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배진건 박사(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
"mRNA 백신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특별기고 | 배진건 박사(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mRNA 백신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배진건 박사

길고 길었던 코로나19가 끝으로 향한다. 5월 9일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날이고 10일은 윤석열 정부의 시작일이다. 갈림길을 맞으며 문 정부의 자랑거리인 지난 2년 5개월간의 K-방역이 과학에 근거한 결정이었나 아니면 정치에 근거한 결정이었나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장 최근의 예가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해제 조치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월 29일 정례브리핑에서 5월 2일부터 시작되는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는 정치적 판단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정 청장은 "실외 마스크 방역조치는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반박에 나섰다. 최근의 방역상황과 과학적 근거를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6주간 확진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백신과 자연감염으로 면역 수준이 높아지는 상황, 실내가 실외보다 전파 위험도가 18.7배 높다는 연구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과학적인 결정이라는 느낌으로 말하지만 과연 그럴까?

일주일이 지난 현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한다. 왜냐하면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었다가 실내로 들어갈 때 또 써야하는 불편함이 존재하기에 사람들은 현실적이다. 문 정부의 방역 완화 조치에 새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5월 말이면 대한민국 하루 확진자가 100명 이하로 내려갈 것 같은 예측에서 벗어나 오미크론의 꼬리가 이런 작은 결정으로 한 두달 이상 더 길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2년 5개월간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아래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작은 결정부터가 바로 중요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국가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하고 보건당국의 역할이 무엇이며 급속히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개인들은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배웠다. 아주 간단한 결정, 마스크를 써야 하는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모임이나 식사 장소에 가야 하는가? 집합 금지 명령을 어기고 쪼개어 모이기를 강행하는가? 하는 작은 개인적인 결정이 우리 서로에게 즉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절실히 배웠다. 국가의 결정과 국민의 결정이 한 방향으로 향하지 않으면 새로운 감염병 위험에 실수를 반복할 것이다.
 
아직도 코로나19 초기에 문 정부가 나라의 문 빗장을 단단히 잠그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분들이 계시다. 과연 그럴까? 현재 시진핑의 중국은 '제로 코로나'를 선언하며 코로나에 끝장 보겠단다. 상하이를 봉쇄하고 곧 베이징까지 문 빗장을 잠글 모양새이다. 그러나 끝판왕 오미크론은 올 2~4월에 대한민국에서 폭발한 것처럼 중국에서도 수억명의 환자가 폭발해야 지구의 코로나19가 끝날 것 같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원죄 때문에 중국은 '제로 코로나'가 지도부에 팽배하지만 결코 오미크론은 가둘 수가 없다. 조금은 지체시킬 수는 있겠지만.

2020년 1월 19일 낮 12시 30분 인천공항에서 중국 우한(武漢)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검역을 진행하던 이승화 검역관이 날카롭게 중국인 여성 A씨를 ‘1번 확진자’로 발굴했다. 공식적인 대한민국 코로나 시작이다. 지난 2020년 2월 19일 청도 대남병원에서 국내 첫 코로나19 감염 사망이 발생했다. 왜 열흘만에 그곳에서 사망인가? 

경북 청도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의 고향이기에 신천지 성지로 알려진 곳이다. 2020년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이만희 총회장 형의 장례식이 진행되었다. 대구 신천지교회 및 청도 대남병원의 집단감염의 미스터리는 형님의 장례식이 연결고리다. 또한 형님은 사망하기 직전인 1월 27~31일까지 대남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이런 악연 때문에 서로 연결된 대남병원과 노인병원에 입원했다 돌아가신 많은 환자들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코로나 폭탄을 맞은 첫 'Bystander'다.

'1번 확진자'보다 주목해야 할 사람이 있다. 우한에서 들어오신 한분은 입국이 1월 8일이었고 또 신천지 예배에 참석한 명단에는 실은 없었다. 이 사람은 누구일까? 그 한 분의 출입국 기록은 코로나19가 우한에서 급속히 확산되던 1월 8일 한국에 입국했다가 우한 공항이 폐쇄되기 바로 전날인 1월 22일 우한으로 돌아갔다. 그는 당시 신천지 우한 지역 책임자이며 중국 동포인 최OO씨이다. 

왜 최 씨가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우한에서 1월 8일 한국에 들어왔을까? 먼저 최 씨의 출입국 기록을 보면 2019년 1월 11일 우한에서 입국해 나흘 뒤인 15일 우한으로 출국했다. 물론 그 사이인 13일 일요일에 '신천지 정기총회'가 열렸다. 이처럼 해마다 연초 둘째 일요일에 열리는 '신천지 정기총회'에 중국에 있는 각 지역 신천지 담임들이 참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0년 1월 12일 과천 본당에서 열린 '신천지 2020 정기총회'와 최 씨의 국내 체류 일정은 정확히 일치한다. 그러기에 코로나19의 시작은 중국인 관광객보다는 신천지 중국 책임자들 때문이다. 문 정부가 중국인들에게 나라의 문 빗장을 단단히 잠그지 않았다는 비난은 정치적이지 결코 과학적은 아니다.

코로나19에서 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은 무엇인가? 먼저 어떻게 mRNA백신 기적이 가능하였나 따져보자. 미국과 독일정부가 임상시험 연구비를 지원하고 영국·미국·일본 정부 등은 사전구매 계약을 체결해 리스크 부담을 줄여줬다. 각 나라의 사전구매 계약도 아직 mRNA백신 성공이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먼저 동참한 것이다. 

다른 부자 나라들은 백신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어떤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높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종류별로 복수의 백신을 확보해 놓는 입도선매 전략을 선택했다. 그렇게 국가별 코로나19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세계경제 11위 국가의 규모이지만 백신 구매 경쟁에 일찍 뛰어 들지 않았다. 문 정부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갔다.

