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진단 방랑 평균 7년… 도덕적 해이 경계"
"희귀질환 진단 방랑 평균 7년… 도덕적 해이 경계"
  • 강승지
  • 승인 2019.10.14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종희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 희귀질환 정의와 시사점 제시
채종희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

"국내 희귀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일부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고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환자 통계, 희귀질환 전문가가 누구인지 고민해야 한다."

채종희 서울대학교병원 희귀질환센터장은 14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센터장 윤영미)가 개최한 '미진단 희귀질환 연구 : 진단과 치료를 위한 첫걸음'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히고 "정부부처의 통합된 협력 연구와 전략이 요구된다"고 했다.

국내 희귀질환관리법에 따르면 희귀질환이란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을 뜻한다. 외국의 경우 환자수, 질병의 심각도, 치료법 존재 유무 등의 기준이 다양하게 적용된다.

국내 보고된 희귀질환은 약 927종이 있다. 전세계적으로 희귀질환은 현재 약 7700여종이 있는데 최근 증가세를 띠고 있다. 극희귀질환도 있는데 이는 유병인구 200명 이하를 뜻한다.

채 센터장은 "유전체 연구가 활발하다. 유전자 암호 해독을 빠르게 하는 기술, IT와 빅데이터 등 네트워크 기술로 인해 희귀질환 발견도 늘어났다"고 했다.

희귀질환은 유전자 관련 (80%), 어린이 환자 (50%), 신경계 (70%)라는 경향성을 갖고 1/3이상의 환자가 5세 전에 사망, 가족발생 및 세대를 통한 재발이라는 특징이 있다. 특히 질환을 알기까지 평균 7년 가량 소요돼 병원을 전전하며 진단받는 '진단 방랑(Diagnostic Odyssey)'이 심하다. 비용도 많이 든다. 

채 센터장은 "사회적으로 유전자 질환과 유전 질환을 구분하지 못한다. 유전자 질환이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혼용돼 쓰이고 있다"며 "임상의사의 축적된 경험과 다양한 분야의 경험 있는 전문의의 협진, 이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 고난도의 진단·치료 기술을 비롯해 유전체 연구 및 기능연구 등을 포함한 최고수준의 연구를 해야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희귀질환 치료가 국가의 정책적, 전략적 지원 요구 분야로 국가가 주도해 공공의료 영역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미진단 질환 (Undiagnosed Patients in RD)'을 설명했다.

미진단 질환은 오랫동안 적절하고 반복적인 진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료 전문가가 진단하지 못한 의학적 상태다. 이는 의료의 사각지대고 희귀질환의 대표적 'Umnet Need'라는 것이 채 센터장의 설명.

미진단 질환이 되는 이유는 ▶부적절한 검사 ▶부정확한 검사의 해석 ▶적절한 전문의료진을 못 찾았을 경우 ▶환자의 임상증상이 너무 복잡하고 비전형적인 경우 ▶현재까지 의학수준으로 이해하지 못해 진단명이 없는 경우 등이다.

미진단 질환은 진단과 신약 개발 연구에 있어서 신성장 영역이다. 또한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진료하는 '정밀의료'를 부각할 수 있다.

그는 "희귀질환 연구는 국가주도가 요구되는 공공적인 영역이다. 진료 및 연구의 수월성이 필요하다"며 "혜민의 대상은 아니"라고 했다. 유전진단이 가능해지는 희귀질환 수가 매년 100개씩 늘고 있고 FDA에 신약으로 승인받는 희귀약, 세계희귀의약품 규모도 증가세다. 최근엔 NGS 등 기술의 발전에 따라 희귀질환 연구를 통한 진단, 치료제 개발 시장의 잠재적 가치도 오르고 있다.

아울러 그는 "의료산업화, 정밀의료 및 4차 산업시대의 블루 오션과 같다. 연구의 성과물이 직접 진료에 연결돼 국가 보건산업 성장 및 전체 국민의료비 절감효과로 연결된다"고 했다.

또한, 그는 "병원의 희귀질환센터는 임상의료와 연구 수준이 높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를 병원이 보이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지원할 것인가, 지정사업을 통한 연구와 환자 치료를 위한 연구인프라를 고민한다. 이것이 희귀질환관리법을 통해 업그레이드됐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희귀질환 관리법은 2015년 12월29일 제정돼 2016년 12월 30일 시행됐다. 

현재 151종의 희귀질환이 산정특례가 지정돼 의료비가 지원되고 있다. 2016년 3월부터 44개의 극희귀질환 및 상세불명 희귀질환은 산정특례 적용이 됐다. 또한 희귀질환 전문의료기관의 지정과 질병관리본부에 관할 과 신설, 탄력적인 희귀질환 지원책이 마련됐다.

여기에 사용 사후승인제, 의약품 선별급여 제도, 허가-평가 연계제도가 활성화돼 희귀의약품의 접근성이 강화됐다. 희귀질환 진단지원사업과 미진단 진단지원 프로그램, 권역별 거점센터 지정이 확대돼 진단 및 환자 관리 부분의 지원책도 마련됐다.

하지만 희귀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관리법에 따른 전문기관의 시사점도 존재한다. 일부 도덕적 해이, 진단의 정확도를 높여 희귀질환 환자의 통계, 희귀질환 전문가의 역할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도덕적 해이를 관리해야 한다"며 "정확한 진단과 합리적인 등록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합병증 진료를 차단해야 한다. 환자의 증상과 현 치료가 희귀질환과 관련된 합병증인지, 적절한 치료방법인지 전문적, 의학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희귀질환 환자의 통계가 정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임상정보를 통한 임상진단 기준, 유전자 정보, 임상정보 등의 정확도가 높아야 한다. 희귀질환 중앙센터와 거점 병원의 연계가 활성화되어야 하며 네트워크를 강화해 진단 방랑을 최소화해 관련 의료비를 절감해야 한다. 특히 정부부처에 통계 기반의 합리적 지원책의 근거를 마련해 통합적인 협력 연구와 전략을 세우게 해야 한다.

교육 및 제도를 통해 양성된 희귀질환 전문가는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다양한 각 분야의 임상전문가가 희귀질환 전문가다. 오랜 기간 수련과 연구지원, 최고 역량의 임상과 협력 시스템, 개인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며 "기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환경이 요구된다"고 했다. "저변 확대와 의사, 대중의 인지도를 올리는 정도의 한정적 활동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