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38.5% 성장, 지난해 1489억원(IQVIA) 실적 달성
리피로우 9%, 아토르바 6.1%, 리피논 3.5% 점유
출시 21주년을 맞는 한국화이자제약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정(아토르바스타틴)이 지난해 1489억원의 처방 실적을 달성하며 '리피토 효과'(Lipitor Effect)를 과시했다.
'리피토 효과'란, 특허 만료로 제네릭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오리지널 처방 규모가 떨어지는 일반 현상과 달리, 처방 규모가 오히려 커지는 이례적 현상을 의미한다.
17일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리피토는 2008년 6월 특허만료 이후 수십여개 제네릭이 출시됐지만, 처방액은 매년 조금씩 늘어나 2015년 1075억원, 2016년 1232억원, 2017년 1316억원, 2018년 1372억원, 2019년 1489억원으로 최근 5년간 38.5%나 성장했다.
제네릭을 포함한 아토르바스타틴 시장 규모는 2016년 3374억원, 2017년 3495억원, 2018년 3579억원, 2019년 3653억원으로 매년 2~3%대 소폭 증가하고 있었다. 이 시장에서 리피토는 2016년 36.5%, 2017년 37.7%, 2018년 38.3%, 2019년 40.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후발약제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또다른 의약품 실적 관련 데이터인 EDI 데이터를 기준으로 봐도 리피토의 성장세는 확연히 드러났다.
지난해 상반기 건강보험 청구액(EDI) 상위 1000위 안에 드는 아토르바스타틴(10mg 기준)은 △리피토 △리피로우 △아토르바 △리피논 △휴텍스 아토르바스타틴 △리피원 △아토르반 △뉴스타틴A △리피스톱 △대웅바이오 아토르바스타틴 △아리토 △리포액틴 △아토렌 △토바스트 △토바스틴 △휴온스 아토르바스타틴 등 총 16개다.
EDI 데이터상에 나타난 상반기까지 성과를 단순 배수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청구실적을 추정한 결과,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품목은 리피토 10mg(1056억원), 리피로우 10mg(322억원), 아토르바 10mg(234억원), 리피논 10mg(116억원) 4품목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약제 성장률을 추정해보면 △5년간 리피토와 리피로우는 38.6%·21.1% 성장했고, 아토르바와 리피논은 4.1%·35.2% 역성장했다. △1년간 성장률의 경우 4.7% 성장한 리피토를 제외하고 3품목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리피토 사례처럼 특허만료된 의약품이 오히려 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약가 경쟁력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특허 기간이 종료되면 오리지널 약가의 10~20%에 불과한 제네릭이 등장하므로, 오리지널이 제네릭과 겨루기 위해서는 약가를 무려 80~90%까지 인하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는 특허만료 의약품의 53.3% 수준이다. 오리지널 약가는 제네릭 등재와 함께 30% 인하되며, 이후 1년이 지나면 제네릭 가격과 동일해진다. 같은 가격에서 오리지널을 선호하는 경향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한편, 한국유니온제약 아토르반의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유비스트 데이터 기준 21억원으로 다소 저조한 수치를 보인 반면, EDI·아이큐비아 데이터상에서는 84억원(10mg 기준)·69억원의 실적이 집계됐다.
유비스트 데이터는 유비케어에서 제공하는 약국 처방 급여의약품 청구 데이터로, 모든 약국이 조사 대상이 아니어서 완벽한 매출 자료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 아이큐비아 데이터는 3000여개 지역별 약국·병의원·도매업체 등의 패널을 기반으로 한 약품 유통 데이터로, 제약사에서 자체 도매상을 활용할 경우 매출 추이를 파악하기 힘들다.
이들 데이터와 달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EDI 데이터는 실제 청구액이므로 가장 신뢰할 만한 자료로 분석된다. 실제 많은 제약사에서 영업사원 실적 평가 지표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청구액(EDI)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EDI 데이터는 병의원·약국·보건소 등 요양기관과 심사평가원간 상호 교환되는 각종 문서를 전자문서로 표준화한 자료다. 실제 청구액이므로 가장 신뢰할 만한 자료인 동시에, 실제로 많은 제약사에서 영업사원 실적 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아이큐비아(IQVIA)는?
글로벌 컨설팅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 한국지사에서 제공하는 약품 유통 데이터로, 3000여개 지역별 약국·병의원·도매업체 등을 패널로 두고 있다. 아이큐비아 데이터 중 가장 기본으로 활용되는 약국 공급 데이터(KPA)는 도매 자료를 바탕으로 약국에 공급되는 의약품 가격을 수치화한 것이다. KPA에는 약물 종류·투약일수·발매 소스·분기별 공급내역이 함께 제공된다.
원외처방 데이터(유비스트)는?
민간 요양기관 서비스업체 유비케어에서 제공하는 약국 처방 급여의약품 청구 데이터다. 유비케어의 약국경영 프로그램 '유팜시스템'을 사용하는 고객 중 대표약사 동의를 얻은 3000여개 패널을 통해 처방조제 데이터를 가공해서 제약사나 조사기관에 매달 제공한다. 유비스트 자료는 병의원에서 얼마나 병용 처방을 하는지 살펴볼 수 있고, 환자 트랙킹도 가능하므로 기업 마케팅에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