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배진건 이노큐어테라푸틱스 수석부사장

오미크론 BA.1과 BA.2, 유전적으로 알파, 베타, 감마변이와 달라
"만성질환자의 장기간 감염은 면역회피 돌연변이 축적 초래

배진건 우정바이오우신클 심의단장
배진건 우정바이오우신클 심의단장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1월 26일 새 '우려변이(variant of concern)'의 이름을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으로 지정했다. WHO가 지금까지 그리스 알파벳으로 변이 이름을 지었고, '뮤'(μ·mu) 변이까지 지정한 상태여서 새로운 변이의 이름은 다음 글자인 '뉴'(ν·nu)로 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순서상 새로운 변이 이름을 '뉴'와 '크시'(ξ·xi)가 와야 하는데 이상하게 두 개를 건너뛰고 '오미크론'(ο·Omicron)으로 명명했다.
 
드디어 오미크론이 대한민국에서 겁나게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1월 31일 1만7079명에서 2월 1일 1만83441명, 2월 2일 2만269명이더니 2월 5일 토요일은 3만6362명, 6일은 일요일인 데도 3만8691명으로 놀라운 확진자 숫자를 생산해낸다. 엿새만에 확진자 수가 2.27배 증가한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월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국내 검출률이 1주 사이 50%에서 80%로 증가해 우세종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가운데 '스텔스 (Stealth)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계통 사례 6건도 국내에서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PCR 검사에서 다른 변이종과 잘 구별되지 않아 '스텔스 오미크론'이라고 불리는   'BA.2형'이 국내에서도 처음 발생한 것이다. 해외와 달리 현재 국내 유전자 증폭(PCR) 검사 체계에선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도 검출할 수 있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스텔스 오미크론’이 외국에서는 보이지 않는 비행기였지만 국내에서는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비행기가 되었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이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B.1.1.529) 계통(BA.1)의 세부 계통(BA.2)으로 덴마크와 영국, 인도 등에서 많이 검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통으로 분류한 두 변이가 확실히 다르기에 WHO가 BA.2를 새 '우려변이'의 구별하여 오미크론과 다르게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2월에 남아공에서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 BA.1과 BA.2가 아미노산 변이가 많아 비슷하기도 하지만 BA.2가 다른 변이와 확실하게 다르다. 그러기에 우려변이의 새 이름이 필요한 것이다.

만일 '우려변이'의 새로운 이름을 짓는다면 WHO는 무엇으로 이름을 지을까?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오미크론 다음 16번째 글자는 대문자는 Π, 소문자는 π이다. 그리스어로는 /piː/(피)로 발음하지만 영어에서는 /paɪː/(파이)로 발음한다. 필자의 성을 영어로 "Pai"로 표기하였기에 미국인들이 부르던 바로 그 '파이'이다.

지난 일요일 3만 8000명 이상 대한민국을 강타하여 깜짝 놀래긴 오미크론 BA.1의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 부분 가운데 최소한 30개 아미노산이 바뀌었고 3 군데의 결손(deletion)과 작은 한 곳의 삽입(insertion)이 존재한다. 특별히 30개 아미노산 변이 중에 15개가 수용체결합부위, ‘receptor binding domain (RBD)’의 상당히 많은 아미노산이다.

'B.1.1.529 Omicron BA.1' 아미노산 변화를 그대로 먼저 적어본다. A67V, del69-70, T95I, del142-144, Y145D, del211, L212I, ins214EPE, G339D, S371L, S373P, S375F, K417N, N440K, G446S, S477N, T478K, E484A, Q493R, G496S, Q498R, N501Y, Y505H, T547K, D614G, H655Y, N679K, P681H, N764K, D796Y, N856K, Q954H, N969K, L981F [RBD 내의 아미노산 변화는 bold type으로 적었고 BA.1과 BA.2 공통은 밑줄을 그었다.]

BA.2에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분 가운데 최소한 26개 아미노산이 바뀌었고 결손은 존재하지 않고 한 곳의 4개 아미노산 삽입이 있다. 26개 아미노산 변이 중에 마찬가지로 15개가 수용체결합부위(RBD)이다. ‘Omicron BA.2’ T19I, LPPA24-27S, G142D, V213G, G339D, S371F, S373P, T376A, D405N, R408S, K417N, N440K, S477N, T478K, E484A, Q493R, Q498R, N501Y, Y505H, D614G, H655Y, N679K, P681H, N764K, D796Y, Q954H, N969K 
글루타믹산(E)에서 라이신(K)으로 바뀌었다.

눈에 띄는 Omicron BA.2의 차이점은 알파변이와 BA.1에 존재하던 del69-70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결실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 변화를 통해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미크론 스파이크 단백질내 아미노산 3개(EPE 모티프)가 삽입되었기에 감기 바이러스와 혼종이 되어 감기화 되어 간다는 주장의 근거인 'ins214EPE' 삽입이 BA.2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오미크론 BA.2가 BA.1보다 더 감기처럼 약한 증상을 보이나? 2차원적인 단백질 순서로는 정말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문제이다.