2020년 8월 24일 과학잡지 '네이처'는 'The unequal scramble for coronavirus vaccines-by the number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의 부자 나라들이 코로나19 백신 20억 도즈(dose)를 이미 선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그 때만해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mRNA백신에 대한 대한민국의 선주문이 가능했다. 문 정부는 선구매에 늦었다.

대한민국이 백신 확보에 뒤처진 사이에 영국 정부는 세계 최초로 화이자가 개발한 mRNA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영국은 2차 세계대전 승전일을 의미하는 ‘V-Day’라고 12월 8일을 다시 명명하고 50군데 병원에서 노인들을 우선으로 첫 백신을 접종했다. 문 정부가 대한민국 노인들을 더 잘 지키는 mRNA의 과학과 돈을 미리 투자하는 정치에 실패하였다.

왜 그런 실수가 일어났는가? 정부가 항체와 백신의 역할 파악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어느 유명 정치인은(당시 대통령 후보)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의 조건부 사용 승인 신청이 내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접수된다"며 "조기 치료에 성공한다면 K-방역의 또 하나의 쾌거"라고 말했다. 머리에 대한민국에서 동메달을 받는 ‘항체 치료제’가 나오면 코로나19는 끝난다고 잘못 각인된 것이다. 그런 오판 때문에 무엇보다 가진 돈을 백신 구입에 투자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빨리 못해 지금의 K-방역의 실패의 기초가 됐다고 본다. 백신에 투자할 것을 미루고 우리나라 자체 개발의 항체만 믿고 전문가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미룬 정치인들의 그 정치적인 결정이 문제이다. 

코로나19에서 문 정부의 두번째 큰 실책은 무엇인가? 지난해 11월 1일부터 문 정부의 '위드(With) 코로나' 선언이다. 코로나로부터의 단계적 일상회복 계획인 '위드 코로나'의 이행 방안을 확정해 10월 29일 발표했다. 어떤 분들은 우리나라 치료 의료기술이 뛰어나 사망자수가 일본, 미국보다 적으니 영국처럼 'With 코로나'해도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선 주자 여당 정치인들의 '위드 코로나' 주장은 그저 표심을 위한 것이다. 문 정부의 지난 11월 1일의 본심은 2022년 3월 9일 대선에 맞추어 정해진 정치적인 결정이었다.  

"죽음의 코로나 된 '위드 코로나'…英 하루사망 209명 쏟아졌다" 어느 신문의 지난해 9월 8일 기사의 타이틀이다. 영국은 지난해 7월 19일 마스크 의무 착용을 포함한 방역 규제 대부분을 없애며 '위드 코로나'의 길로 들어선지 48일 이후의 현실이었다. '위드 코로나' 시작인 11월 1일은 확진자가 1685명 인데 꼭 한달 후인 12월 1일의 확진자는 5123명이었다. 

마찬가지로 '위드 코로나'의 첫발을 뗀 지 45일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턴(U-turn)하며 'K-방역'이 흔들리면서 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문제는 병원 시스템 붕괴에 가까운 확진자 증가이다.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위중증 환자가 연일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병상 포화 상태가 계속되는 상황을 만들었다. 먼저 시작한 영국의 '위드 코로나' 과학적인 데이터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문 정부가 정치적인 선택을 한 결과이다. 그 이후에는 슬프게도 어느 책 제목처럼 'K-방역은 없다'가 현실이 되었다.

정치인들이 소상공인들을 위하는 척 'With 코로나'를 떠들기 시작하기 때문에 더욱 필자는 코로나와는 꼭 작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Bye! 코로나'가 포스트 코로나와 같은 의미이고 그게 필요하기 때문에 '코로나19에서 사람을 살리는 베이직 스토리' 책의 겉장 그림처럼 사람들은 갇혀 있던 방 안에서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구름이 보이는 파란 하늘 아래로 나가고 싶어한다. 그러기에 필자는 책을 사인해 드릴 때 첫 줄은 받는 분의 이름, 다음 줄은 'Bye! 코로나', 그리고 필자 이름을 쓰고 마지막 줄은 드리는 날짜를 적는다.

그렇게 자부심을 가졌던 'K-방역'의 마지막 실수는 무엇인가?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은데 그렇지 못했다. 코로나가 오미크론으로 모습을 바꾸자 현실은 인구대비 감염자가 세계 1위이고 올초 두달간 사망자가 너무많아 장례식장을 잡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을 경험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청와대의 방역관이란 직책을 가진 분은 편협적인 방송에 60번이나 출연하며 사회자와 낄낄거렸다. 이것이 팩트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은 방역관이란 옥상옥을 만들기보다 감염병 전문가인 정은경 청장의 의견을 많이 듣고 그녀가 제시하는대로 따라가면 감염병을 이기는 더 좋은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어떻게 코로나를 이기는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 어제 시작했어야 할 연구와 그 기술로 인한 특허권으로 준비해야 한다. 'mRNA 백신'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mRNA 안정화 기술을 바탕으로 태어났다. 그 안정화 연구의 산실은 어디일까? 지금 바이오엔텍의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박사와 드루 와이즈만(Drew Weisman)교수의 기초 연구가 진행된 'University of Pennsylvania'이다. 대학의 기초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진리이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Back to Basic)이다. 일상적인 우리의 일로 돌아가지만 기초가 튼튼해야 다시 성장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밥을 먹고 학교를 가서 공부를 하고 여가 시간에 서로 놀면서 운동을 하면 성장판이 제대로 작동하여 눈에 보이게 확 자라나는 것이다.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의 새로운 상황을 혁신의 기회로 연결시키기 위해 매일 매일의 일상이 튼튼해야 한다. 새 정부가 대한민국의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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