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균주 훔쳤다" vs 대웅 "유전적으로 달라"
메디톡스 "균주 훔쳤다" vs 대웅 "유전적으로 달라"
  • 김경애
  • 승인 2019.10.1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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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대웅, 美 ITC 재판부 제출 보고서 일부 공개
폴 카임 "대웅 보툴리눔 균주는 메디톡스서 유래"
데이비드 셔먼 "양사 균주 유전적으로 상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균주가 유전적으로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명확히 입증됐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메디톡스에서 유래된 사실이 확인됐다."

15일 대웅제약(대표 전승호)과 메디톡스(대표 정현호)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재판부에 제출한 보툴리눔 균주 분석 보고서를 일부 공개해 이 같이 밝혔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 7월 ITC 재판부 결정으로 양사 균주를 각사가 선임한 전문가에게 제공해 감정시험을 진행했다. ITC 제출 일정에 맞춰 메디톡스 전문가의 보고서는 9월 20일 ITC 재판부에 제출됐고, 대웅제약 전문가의 반박 보고서는 10월 11일 제출됐다. 해당 보고서는 보호 명령에 의해 별도 지정된 법률대리인 외에는 열람이 불가능하지만, 이번 양사 대리인들은 별도 합의를 통해 보고서의 결론 부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유전자 서열 차이는 돌연변이" vs "별개 근원서 유래"

메디톡스 전문가인 폴 카임 교수는 대웅제약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했다는 결론을 내리며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이 한국의 자연환경에서 분리동정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양사 균주 유전자에서 보이는 일부 차이(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는 균주 증식과정에서 나타난 돌연변이라고 했다.

카임 교수는 "균주의 유전적 진화 과정에서 특정 연구실의 보툴리눔 균주가 공동 기원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며 "양사 균주 모두 최근 동일한 조상으로부터 분화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사 균주는 알려진 다른 어떠한 보툴리눔 균주들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보다 더 가깝게 일치한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혈통을 가지고 있으며, 이 혈통은 다른 어떠한 보툴리눔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들과도 다르다"고 했다.

폴 카임 교수의 ITC 제출 보고서 원문 발췌 내용(자료: 메디톡스)
폴 카임 교수의 ITC 제출 보고서 원문 발췌 내용(자료: 메디톡스)

대웅제약 전문가인 데이비드 셔먼 박사는 반박 보고서를 통해 메디톡스의 유전자 분석방법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은 "셔먼 박사는 부분적인 결과만 도출 가능한 메디톡스 방법 대신, 전체 유전자 서열 분석(WGS)의 직접 비교를 통해 다양한 부분에서 양사 균주의 차이를 입증했다"고 했다.

셔먼 박사는 양사 균주의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이 서로 다르다고 했다. 16s rRNA 유전자는 매우 안정적이며 느리게 진화한다. 유전자 서열이 상이한 균주는 그 근원도 다르게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셔먼 박사는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의 직접 비교분석에서 나타난 수많은 차이는 단순 계대배양 과정에서 생기는 돌연변이일 수 없다"며 "양사 균주가 별개 근원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라고 했다.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 형성" vs "이례적인 실험 조건"

지난 달 대웅제약은 올해 7월 진행된 ITC 소송의 감정시험에서 "자사 균주가 명확하게 포자를 형성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시험은 대웅제약의 생산시설에서 사용 중인 균주를 임의로 선정해 실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는 2017년 10월 소장에서 자신들의 보툴리눔 톡신 제조에 사용되는 홀 A 하이퍼(Hall A Hyper)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었다. 심지어 올해 1월에는 자신들의 균주가 감정시험 조건을 포함한 어떠한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법정에서 공언했다"며 "국내 민사소송에 이어 미국에서 진행 중인 ITC 소송에서도 자사 보툴리눔 균주의 포자 형성을 재확인해 메디톡스 균주와 다른 균주임이 명백히 입증됐다"고 했다.

지난 7월 ITC 재판부 결정으로 진행된 감정시험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 모습. 사진 상의 붉은색 화살표가 포자 형성 이미지이며 다량의 포자가 선명하게 생성된 모습이 감정 결과로 확인됨(사진·설명: 대웅제약)
지난 7월 ITC 재판부 결정으로 진행된 감정시험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 모습. 사진 상의 붉은색 화살표가 포자 형성 이미지이며 다량의 포자가 선명하게 생성된 모습이 감정 결과로 확인됨(사진·설명: 대웅제약)

반면, 메디톡스 측 앤드류 피켓 박사는 9월 20일 미국 IT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대웅제약 측 포포프 교수의 감정시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포자감정을 시행한 결과, 자사 균주도 포자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방식은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실험 조건"이라며, 대웅제약 시험 방식을 적용하면 메디톡스 균주에도 원래 없던 포자가 형성된다고 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는 감정시험 조건에 처음부터 동의하며 이례적이라는 지적을 전혀 한 바가 없었다. 실제로도 포자감정 시험에 사용된 열처리의 온도조건·시간·배지·배양온도 등은 모두 전혀 특별하지 않고, 매우 일반적인 포자 확인시험 조건에 해당한다. 심지어 메디톡스는 이 실험법이 정해진 이후 법원에 그 방법은 물론 다른 방법으로도 포자가 생성되지 않는다고 법정에서 진술하고 이를 조서에 남겼다"고 했다.

