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디클렉틴' 시판 30여년 만에 2015년, 국내 상륙
병·의원, 임산부에 "안전성 · 약효 알려야"… '저출산'은 고민

임신부 입덧치료제 시장이 다 품목 경쟁체제로 바뀌게 됐다.

2017년 시판 시 오리지널 약물인 현대약품의 '디클렉틴장용정'은 국내 최초로 임산부 입덧을 조절하는 약물로 주목받았다.

의학계와 제약사 모두 "입덧은 치료해야 한다"고 알리던 상황에서 최근 성호르몬제 수탁사업을 하는 지엘파마가 디클렉틴 제네릭 생산에 나서며 시장을 키우고 나선 것이다.

기존 제네릭을 가졌던 휴온스와 경동제약은 물론 신규 진입 업체 등 시장에서 입덧치료제 경쟁이 예고됐다. 

'디클렉틴'은 현대약품이 캐나다 제약사 뒤세네(Duchesnay)와 라이센스, 공급계약을 맺고 국내 도입한 약물이다. 2015년 11월 품목허가를 받았다.

현대약품 입덧치료제디클렉틴장용정
현대약품 입덧치료제
디클렉틴장용정

비타민B6의 일종인 '피리독신염산염'과 항히스타민제 성분 '독실아민숙신산염'이 주성분으로 보존적 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임부의 구역 및 구토 조절에 쓰인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3300만 명 이상의 임산부가 복용해 온 보편적인 약물이다. FDA(미 식품의약국)에 안전성 약물 'A등급'을 받았었는데 임산부가 실제 복용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지난 2013년 FDA에 안전성을 입증받아 우려를 씻어냈다.

현대약품은 지난 2016년 9월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할 당시 1억원 가량 처방됐지만, 2018년 50억 원, 2019년 48억 원으로 오르며 성장했다. 안전한 데다 복용 후 약효가 좋다는 게 전문의들은 물론, 예비 맘들의 의견이다.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제네릭이 잇따라 등장했다. 먼저 휴온스는 2017년 5월 동일성분 제제 '아미렉틴장용정'을 허가받고 시판 중이다. 현재 보령바이오파마가 영업·마케팅을 전담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제대혈 은행과 산모영양제 등 산부인과 치료제 사업도 병행하며 아미렉틴 판매에 나섰다. 이로써 2018년 3억 원에서 2019년 6억8000여 만원의 처방 실적을 거두며 118.25% 올랐다. 뒤이어 2018년 11월 경동제약은 '디크라민장용정'을 허가받고 시판했다. 오리지널 '디클렉틴장용정'과 이름이 흡사하다.

이와 관련, 현대약품은 2018년 휴온스가 디클렉틴의 제제특허(특허명 : 신속발현제제, 2021년 6월 21일 만료예정, 등록권리자 : 뒤세네)를 침해해 아미렉틴을 시판하고 있다며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었다.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휴온스는 그해 7월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 심판을 제기했고, 침해소송 결과 전에 2019년 5월 무효심판 청구성립 심결을 받아냈다. 단기 리스크는 줄었지만, 향후 분쟁이 빚어질 소지는 있다. 

지엘팜텍과
지엘파마의 로고

이 같은 추세에 성호르몬제 수탁사업을 하는 지엘파마는 시장상황을 검토해 위탁업체를 이끌고 뛰어들었다. 지엘파마는 지난 2월 '파렌스장용정'을, 신풍제약은 3일 '디너지아장용정', 메디톡스는 7일 '이지모닝장용정'을 허가받았다. 두 업체는 모두 지엘파마에 생산을 맡겼다. 총 네 곳인데 다른 두 곳은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지엘파마는 성호르몬제 생산라인 설비와 품질관리 시스템을 보강해 수입하던 피임제 등 성호르몬제 CMO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8개 상당의 호르몬제 수탁생산에 나서며 외형을 키우겠다는 의지다.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경쟁을 앞두고 학계와 업계 관계자는 "다만, 디클렉틴의 약효는 드라마틱 했다. 직접 임상시험을 해 FDA에도 입증받을 만큼, 안전하고 효과 면에서도 좋다"며 "안전성을 임상데이터로 확립했다는 게 디클렉틴만의 강점"이라고 했다.

임신·수유 정보를 상담·서비스하는 비영리사단법인 한국마더세이프센터가 지난 2015년 제일병원 등 전국 4개 거점병원을 방문한 임산부 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약 80%가 입덧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10%는 출산 시까지 입덧이 이어진다. 임산부가 우울증을 겪는 이유로 입덧이 주요하게 꼽히기도 한다. 임산부는 임신 4주부터 6주, 9주까지 입덧을 하는 추이를 보인다. 간혹 16주까지 지속할 수 있는데 일부 임산부에게는 입덧이 출산 때까지 이어진다. "입덧이 심한 산모"가 되는 것.

입덧이 심하면 체중감소와 전해질 불균형으로 임산부와 태아가 위험해질 수 있다. 임산부는 증상이 악화돼 영양·정신신경계 등에 장애가 나타나는 '임신 오조증'이, 태아에게는 조기 사망과 저체중화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학계는 입덧을 질병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한정열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한국마더세이프센터장)는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그 80%의 입덧 경험자 중 입원치료까지 해야 할 임산부는 5%, 약물치료가 필요한 임산부는 10~20%로 추산된다"며 "디클렉틴이 없었을 때는 입원시켜 치료해야 했다. 디클렉틴 덕분에 입원시킬 환자가 줄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출생아가 연 30만 명이라면 입덧치료제는 3~6만 건이 1년에 처방될 것 같다"며 "입덧을 경험하는 모든 임산부에게 입덧치료제를 권할 필요는 없다. 개개인에 따라 양상이 다르다. 일상 생활하기 어렵고 건강상태마저 좋지 않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복용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임흥순 현대약품 디클렉틴 PM(병원마케팅팀장)도 히트뉴스와 인터뷰에서 "임산부가 믿고 복용할 수 있는 안전성과 효능은 자부한다. 입덧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을 꾸준히 알리겠다"고 했다.

아울러 입덧치료제 시장은 몇 년간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약품을 비롯한 제네릭사들이 산부인과 병·의원을 비롯 임산부에 입덧치료제의 복용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 있어서다. 실제 디클렉틴과 아미렉틴 등 선두 품목 처방실적이 점진적으로 올랐다.

단, 저출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장 내 업체가 많아 감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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