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12억4800만달러 기록, 큰 격차로 1위
입랜스·버제니오 국내 급여 진입 위해 시동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글로벌 시장에서 화이자제약의 입랜스가 굳건히 선두를 유지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릴리의 버제니오와 노바티스의 키스칼리가 시장 2위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각 회사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매출을 살펴보면, 입랜스(팔보시클립) 12억4800만달러(약 1조5206억원),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 1억8800만달러(약 2290억원), 키스칼리(리보시클립) 1억6100만달(약 1961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출처=각 사 분기보고서]
[출처=각 사 분기보고서]

가장 먼저 출시된 입랜스가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서 두 약제와 비교해 큰 차이로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버제니오와 키스칼리 모두 큰 폭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2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입랜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3000만달러(약1조3769억원)대비 약 10% 가량 증가했다.

버제니오는 가장 늦게 시장에 출시됐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억940만달러(약1333억원)보다 약 72% 성장했다.

2017년 3월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 버제니오보다 먼저 진입한 키스칼리는 올해 1분기 매출이 버제니오보다 낮았으나 빠르게 추격하게 있다. 지난해 1분기 매출 9100만달러와 비교해 약 76% 증가하며, 세 품목 중 가장 큰 성장률을 보였다.

이처럼 올해 1분기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입랜스와 버제니오 글로벌 매출 격차는 10배 이상 차이가 나 당분간 입랜스 독주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버제니오와 키스칼리의 2위 싸움은 앞으로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양상은 국내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2018년까지 보험청구액(EDI) 1000대 품목과 2019년까지 원외처방실적(UBIST)에는 입랜스만 유일하게 처방 실적이 집계됐는데, 2018년 입랜스 EDI 청구액은 206억원, 2019년 원외처방실적은 342억원이다.

임석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열린 키스칼리 온라인 미디어세션에서 세 약제의 임상적 유용성과 관련해 "입랜스의 경우 가장 먼저 나온 약제로 처방 경험이 축적된 약제이고, 키스칼리는 입랜스와 기전이 유사한 약물"이라며 "버제니오 역시 좋은 약제이긴 하지만 일부 독성 부작용에 대해 주의해 처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계방향)릴리의 버제니오, 노바티스의 키스칼리, 화이자의 입랜스
(시계방향)릴리의 버제니오, 노바티스의 키스칼리, 화이자의 입랜스

세 약제가 보다 활발하게 국내에서 처방되기 위해선 보험급여 여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입랜스와 버제니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로부터 급여 적정성 판정을 받았다. 두 약제는 HER2 음성 유방암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슬로덱스(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을 주 적응증으로 위험분담계약제(RSA) 등재 절차를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의 협상 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60일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상에 돌입한다.

국내 시장에 가장 늦게 도입된 키스칼리 역시 지난 1월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열린 키스칼리 온라인 미디어세션에서 "보험 급여를 통해 최대한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이성 유방암은 가장 후기 단계인 4기를 지칭하며, 주로 뇌, 폐, 뼈, 간 등 다른 장기로 퍼져 전이가 되면 완치보다 암의 진행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적절한 통증 관리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시키는 전략으로 그동안 치료돼 왔다.

국내 유방암 환자 중 전이성 유방암으로 최초 진단을 받은 여성은 5% 미만이지만 유방암 초기 진단 및 조기 치료를 받은 국내 여성의 40%는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방암 조기 치료를 받고 나서도 첫 진단 이후 5~10년 이후 전이성 유방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이성 유방암에서 호르몬 치료법 외엔 혁신적인 신약이 없는 상황에서 CDK4/6 억제 기전을 가진 입랜스가 지난 2015년 미국 FDA로부터 혁신적치료제로 인정돼 신속심사 과정을 거쳐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후 국내에는 2016년에 출시됐다. 같은 기전의 약물인 버제니오는 지난해 5월, 키스칼리는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출시됐다.

치료효과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CDK 4/6 억제제가 등장하며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등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전이성/진행성 HR+/HER2- 유방암 치료에 ▲CDK 4/6 억제제와 기존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요법 ▲CDK 4/6 억제제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을 최우선으로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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