이어 "메디톡스 균주가 실제로 포자를 형성한다면, 메디톡스 균주는 당초 홀 A 하이퍼가 아닌 다른 균주였거나 포자감정에 사용된 균주가 메디톡스에서 본래 사용하던 균주가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했다.

대웅제약 측 브렌다 윌슨 박사는 10월 11일 제출한 반박 보고서에서 "메디톡스 측 시험 내용에 여러 오류가 있어 타당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설사 시험에 오류가 없었다고 해도 두 균주의 포자형성 특성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두 균주는 열처리·혐기·호기·배양기간 등 총 18가지 조합의 시험조건에서 오직 8개 조합에서만 일치하는 결과가 나오며 나머지 조건에서는 모두 불일치했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측 브렌다 윌슨 박사 보고서 내용을 발췌한 메디톡스 측 앤드류 피켓 박사가 시험한 양사 균주의 포자형성 시험 결과 요약. 붉은색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은 양사 균주의 포자형성 특성이 전혀 다르게 나온 부분(자료·설명: 대웅제약)
대웅제약 측 브렌다 윌슨 박사 보고서 내용을 발췌한 메디톡스 측 앤드류 피켓 박사가 시험한 양사 균주의 포자형성 시험 결과 요약. 붉은색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은 양사 균주의 포자형성 특성이 전혀 다르게 나온 부분(자료·설명: 대웅제약)

"서로 다름을 명백히 입증" vs "유리한 정보로 여론 호도"

대웅제약은 보고서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양사 균주 유전형의 차이가 명백히 입증됐으며 포자를 형성하는 표현형도 명확히 구별돼, 양사 균주가 전혀 근원이 다른 균주라는 사실이 최종 입증됐다고 했다.

반면, 메디톡스는 이번 폴 카임 교수의 분석 결과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 균주를 도용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했다. 대웅제약 측 셔먼 박사의 보고서는 한국 토양에서 균주를 분리 동정했다는 대웅제약 주장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한, 반박을 위해 만든 자료에 불과하다고 했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미국 노던 애리조나대 폴 카임 교수는 유전체 분석을 사용해 병원균의 기원·진화를 추적하는 미생물유전학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카임 교수는 2001년 9.11 탄저균 테러 당시 미국 정부·사법기관과 함께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테러에 사용된 균주와 그 출처를 밝혀냈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균주는 미국 감정시험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전혀 얻지 못했을뿐 아니라, 자신들의 시험 결과가 홀 A 하이퍼 균주 특성과 불일치함에 따라 균주 기원·실체를 다시 소명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고 했다. 

메디톡스 실험 균주가 생산에 사용되는 균주인지, 홀 A 하이퍼는 맞는지, 양규환 前 식약처장이 위스콘신 대학에서 몰래 가져온 것이 사실인지, 균주관리가 안돼 중간에 뒤섞인 것은 아닌지 등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또, 소송을 제기한 다른 근거였던 생산기술도 메디톡스가 타사 영업비밀자료를 이용해 허가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실제 생산과정에서 GMP를 위반한 많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다수 언론에 보도되며, 영업비밀 침해 입증은 커녕 오히려 자신들의 생산공정이 적법하게 개발됐음을 입증해야하는 처지가 됐다고 했다.

대웅제약은 "대웅제약이 균주를 독자 발견한 것이 이번에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돼 더 이상의 법적 분쟁은 무의미해졌다"며 "메디톡스 음해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임을 다시 한번 명백히 입증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소송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메디톡스에는 그동안의 거짓말과 무고의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메디톡스는 "자사는 카임 교수 보고서의 전체 내용을 공개하자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대웅제약은 일부 공개만 동의하며 반박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전체 보고서를 공개하자는 자사 제안에 동의해주기를 요청하는 바"라고 했다.

이어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은 캐나다 연방보건부에 자신들의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제출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실험 조건에서 포자가 형성됐다는 유리한 정보만을 대중에 선택적으로 공개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이 실험한 이례적인 실험조건으로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가 형성됐다는 결과를 ITC에 제출했는데도 정작 제소과정에서는 어떤 반박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캐나다 연방보건부 공문 중 일부 발췌. 대웅제약 균주의 포자 미형성 확인 사항(자료: 메디톡스)
캐나다 연방보건부 공문 중 일부 발췌. 대웅제약 균주의 포자 미형성 확인 사항(자료: 메디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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