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들, 업무부담 우려..."그러나 약국 역할은 다하자"
5일 정부 마스크 수급안정 대책에 공적판매처 약국은 심난

오늘(6일)부터 공적마스크를 소비자 1명에게 주당 2개씩 한정 판매하되, 중복구매까지 확인해야 하는 약국들은 5일 의견을 묻자 "두렵다"고 밝혔다.

특히 9일부터 출생년도 끝자리에 맞춰 요일별 마스크 5부제 판매까지 시행되면 약국 행정업무 부담은 물론 소비자와 마찰까지 예측불가한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고도 했다.  

인천의 A 약사는 "공적마스크를 판매하기 전에 비장한 마음을 먹고 시작해야겠지만 판매를 마치고나면 기진맥진할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구매한도 제한과 중복구매 방지는 필요하기 때문에 '공적수고'를 감수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공평한 마스크 보급을 위한 3대 구매원칙 (사진출처=기획재정부 경제e야기)
공평한 마스크 보급을 위한 3대 구매원칙 (사진출처=기획재정부 경제e야기)

서울 강남구 B 약사는 "대만이 이렇게 운영한다. 사재기를 막고 적정 공급을 위한 자구책"이라며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신분증 받아 입력하고, 확인해 판매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소비자는 불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에상했다.

1인 2매 구입제한과 확인 과정 지체 등으로 소비자들이 약국에게 항의하거나 불만을 제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면서도 약국의 공적 행위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공존하는 것이다.
 
경기지역 C 약사는 "(일이) 급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그저 차질없기를 바랄 뿐이다. 매일 수 백명이 공적마스크가 있냐고 문의를 한다. 전국 약국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졌을 것"이라면서도 "약국과 약사의 사회적 역할을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B 약사는 "심평원 업무포털은 벌써부터 접속 대기시간이 길었다. 오늘부터 시행인데 시스템에 과부화가 걸리거나 마비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언급했다.

전북 D 약사는 "신분 확인과 입력절차는 약국에게 업무부담이다. 전국 2만여 약국 중 1약사 1직원 혹은 나홀로 약국이 절반이다. 직원이 있는 약국이라면 그나마 낫겠지만 1인 약국에게는 죽음같은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E 약사는 "그간 물량이 없고, 중복구매를 막을 수 없었고,왜 마스크가 없냐고 항의하는데 대해 응대하느라 힘이 들었다"고 말하고 "약사들은 마스크가 원활히 공급되고 공평하게 배분될 수 있다면 시스템에 대한 업무 부담은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른 경기 지역 F 약사는 "공적마스크 100장이 5분이면 다 팔리는 등 현재 업무가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중복구매를 막고 5부제를 시행하는 개념엔 찬성한다. 업무는 늘지만 공평 배분할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둔다"며 "막연히 공급량을 늘리기보다 공급량과 공적 판매처를 같이 늘리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서울 지역 G 약사는 "전국 약국에 적은 양의 공적마스크만 주는데 이것으로 대란을 해결할 수 없다.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지 못한 때문이다. 마스크 공급에 대해서도 아직 믿지 못한다"며 "장기적으로 공급량이 계속 늘어나야 안심하는 국민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마스크 구매 원칙'에 대한 시행시기와 구매절차 안내 (사진출처=기획재정부 경제e야기)
'마스크 구매 원칙'에 대한 시행시기와 구매절차 안내 (사진출처=기획재정부 경제e야기)

일선 약국들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는 대한약사회는 부담을 감수하며 직능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발휘해 국가 위기 극복에 힘쓰자는 입장이다.

김동근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중복구매 확인시스템의 접속 불안, 업무 가중 우려에 대해 "심평원과 협의 후 확인 · 입력 과정을 간소화했다. 평상시 하던 것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내 주길 바란다. 정부가 홍보를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라 약국은 전문성을 발휘하면 된다"고 밝혔다.

5일 정부 공적마스크 수급안정화 대책에 따르면 약국은 9일부터 요일별 5부제가 시행되는데따라 출생년도 끝자리 기준으로 ▶월요일 1, 6 ▶화요일 2, 7 ▶수요일 3, 8 ▶목요일 4, 9 ▶금요일 5, 0에 맞춰 판매하면된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주중 구매하지 않는 사람에 한해 마스크를 판매하면 된다.

특히 구매자의 중복구매를 막기 위해 신분증을 받아 주민번호를 확인해야 하고 심평원 요양기관업무포털에 이를 입력, 구매이력을 알아봐야 한다. 신분증이 없으면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다.
 
정부와 대한약사회는 이 원칙이 시행, 안착되면 종전과 같은 구매 대기행렬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판매가로 인한 약국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공적판매처와 판매가격은 동일하게 1500원으로 조정했다.

추후 조달청이 마스크 생산업체에 직접 일괄구매하는 만큼 공급은 안정화되며 약국 공급량은 일일 560만 개로 확대된다.

다만, 중복구매 확인 시스템은 약국 업무를 가중시킨다는 게 약국가의 여론. 시행 첫 날인데다 수급난에 대한 국민들 불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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