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한계 분명, 리스크 분산을 통한 연구ㆍ개발 방안 구상해야

일동제약 서진식 부사장

일동제약 서진식 부사장이 신약개발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전임상 개념검증(POC) 단계에 집중할 새로운 펀딩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 단계 중 비용 투자가 수직상승하는 임상 2상 진입 전 성공 가능성을 판가름 한다는 새 패러다임인 'Quick win, fast fail' 전략 효율을 증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펀딩 모델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산하 기관인 K-BD Group(제약ㆍ바이오 사업개발연구회)가 주관, 28일 삼정호텔에서 열린 '2020년도 제1회 제약ㆍ바이오기업 오픈이노베이션 포럼' 중 '오픈이노베이션 모델 및 기회 /리스크세어링 전략소개' 연자로 나선 서 부사장은 일동제약의 신약개발 전략과 목표 및 국내 신약개발 시장에 필요한 펀딩 모델을 제시했다.

서 부사장은 "임상에 진입한 물질이 신약이 될 가능성을 넉넉히 10% 정도로 본다면 전임상 중 POC 연구 단계까지 성공률은 20%로 볼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POC 연구 하나의 비용을 200억 원 정도로 잡는다면 최소 기술수출을 바라볼 수 있는 단계까지 단독으로 이끌어 가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어떤 국내 회사도 힘든 의사결정일 것"이라며 "우리는 이 같은 POC 과제들을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그는 국내 펀딩 모델이 POC부분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비용 폭이 커지는 임상 돌입 전까지 투자를 확대해 성공 가능성 높은 물질 도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서 부사장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펀딩 모델을 제시했는데, POC 연구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독일 TVM을 사례로 들었다.

그에 따르면 TVM의 투자 방식은 POC 연구 당 하나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연구비 전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20% 성공률을 가진 POC 연구과제 5개를 확보한다면 계산상으로는 충분한 규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0개 정도 POC 연구에 투자 가능한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내 VC가 투자를 하는 방식은 가능성 있는 물질 한 두 개에 치중되는데 이는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일동제약 최성구 연구소장

서 부사장의 뒤를 이어 '오픈이노베이션 모델 및 기회 /리스크쉐어링 아이템 소개'에 나선 일동제약 최성구 연구소장은 일동의 R&D 모델로 '3P'를 언급했다.

3P는 ▲High Probability, ▲High Pace, ▲High Productivity의 약자로, 가능성과 속도, 생산성을 의미한다.

그는 속도에 대해 "우리는 복잡하고 어려운 일, 타겟을 해결하는데 시간을 쓰지 않을 것"이라며 "간단하고 증명돼 있으며, 과학적 측면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을 보면 Bispecific antibody에는 환호성을 보내지만, Bispecific small molecule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다"로 털어놨다.

물질 발굴에 대한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Bispecific small molecule이 Bispecific antibody보다 나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대사질환, 암 등 광범위한 치료제에 집중하거나 희귀질환 치료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꼽은 것은 속도다.

일동제약의 신약 개발 전략은 후보물질을 1~2년 안에 IND(임상시험 계획 승인) 까지 만들어 둔다는 것이다.

그는 "논의 과정에서 판단을 미루게 되면 연구는 끝난다"며 "이어달리기를 생각해 보면, 바통 터치 과정에서 멈추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그는 글로벌 제약사에 컨펌 경력이 있는 회사와의 연계도 중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단순히 문장력만을 놓고 보더라도 전문적인 경험이 있는 회사의 페이퍼가 내포하고 있는 전문성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미였다.

최 연구소장은 이 같은 과정 짧은 주기 반복을 통해 주력 물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높은 생산성도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타켓을 잡으면 파생되는 특허가 4~5개가 되도록 설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일동제약 주력 물질에 대한 보편적인 물음에 대해서는 "우리 연구는 아직 주력 물질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며 "눈앞에 보이는 후보물질을 그냥 보낼 수는 없으며, 가능성이 보이면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일동제약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 7개가 내년 중 IND를 진행, 1상에 진입하고 2022년에는 4개가 추가된다"며 "총 29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로 5~6개의 부속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제약산업기술거래센터 2020년도 사업운영 계획 브리핑(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제 상무) ▲탄닌산을 포함하는 심장 표적화제(KAIST 이해신 교수) ▲신규 디스토니아 치료용 역학적 조성물(KAIST 김대수 교수) 등 세션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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