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환자와 만나다]
메르켈세포암 환우들에게는 아직 닿긴 어려운 바벤시오

“아벨루맙(바벤시오)의 임상 데이터는 메르켈세포암에서 매우 좋은 편이에요. 그 동안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약제 자체가 없었거든요. 특히 희귀암의 경우 임상 데이터가 확실하다면, 보험을 안 해 줄 이유가 없어요. 면역항암제의 경우 저희들끼리 흔히 돈이 부작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환자들의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급여 필요성이 충분히 필요한 약제라고 봅니다.”
바벤시오 처방 경험이 있는 박상곤 조선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바벤시오의 급여 필요성에 대해서 히트뉴스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옵디보(니볼루맙),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과 같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약물도 해결하지 못한 메르켈세포암에서 유의미한 성적표를 낸 바벤시오(아벨루맙). 바벤시오가 나오기 이전까지 메르켈세포암에서 기존 항암 화학요법의 3년 무진행생존기간(PFS)은 0%였다. 이런 치료 환경에서 바벤시오가 나오면서 3년 PFS가 21%까지 늘어났다.
국내에서 약 60~70명의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메르켈세포암은 예후가 좋지 못 하다. 조 교수는 "메르켈세포암은 전이와 재발이 잦은 편으로, 보통 피부암과 다르게 공격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같은 피부암에 속하는 흑색종 대비 치명률이 3~5배 높은 편이고, 전이가 일어나면 평균 생존기간은 10개월로, 거의 치료가 불가능한 악성 질병이기 때문에,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빠른 진단과 조기 치료가 필수다.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해 3월 허가를 받았지만, 메르켈세포암 환자들이 바벤시오를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 유통과 판매를 맡고 있는 머크와 화이자는 바벤시오 급여를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다. 현재 회사 측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넘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이 진행 중으로 이번달 안으로 협상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메르켈세포암과 같이 환자 수가 적은 경우, 일반적인 신약평가에서 수행하는 수준의 근거를 창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희귀질환 치료제 전반이 갖는 어려움으로, 실제로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위험분담제(RSA)와 경제성평가 면제 제도 모두에서 소외받는 양상을 보인다.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정책에서 소외를 받고 있지만, 정작 희귀질환의 경우 3대 중증질환인 암, 심장질환, 뇌 질환과 달리 사보험이 전무해 환자들이 국가건강보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희귀질환 환자들의 보장성 강화와 신속한 신약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제약회사 관계자는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허가나 급여 문제로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희귀질환에 있어서, '경제성' 논리 아래 다른 질환과 같은 기준으로 치료제 접근성을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