유한 한국 기업이다.

 

익지 않은 배(Pear)... 수확 기다리는 Harvest Bio

하베스트 바이오는 페어의 창립자 코리 맥켄이 경영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타트업이다. FDA 1호 승인을 받은 약물중독 DTx인 'reSET'과 오이오피드 중독 DTx인 'reSET-O'를 포함한 페어가 소유했던 Invention Science Fund(ISF 자산) 라이선스 및 특허 등 주요 파이프라인과 정신분열증, 다발성경화증 및 우울증, 주요 우울장애 및 관련 자산들을 총 203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reSET과 reSET-O 등 관련 제품 이미지.
reSET과 reSET-O 등 관련 제품 이미지.

이중 reSET과 reSET-O 등 제품은 페어가 창립한 2013년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각각 2017년·2018년 미국 FDA 허가승인을 획득한 DTx다. 페어 창립자인 코리 맥켄이 경영진으로 합류한 Harvest Bio는 이름 그대로 아직 익지 않았던 배(Pear)의 수확을 기다린다는 듯 주요 파이프라인 및 기술 등 낙찰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코리 맥켄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경매 절차에 Harvest Bio측 관계자로 온라인(Zoom) 낙찰에 나서는 등 페어로 일군 핵심기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390만 달러...최고가 낙찰은 'Somryst'

Somryst는 페어의 불면증 DTx로, Nox Health는 솜리스트와 관련된 페어의 자산을 39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녹스 헬스는 불면증 인지 행동 요법을 제공하는 처방형 DTx인 PDT(Prescription Prescription Digital Therapeutics) 개발사로, 'SleepCharge' 등 관련 플랫폼을 보유했다.

Somryst 제품 이미지
Somryst 제품 이미지

 

한국기업 Welt, 페어의 편두통 프로그램 낙찰

삼성전자 스핀오프 기업으로, 국내 DTx 2호 허가 DTx인 'PliLow Rx'를 보유한 한국기업이다. 페어 입찰에 참여했으며 편두통 프로그램 기술 및 관련 자산들을 5만달러에 낙찰받았다. 또한 솜리스트(320만 달러)와 Reset(155만 달러)의 예비 입찰자이기도 하다.

웰트 강성지 대표는 이번 낙찰을 △적극적인 기술도입(License In, L/I)을 통한 개발 가속화와 △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신질환→신경질환의 파이프라인 확장 등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강성지 대표는 "파이프라인 확보에 있어 일정수준 개발이 진행된 제품의 특허 및 연구성과 등을 단시간에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또한 현재 자사가 보유중인 정신질환 관련 DTx를 신경질환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가능성 검토에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 대표에 따르면 이번에 낙찰받은 편두통 프로그램 관련 사항에는 핵심 특허 및 임상시험 모델링, 추후 개발계획 등 전체적인 사업내용들이 모두 포함돼 있어, 추후 북미시장 진출이나 제품 개발 완료 시 특허권 확보 등이 가능하다.

Cilck Therapeutics, Inc는 ISF 자산과 관련된 특허를 제외한 모든 Pear 플랫폼 특허 관련 채무자 자산을 7만달러에 낙찰받았다.

한편, 페어의 매각절차는 다음달 중순 경 마무리 될 전망이다.

Pear Therapeutics 일대기
2013년 설립한 페어 테라퓨틱스는 2017년 약물중독 DTx 'reSET'과 2018년 오이오피드중독 DTx 'reSET', 불면증 DTx 'Somryst'등 다수 FDA허가 제품을 확보한 뒤 2021년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했다.

상장 당시 페어 테라퓨틱스의 기업가치는 약 16억달러(약 2조원)으로 책정됐는데, 상장 첫 해 매출은 420만 달러에 1억1000만 달러 비용을 지출했고 2022년에는 1270만달러 수익을 올렸지만, 1억3600만달러를 지출하는 등 고전하다 2023년 챕터11* 파산신청에 나섰다.
*Chapter 11: 미국 파산법 제11장 기업이 부채를 상환할 수 없거나 채권자에게 지불할 수 없는 경우 기업을 운영해 부채와 운영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프레임으로 우리나라 법정관리신청과 유사한 제도다.

16억달러의 페어 테라퓨틱스는 지난주 600만달러 값어치가 매겨지며 원치 않던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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