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를 받아 탄생한 신약(新藥)은 의약품 자격을 갖췄으되, 엄밀한 의미에서 미생이다. 임상시험 등 매우 제한된 조건을 만족시킨 신약은 의료현장에서 의사, 약사, 제약회사 관계자, 연구자, 환자들이 사용하면서 생산한 정보를 바탕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더 높여가며 명품 치료제로 완생되어 간다. 이 과정을 우리는 육약(育藥)이라 부르기로 한다. 육약을 향한 노력은 신약개발 못잖은 가치 있는 활동으로 제약바이오산업계 모든 관계자들의 인식 전환과 참여가 필요하다.

1. 프롤로그
2. 의약품은 제한된 조건 충족으로 태어난다
3. 약물감시 활동이 의약품 가치를 높이려면
4. 일반 마케팅과 제약 마케팅의 뚜렷한 차이
5. 의약품 데이터 생산부터 전달까지 책임지는 'MA'
6. 의약정보 전문 커뮤니케이터 'MSL'

의약품이 개발돼 의료진을 거쳐 최종 환자에게 복용되기까지, 제약사의 다양한 부서가 각자의 역할을 맡아 육약 과정에 참여한다. 가시적 성과를 통해 하이라이트되는 마케팅·영업부서와 달리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조용히 존재감을 과시하는 부서도 있다. 바로 MA(Medical Affairs)다. MA 부서에서 일하는 MSL(Medical Science Liaison)은 의료 현장과 제약회사의 일종의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의료계의 자사가 보유한 의약품의 임상적 가치에 대한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보고서 '주요국 보건산업 직업분석 및 유망직종 선정 연구'에 따르면, MSL은 단순 영업 인력이 아닌 전문 의료인력으로, 현장 의료인 및 의료계 전문가와 제약회사 사이의 소통창구 역할을 담당한다. 주요 역할은 △임상 자료 발굴 △교육 △학습(임상 연구비 확보) △의료진과 네트워킹 등을 포함한다.

MSL은 전문성과 관련 분야의 최신 연구와 신제품 정보를 한발 앞서 숙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꾸준한 연구와 학습이 병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확보한 정보와 지식은 전문가로서 자신들의 의견과 향후 주요 연구 방향을 현장 의료인 또는 교육기관에 정확하게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및 교육기관의 주요 의사결정권자가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하며, 이들과 관계(rapport)를 형성한다.

MSL은 회사 측의 정보를 의료 현장에 단순히 전달하는 역할에만 그치지 않는다. 의료 현장의 의견과 피드백을 제약회사에 전달해 의약품과 기타 서비스의 품질 개선을 지원하기도 한다. 또 각종 임상 정보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필요한 정보 전달의 기능도 수행한다.

이러한 글로벌 제약회사의 MSL은 제약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의사나 약사 면허를 소지하고 있거나, 생명과학 분야의 석사 학위 이상을 요구한다.

의학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의료진이 어떤 측면에 관심을 갖는지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MSL은 의료진의 의문점에 대해 균형잡히고 과학적인 답변을 즉각 전달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빠르게 제시하고 있다.

암젠 MSL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치료제의 기전, 효과, 안전성 프로파일, 이와 관련된 생물학적 지식을 더 많이 확보하도록 돕고, 치료제를 사용하는 데에 안정감을 느끼고 더 신뢰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암젠 MSL은 의학 심포지엄에서 외부 연자 선정 및 초청과 더불어 의학부에서 개발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논문 발행(publication) 업무에도 관여하고 있다. 또한 MSL은 관련 질환 치료에 있어서 의료진의 의견과 의학적 필요를 파악해 관련 데이터의 생성 및 임상 연구, 의학 커뮤니케이션 등의 회사의 전략 수립에 의료진 및 환자의 필요가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암젠은 본사에서 각 지사 의학부가 전문의들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암젠이 바이오의약품에서 리더십을 가진 만큼 인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용 및 원리를 100% 이해하고 의학적 커뮤니케이션을 이끌 수 있도록 전세계 암젠 의학부 및 MSL을 위해 다양한 교육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사내 교육을 통해 MSL은 빠르게 업데이트되는 수많은 의학 정보를 정확히 숙지해 회사 내 관련 부서나 연구자 및 의료진에게 새로운 질환 정보와 임상 데이터를 설명하고, 교육한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MSL은 의학부(MA) 팀 소속이다. 회사에서 집중하고 있는 대사질환,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 항암 분야에서의 업무를 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 의학부는 약물의 전 주기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팀으로 구성돼 있어, MA 외의 팀과 협업할 수 있는 열린 환경을 제공한다.

