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스크 사용 억제 대책의 필요성

박능후 복지부장관의 실언 탓에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지적이 묻힌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의료진들이) 좀 더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어서 부족함을 느낀 것이라는 박 장관의 실언이 윤 의원이 제기한 마스크 사용 억제 대책의 필요성을 일거에 덮어 버렸다.

의사 출신인 윤 의원은 지난 12일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입자 크기가 300나노 이상인 비말 보다 100~160 나노인 에어로졸 형태일 때 전파되기 쉽다 ▶300나노 이상을 94% 걸러주는 KF94 마스크를 전 국민이 착용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등을 따져 물었다. 사용법도 정확지 않은 KF94 마스크를 사기 위해 국민들은 추위에 줄을 서는 고생을 하고 정작 필요한 의료진은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마스크 사용 억제 대책을 윤 의원은 주문했다.

마스크 생산 확대와 원활하고 공정한 배분, KF90→KF80 전환 등을 통해 국민들의 마스크 구매 및 사용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총력태세를 감안할 때, 윤 의원이 주장한 마스크 사용 억제 대책은 과학적 토대 위에서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건강 및 생활환경별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과 사용해야 하는 마스크의 종류에 대한 과학적 기준을 세워 국민들을 설득함으로써 가뜩이나 수량이 부족하다는 마스크가 적재적소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들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지, 면 마스크의 유용성은 어디까인지 등을 두고서도 전문가들 마다 다른 입장을 내놓아 혼란스럽다. 정부가 발표한 마스크 사용 일반원칙과 의사협회가 최근 내놓은 지침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건강한 일반인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이런 혼선들을 정리해 과학적 생활지침을 내놓는 것에서부터 방역은 출발해야 한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마스크 사용법을 내놓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사협회 마스크 권고안.
의사협회 마스크 권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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