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건강과 생명, 생명윤리 반드시 지킬 것"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 발표 연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 우리에게는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을 앞서갈 최적의 기회"라면서 "세계시장 진출을 고려해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합리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오헬스산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 나아가 생명윤리는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충북 오송에서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여 년 전, 이곳 오송의 140만 평 넓은 땅에 국내 최초 생명과학단지의 꿈이 심어졌다. 그 꿈이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과 만나 식약처 등 6개 국책기관과 연구기관, 또 많은 첨단업체가 생명과학의 숲을 이루게 됐다.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로 나아가고 있는 오송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며칠 전 오송생명과학단지는 또 하나의 큰 성과를 이뤘다. 민간기업과 학계, 정부기관이 하나가 돼 세계 7번째로 EU 화이트리스트 등재에 성공했다. 우리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유럽 관문 통과가 손쉬워졌으며, 활발한 해외 진출의 길을 열었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입니다만, EU 평가단은 우리나라를 떠날 때 우리 공무원들의 열정과 노력에 감사하는 선물을 남겼고, 보도 시점을 우리 시간에 맞추는 성의까지 보여줬다"며 "기업과 정부가 한마음으로 뛸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식약처를 비롯한 공무원들과 또 우리 기업인 여러분께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전 세계적으로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우리의 관심은 '오래 사는 것'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달라지고 있다. 바이오헬스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발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2016년 기준 바이오의약품과 의료기기 분야 세계시장 규모는 1조 8000억 불 수준으로 커졌다. 주요 선진국들도 바이오헬스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매년 5% 이상의 성장률 속에서 3만 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 청년 일자리는 반도체, IT 분야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바이오헬스는 젊은 산업이다. 현재 바이오의약품은 전체 의약품 시장의 10% 정도이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도 미국 최고 대기업 500개 중 21개사가 제약·생명공학회사이다. 이 중 상당수는 설립된 지 30~40년에 불과한 젊은 기업이다. 하지만 신흥 제조국에게는 쉽지 않은 분야다. 기초 생명과학부터 임상 의학, 약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수준 높은 연구와 기술력이 필요하다. 신약 하나 개발에 1조 원 이상의 투자, 10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에게는 인재와 기술력이 있다. 우리 의학과 약학은 주요 암 생존율에서 OECD 상위권의 실력을 갖췄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기반과 병원시스템, 의료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정교한 생산 관리능력과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선진국을 뛰어넘는 기업의 도전정신도 있다. '무모하다'라고 했던 영역에 도전하고 성공한 우리 기업들이 있다. 벤처기업이 신약을 개발하고, 위탁생산으로 역량을 쌓은 중소기업이 바이오시밀러라는 새로운 세계시장을 선점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세계시장의 3분의 2를 우리 국내기업이 점유하고 있고, 바이오 의약품 생산량도 세계 두 번째 규모다. 지난해에만 48억 불의 신약기술을 해외에 수출했고 의약품과 의료기기 수출도 144억 불로 매년 20%씩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금이 우리에게는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을 앞서갈 최적의 기회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여러 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머지않아 블록버스터급 국산 신약도 나올 것이다.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시대도 멀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3대 신산업으로 선정했고, 벤처 창업과 투자가 최근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6%, 500억 불 수출,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런 다음 "우리가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느냐는 기업과 인재들에게 달려있다. 정부는 연구와 빅데이터 활용 등 제약·바이오 분야에 꼭 필요한 전문인력을 키워 바이오헬스 선도국가로의 꿈을 이뤄낼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할 일은 기업과 인재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길을 닦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발표하는 바이오헬스 혁신전략은 관련 업계와 여러 차례 간담회를 거쳐 마련됐다. 충분한 인프라와 기술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임상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있다. 사업화를 위한 전문인력이 부족한 기업도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도 국내 시장과 해외 진출의 벽을 넘지 못한 기업들이 특히 안타까웠다. 정부는 민간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히 뒷받침할 것이다. 중견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산업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 생산, 시장 출시까지 성장 전 주기에 걸쳐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자금이 없어서 기술 개발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 R&D를 2025년까지 연간 4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스케일업 전용 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2조원 이상을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하겠다.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시설투자 비용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도 늘리겠다. 혁신적 신약 개발에 우리가 가진 데이터 강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5대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춘 우리 의료기관들이 미래의료기술 연구와 기술 사업화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병원을 생태계 혁신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또 "세계시장 진출을 고려해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합리화해 나가겠다. 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생명, 나아가 생명윤리는 반드시 지킬 것이다. 심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심사관을 대폭 확충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 제품에 대한 인허가 기간을 더욱 단축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선도기업과 창업·벤처기업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우리의 앞선 의료기술과 IT 기술, 인력과 시스템 등이 해외 시장에 패키지로 수출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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