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배진건 이노큐어테라푸틱스 수석부사장

다만, 또 다른 코로나팬데믹 때도 충분히 역할 가능
팍스로비드 아들이나 손자는 투여용량과 횟수 줄듯

 

 

코로나19 치료제는 'Day 1'부터 필요하였다. 그러기에 'Drug Reposition' 가능성을 보고 렘데시비르(remdesivir)와 클로로퀸(chloroquine)을 투여하는 임상을 진행한 것이다.

배진건 우정바이오 우신클 심의단장
배진건 우정바이오 우신클 심의단장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로 4개 핵산 중 하나인 아데노신(Adenosine)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지닌 약물이다. 바이러스의 'RNA 의존적 RNA 중합효소(RNA-depndent RNA-polymerse, RdRp)'를 억제함으로써 항바이러스 기능을 가진다. 렘데시비르의 임상효과가 중환자의 병원 체류기간을 평균 15일에서 5일 단축하는데 그쳤어도 2020년 5월 1일 미 FDA는 긴급 사용허가를 내주었다. 그야말로 상황이 긴급하니까. 대한민국을 포함해 이런 'Drug Reposition' 치료제 임상은 다 실패하였다.

유일하게 머크의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가 2021년 12월 23일 FDA의 긴급사용이 허가되었다. 몰루피라비르도 바이러스의 RdRp를 억제함으로써 항바이러스 기능을 한다. 몰루피라비르는 대사를 거쳐 뉴클레오사이드 하나인 사이티딘의 유사체인 NHC-TP가 된다. 이 NHC-TP가 새로이 만들어지는 RNA에 정상적인 사이티딘(Cytidine) 대신 들어감으로써 바이러스의 유전체 복제과정을 방해하는 것이다.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12시간 간격으로 하루 두 번 5일 동안 복용하게 된다.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렘데시비르나 항체와는 달리 몰누피라비르가 희망을 준 이유는 환자가 직접 먹을 수 있는 경구 투여제이기 때문이다. 경구 알약을 복용하게 되면 점막 면역이 더 잘 형성되기에 저변 확대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바이러스가 보통 점막을 통해 인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비욘텍과 같이 mRNA 백신으로 주목을 끌던 화이자에서 갑자기 팍스로비드(PAXLOVID™)가 튀어나왔다. 2021년 11월 5일 화이자가 팍스로비드라는 약의 허가를 신청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생각보다 시간을 끌던 몰누피라비드보다 하루 먼저 2021년 12월 22일 미 FDA가 긴급사용을 허가하였다.
 

사람들은 화이자 알약이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어 이제는 코로나19가 끝났다고 반갑게 맞이한다. 이런 긍정의 배경에는 사람들은 약이 질병을 고친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암 환자가 항암제를 먹거나 항체(혹은 ADC)를 맞으면 암이 거의 몸 속에서 줄지만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단지 5년간 암 생존율이 오를 수 있고 무진행생존기간(PFS)이나 전체생존기간(OS)이 길어지는 것은 맞다. 마찬가지로 화이자나 머크의 경구 복용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을 줄이는 역할이 주요 기능이지 바이러스 감염을 치유하는 약이 결코 아니다.
 

팍스로비드가 어떻게 우리 몸 안에서 작용을 하는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ACE2를 통해 인체에 들어오면 자신의 RNA를 배출하여 번역하면 바이러스성 790 kDa의 매우 큰 단백질을 합성한다. 이 단백사슬을 16개의 작은 단백질 조각으로 분해하여 번식을 위한 단백질(구조를 위한 단백질이 아니라)을 생성하여 복제를 진행한다. 이 단백질 분해과정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3C-like protease (3CLpro)' 혹은 'main protease (Mpro)'라고 이름을 붙인 프로테아제를 사용한다.
 

이 코로나바이러스 프로테아제는 사람의 몸에 존재하는 프로테아제와는 다르다. 사람의 '3 Chymotrypsin'와 가장 비슷하기에 '3CLpro'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의 프로테아제도 존재하지만 가장 중요하기에 어떤 연구자들은 'Mpro, main protease)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런 독특성 때문에 이 바이러스 프로테아제 저해제는 사람에게 부작용이 적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생화학적으로 잘라지는 부위는 P2-P1--P1' 즉 Leu-Gln--(Ser 혹은 Ala)이고 '활성 자리, active site'가 cysteine인 '시스테인 프로테아제'이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PAXLOVID™, 성분명: 니트마트렐비르)는 이 3CL 프로테아제 저해제 약물이다. 프로테아제의 분해효소를 억제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저용량의 리토나비르(Ritonavir)와 함께 투여된다. 이 점이 굉장히 특이하다. 리토나비르는 에이즈(AIDS) 원인 바이러스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로 쓰인다.
 
그러나 여기서 리토나비르는 Cytochrome P450 3A4 저해제로 니르마트렐비르의 분해를 늦춰 효과를 더욱 높여 바이러스의 RNA 복제 및 바이러스성 단백질 합성을 차단한다. 전문적으로 표현하면 PK/PD를 위한 성분이다.

팍스로비드 패키지(package)는 3알이 들어있다. 분홍색인 니르마트렐비르 300mg(150mg 2정)과 흰색인 리토나비르 100mg 1정을 매일 2회(12시간 간격) 5일간 투여해야 한다.
 
렘데시비르의 병원체류 5일을 줄이는 것에 비해서는 팍스로비드는 당연히 게임체인저이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팍스로비드나 몰루피라비르가 코로나19 치유하는 약이 아니다. 단지 코로나19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이다. 화이자는 고위험군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3상 중간분석 결과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89% 감소했다. 머크는 50% 줄이는 작용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계속 오래 사용하는 항암제 내성 경험때문에 새로나온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에 듣지 않을 것을 염려한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팍스로비드(혹은 몰루피라비르)에 저항성을 가질 것 같지 않다. '3CLpro'가 단일 세대(one generation)에서 변화할 염려는 거의 없을 것 같다. HIV 치료제나 항암제가 그렇게 했던 것처럼 렘데시비르나 몰루피라비드와 함께 "cocktail"로 사용한다고 해도 저항성을 얻게될 찬스가 거의 없다.
 
팍스로비드의 장래가 밝은 것은 앞으로 수년 안에 다가올 다음 팬데믹 코로나바이러스의 공격에서도 같은 기전을 통하여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자 노릇을 충분히 할 것이다. 팍스로비드의 미래 아들이나 손자는 경구투여 용량이 줄어들 것이고, 일일 1회 복용의 편리성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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