코로나 감염자가 4만명에 육박한 상황이다. 최근 엿새 만에 감염 확진자 수는 2.27배 증가했다.
코로나 감염자가 4만명에 육박한 상황이다. 최근 엿새 만에 감염 확진자 수는 2.27배 증가했다.

다시 오미크론의 아미노산 변이로 돌아가면 오미크론은 무려 26개의 스파이크 아미노산 변이가 존재한다. 알파 특유의 4개, 베타의 6개, 감마의 8개 델타의 7개와 비교하면 숫자가 너무 많은 것에 중압감을 느낀다. 오미크론 BA.1과 BA.2에는 코로나19의 거의 첫 변이인 D614G뿐만 아니라 알파부터 델타변이의 특징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알파변이[B.1.1.7(501Y.V1)]는 스파이크 단백질 아미노산 치환 가운데 2군데가 특별하다. 첫째, N501Y는 우리 몸의 자물쇠인 ACE2와 직접 결합하는 부분이라 이 변이는 더 밀접하게 ACE2에 붙어 몸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는 P681H다. 이 변이는 바이러스가 인간세포로 침투하기위해 S-P이 잘리는 핵심역할 부위에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베타변이[B.1.351, 20H/501Y.V2]는 K417N, E484(K)A 2군데가 특별하다. E484K가 특별한 것은 음성 아미노산(E484)이 양성(K484)으로 확 바뀌었기에 'RBD' 도메인의 구조적인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은 E484A로 존재한다.

감마변이[P.1, B.1.1.28.1]는 K417N/T, E484K, H655Y가 대표적이다. 전염성이 강한 HIV나 에볼라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방식은 사람의 퓨린형 단백질분해효소(furin-like protease)를 이용하여 활성 상태로 변한다. 퓨린형 단백질 분해효소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motif (R/K)-(2X)n-(R/X)'를 자르면 바로 사람 세포의 엔도솜(endosome)과 결합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융합 단백질(fusion protein)과 연결되어 작동한다. 이런 퓨린형 단백질분해효소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H655Y가 감마변이에 존재한다.

델타변이[B.1.617.2, 21J]는 L452R, T478K가 존재하여 아미노산 charge가 확 바뀐다. P681H는 이미 알파 변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델타변이는 같은 위치에 있는 P681R이 존재한다.

더구나 오미크론에는 알파, 베타, 감마변이에 존재하던 N501Y와 새로 만들어진 Q498R도 함께 존재한다. N501Y와 Q498R 콤보(combination)는 바이러스 침투를 더 빠르게 할 가능성이 높다. N679K도 퓨린형 단백질분해효소에 염기성 아미노산을 더해 'polybasic'이 되어 스파이크 단백질을 자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미크론은 위에 언급한 모든 ‘우려변이’인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의 특성을 모두다 가진 것이다. 그러기에 델타변이보다 감염력이 최소한 3~4배 높다는 보고가 현실적인 'real world' 데이터가 되는 것이다. 

1월 31일 자 ‘ScienceInsider’ Health 부분에 'Sudden rise of more transmissible form of Omicron catches scientists by surprise'라는 기사가 실렸다. 지난해 12월 7일 오미크론이 온 세상을 지배할 때 BA.2 라는 연관된 변형이 알려졌다. 너무 BA.1 형이 지배하였기에 그 당시 BA.2는 미미하고 관심이 적었다. 그러나 8주가 지나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이제는 BA.2가 온 세상을 지배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무엇보다 덴마크 결과가 놀랍다. 1월 21에 새로운 코로나19의 65%가 BA.2였다. 덴마크 보건성은 지난달 말 BA.2의 감염력이 오미크론의 1.5배라고 발표했다. 다행히도 BA.2가 사람들을 더 아프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한다.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 수나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숫자가 확실히 줄었다. 그러기에 덴마크 정부는 확신에 차서 2월 1일 자로 거의 모든 팬데믹 규제를 풀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BA.2가 BA.1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현상을 꼬리가 길게 연장하고 있기에 기대보다 오미크론 유행이 더 장기화가 되는 것이다.

이미 BA.1이 백신으로 만들어진 항체 반응을 피한다는 보고가 나왔는데 BA.2는 백신 항체를 더 잘 피해간다는 것이다. BA.2는 기존의 다른 변이에 비해 백신 접종자와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확률이 높았다. 

왜 BA.2가 이제야 알려지고 기승을 부리는가? 아마도 'Out of Africa' 하는 시간이 좀 더 걸린 것뿐이다. 이제는 먼저 알려진 자매를 추월하는 일만 남아있다. 오미크론 BA.1과 BA.2가 유전적으로 다른 알파, 베타, 감마변이와 다른 것이 분명하다. 그러기에 '우려변이'의 새 이름이 필요한 것이다.
  

건강한 사람이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한 번 복제하면서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바이러스 자손에게 계속 전달될 수 있는 의미 있는 돌연변이가 확립되기 어렵다. 하지만 면역이 약화된 고령의 기저질환 환자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수개월 동안 복제를 거듭하면서 머무르며 계속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면역 체계가 약화된 만성질환자들의 장기간 감염은 면역회피 돌연변이의 축적을 빠르게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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