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스크안사기 운동을 지지한다

코로나19 과몰입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은 과학적 설득 뿐이다. 신종 바이러스라는 과잉공포에 갖힌 국민들을 위무하는 것으로부터 출구전략을 모색할 때이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요원한 일이 아니고, 일정 시간만 충족하면 분명히 해결되는 일이다. 그때가 되면 코로나19 역시 기지(旣知)의 바이러스에 불과해진다. 집중관리의 타깃을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에 맞추고 사회적 거리두기나 손씻기 같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방역의 초점을 옮기는 것이 옳다. 다행히 우리 사회의 성숙함은 다음 단계 방역으로의 이행에 힘을 보태는 듯 하다.

마스크 공급문제가 연일 언론의 뭇매를 맞는 가운데 슬며시 일어난 ‘마스크안사기’ 운동이 눈에 띈다. 맹목적 공포로부터 공포의 합리성을 가려보려는 시민들의 이성이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하루 최대 1천만장 생산으로 5천만이 버터야 한다면 그 불편함은 공평하게 나눠질 수 밖에 없다. 이 틈새를 정치적 수사들이 끼어들게 방관해서는 안된다. 코로나19를 앞두고 벌어지는 갑론을박의 방향성은 과학적 설득으로 바로 세워야 한다. 시민들의 합리적 지성이 눈뜨기 시작한 이 때를 방역의 변곡점으로 삼아야 한다.

마스크가 있으면 좋겠지만 마스크가 없다고 코로나19에 무방비인 것은 아니다.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마스크 사용 일반원칙은 ▶감염의심자와 접촉 등 감염위험성이 있는 경우와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에 한해 보건용 마스크 사용을 권고했다. 또 혼잡도 낮은 야외, 가정내, 개별공간은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증상(특히 기침)이 있거나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을 돌보는 경우에만 착용하라고 했고 이외의 경우는 낭비라고 봤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를 포함한 호흡기질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안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으며 의료 전문가가 권장하는 경우에만 착용할 것을 주문했다.

과학적 지침에 시민들이 반응하고 있다. 마스크안사기 운동은 어려움을 나눔으로 극복했던 우리의 DNA와 과학적 합리성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위무정책에 가려졌던 ‘과학적 대응’에도 방역당국이 힘을 실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가 기지의 바이러스가 되면, 또다른 신종이 나타날 것이다. 국가 방역시스템의 성패는 질병에 대처하는 시민들의 과학적 인식이 크게 좌우한다. 이른 감은 있지만, 코로나19 다음까지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방역은 정부당국과 시민의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과학적 캠페인에 방역당국이 힘을 실어야 하는 이유이다.

*출처=식약처, 질병관리본부.
*출처=식약처, 질병관리본부.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