최근 다양해진 디지털 및 비대면 채널을 수용하여 대면 외에도 비대면 의학 프로그램과 화상 회의 등을 활용하여 보건의료전문가와의 관계를 다방면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또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다른 질환 담당팀으로의 이동 혹은 아시아 국가간의 MSL exchange program 참여를 독려하는 등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신소영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의학부 부사장은 "MSL은 의학적·과학적 정보를 보건의료전문가에게 제공할 뿐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 보건의료전문가들의 경험과 환자 치료에 대한 고견을 회사에 전달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신 부사장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의학 업계에서 혁신적인 치료와 치료의 개별화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보건의료전문가들은 복잡하고 급변하는 의료환경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선별된 의학정보를 듣고자 하는 니즈가 더 높아진다고 사료되며, 이러한 환경에서 MSL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다케다제약의 MSL은 의료 전문가들을 통해 전달받은 미충족 수요 해결에 자사의 치료제가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사업부와 논의하고, 필요한 근거 자료를 생성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역할의 일환으로 한국다케다제약에서 MSL은 의료 전문가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치료제 관련 핵심 전략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연구 개발 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의료 윤리 관련 규제와 법규에 맞춰 학술 자료 및 전문 지식들을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내·외부 관계자들에게 전달, 교육하고, 학술적 조언까지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장현아 한국다케다제약의 총괄은 "한국다케다제약에서 MSL은 국내외 의료 전문가와 회사, 본사와 한국을 연결(Liaison)하고 설득하는 의학적 소통 전문가(Medical Scientific Communication Expert)"라며 "최근 종양, 소화기질환, 희귀유전질환, 혈우병 등 스페셜티 케어에 집중한 한국다케다제약에서 의학적 전략 수립과 실행, 최신 의학정보의 전달 뿐만 아니라 주요 파이프라인의 장기적 전략 수립에 있어서도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아트리스의 MSL 조직은 △치료영역(TA) Medical △디지털(Digital) Medical으로 나뉜다. TA Medical은 각 담당자가 담당하고 있는 TA(Therapeutic Area)에 따라 제품 관련해 의학부 차원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끄는 역할을 한다. Digital Medical은 M2M Link(엠투엠링크)를 통해 온라인으로 고객들과 의약학 정보 및 최신 지견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비아트리스 MSL 조직은 영업과 마케팅 부서 차원의 프로젝트에 대해 협업 및 지원하는 일반적인 역할 외에도, 의학부 독자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끌어 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M2M Link(엠투엠링크), M2M Forum(엠투엠포럼) 및 MediDocLink(메디닥링크) 등 다양한 디지털 프로젝트를 통해 의료진 선생님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편리하게 최신 의약학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주력하고 있다. 

GSK는 데이터 기반으로 전세계 MSL의 업무를 나라별로 객관적으로 분석해 각국의 사례를 공유하며, 비교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각 TA별로 전문가분들 그리고 학계의 주요 이슈 및 의견을 교류하는 시간과 정기적인 교육일정을 통해 업무의 전문성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과정을 거친다.

GSK MSL은 메디컬 소속이긴 하나 각 TA의 Commercial 팀에 2주에 한번씩 스터디 미팅을 통해 데이터에 대한 정보와 최신 지견을 전해 영업부 직원들이 필드에서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반대로 현장(Field)에서 목표(objection)이나 통찰력(insight)을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도 갖는다.

특히 최근에는 학술적 요구나 문의가 있는 주요의료진(HCP)에게 신속한 개별 방문 또는 온라인 라이브(Live) 채널을 통해서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맞춰서 Live MSL이란 플랫폼으로, 비 대면 화상채팅으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GSK 학술부 MSL 조직은 새로운 학술 정보를 고객에게 신속히 전달하고 그들의 의견과 조언을 모아 공유한다. 회사 내부에서 마케팅과 영업부와 협력을 통해 전략 수립 및 문제 해결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협업에 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