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한규홍 식품의약품안전처 국회협력관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닌다. 박학다식하다. 센스가 있어 판단력이 빠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획재정담당관실 국회협력관인 한규홍 협력관에 대한 인상이다. 이런 한 협력관은 식품연구원에서 협력관이 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순발력과 정보력 그리고 유연함까지 갖춰 '협력관 업무를 수행하기에 적임자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그가 올해 초 중앙행정기관협력관협의회 회장을 맡았다.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다소 한가하지 않을까 했지만,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 바빠보였다. <히트뉴스>는 한 협력관을 만나 대관담당자의 전반적인 업무와 협의회장 취임 소감 등을 들었다.

한규홍 식약처 국회협력관
한규홍 식약처 국회협력관 / 사진=이현주 기자

 

식품을 전공하고 연구원으로 있었는데, 국회협력관이 되셨어요. 독특한데, 이력 좀 소개해 주세요.

"대학교, 대학원에서 식품 관련 전공을 했어요. 식약처 입사는 2005년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이었고, 당시 시험분석 등을 담당했습니다. 지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신인 식약청 식품안전국 식중독예방관리과에도 있었고, 식품기준부 식품기준과, 불량식품근절추진단 총괄기획팀 등 약 10년은 식품과 관련된 업무를 했었어요.

그러다 2015년 식약처 기획조정관실 기획재정담당관실로 발령이 났습니다. 그 때는 국회 업무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맛만 봤었죠. 이후 차장 비서관 업무도 수행했고 다시 식품안전국으로 발령이 났었는데, 코로나19 복지부 파견 이후 2021년 기획재정담당관실로 발령이 나 현재까지 협력관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글쎄요, 지원한 건 아니었고, 저의 성격이 이 업무에 맞는 것 같다고들 주변에서 말씀하셨고, 저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반 기업의 경우 규제는 피하고, 진흥책은 이용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관 담당자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겠어요. 그렇다면 정부부처의 대관 담당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대부분 중앙행정기관이 유사한데, 기획재정담당관실 혹은 규제법무담당관실 내에 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이 있습니다. 저의 업무 분장 내용을 말씀드리면 ①정기국회(국정감사 등) 업무에 관한 사항 ②국회 관련 타부처 협력 및 공조에 관한 사항 ③상임위(보건복지위원회) 협력 업무 수행 등의 업무를 해요. 대관이라고 하는 업무가 나눠져 있지는 않고, 입법기관인 국회와 행정기관인 부처 사이에서 효율적인 연계 작업을 하도록 하는 '윤활유' 역할이라고 할 수 있죠."

 

날 것으로 표현하자면 국회와 정부 사이 끼인 '샌드위치' 같기도 하네요. 힘든 점과 보람있는 점은 무엇인가요?

"알다시피 입법기관인 국회는 행정기관을 견제하는 역할도 하잖아요. 여기에는 '국회법',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조사를 실시해 정부가 일을 제대로 잘 하고 있는지 보는 것인데, 감사와 조사의 기초는 정부에서 제출하는 자료에 있어요. 여기에서 국회협력관의 고충이 있습니다. 법에 따라 제공이 어려운 자료(개인정보, 수사 등)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료를 제출해야 하지만, 자료를 제공받으려 하는 의원실과 제출하려는 담당 부서 간의 의견 차이가 생길 경우 양쪽의 불만족을 모두 협력관이 흡수해야 해요. 저의 역할은 의원실이 요구하는 자료를 모두 제출하고, 부처에서는 법 테두리 내에서 제공 가능한 자료를 제출하는 접점을 잘 판단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거에요. 또 국회나 식약처나 가까이서 정무적 판단을 내리는 것을 지켜보기 때문에 그런 능력도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것 같아요.

협력관은 부처에 소속돼 있으면서 국회 상황도 잘 알기 때문에 법안 제ㆍ개정부터 현안까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실제 2021∼2022년 코로나19 시대 감기약이 부족해 시중에 감기약을 구하기 어려운 시기가 있었는데, 당시 현안을 의원실과 함께 살펴보고, 정부도 능동적으로 대처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협력관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이나 소양이 있을까요?

"특별한 자질이나 소양을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최선을 다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금 더 열린 귀를 가지고 경청하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훌륭한 협력관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국회는 특히 공식적인 민원 창구라 다양한 민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두 다 상대방 입장이 돼 민원을 살펴보면 억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행정 업무는 법에서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행해지기 때문에 끝까지 경정하고, 합리적인 대안 혹은 어렵더라도 충분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결국 어떤 것이든 '사람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입니다."

 

활동 범위가 상임위(복지위)만 만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본인의 활동 영역은 어디까지인가요? 스케줄을 알려주신다면.

"제가 소속된 식약처는 식품과 의약품은 물론 의약외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생활 전반에서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에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상임위 의원실에서도 많은 민원을 주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범위가 넓어질 수밖에 없죠.

또 입법ㆍ예산 등의 활동을 하다 보면, 법사위ㆍ예결위 등 다른 상임위의 의원실과의 소통도 필요해요.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가습기 살균제, 생리대 환경호르몬은 환경노동위원회와 연관이 있고, 개식용 금지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연결 고리가 있어 관련 의원실과의 교류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저희 상임위 이외에도 많은 보좌진분, 국회에 출입하는 여러 협력관님들과 자주 교류하고 있어요. 음, 하루 일정을 보면 점심, 저녁, 오전ㆍ오후 티타임 등 약속이 촘촘하게 있고, 바쁜 시기에는 정말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써야 할 때도 있고요."

 

중앙행정기관협력관협의회 회장이 되셨어요. 먼저 축하드립니다. 어떤 협의회고, 역할은 무엇이죠?

"하하하. 공식적인 협의회라고 하기는 그렇고요, 중앙행정기관에서는 효율적인 국회 업무 활동을 위해 1∼2명의 공무원을 국회에 보내고 있습니다. 조금 열악합니다만 별도의 사무실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행정안전부 스마트워크센터 혹은 국회 의원회관 내 작은 방을 얻어 수십명의 협력관이 집단 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의 업무를 공유하고, 친분을 쌓고자 모임을 구성했어요. 회칙 등을 정해 2024년에는 중앙행정기관협력관협의회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협력관은 각 상임위에서 자료 협조, 질의서 입수 등 역할을 수행하나 대정부질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다른 상임위에 소속된 의원실까지 업무 협조가 필요한 때가 있어요. 이 경우 각 부처 협력관님과의 화합을 이뤄내고, 독려하기 위한 역할을 합니다. 소위 '감초'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외에 새로 부임한 협력관님들의 생활을 돕고, 국회내 협력관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 등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목표한 계획이 있을까요?

"얼마남지 않은 4월 10일 총선 이후에는 많은 것이 변할 것으로 보여요. 협력관의 주요 업무는 국회와 행정부 사이에서 업무가 잘 이뤄져 결국에는 국민들을 위한 행정이 펼쳐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22대 국회의원들 및 보좌진들과 조화를 잘 이룰 거에요. 국회 입법 활동과 행정부 감사 및 조사 업무에 어려움이 없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죠. 그리고 국회에 나와있는 행정기관 협력관의 복지와 화합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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