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C 자강두천 | 지난해 가장 뜨거웠던 챔프 vs 콜대원키즈

챔프 제품군 -35% 감소 속 콜대원군 14% 늘었다
마케팅 강도·판매 중지 기간 등 복합적 영향… 둘다 '미션' 남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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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이 있다는 것은 제약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서로의 경쟁을 통해 상황을 분석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까닭에서다. 이 가운데 일반의약품(OTC) 분야는 더욱 라이벌의 가치가 중요히 여겨진다. <히트뉴스>는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데이터를 활용해 '숙명의 일반약 라이벌' 사이 매출을 비교하고, 그 추이와 함께 더욱 뜨거운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보려 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진균 문제(동아제약)와 상분리 이슈(대원제약)로 잠시 판매가 중단됐다 풀린 어린이 감기약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를 내준 동아제약 '챔프시럽'이 전년 대비 매출 감소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재발매된 대원제약 '콜대원키즈펜'은 시장에서 성장하며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판매 중단 기간 차이와 공격적 영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다만 이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매출이 적었던 회사들의 제품이 많이 남아 있는 등 변수가 예상돼 두 제품의 판도는 올해를 더욱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콜대원키즈 제품군의 총 매출은 104억원으로 전년 91억원 대비 약 13억원, 14%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챔프 제품군은 56억원 상당으로 전년 86억원 대비 약 30억원, 35% 매출 규모가 줄어들었다.

먼저 각 제품군 내 제품으로 보면 챔프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제인 챔프시럽이 2023년 23억원으로 전년 43억원 대비 약 20억원, 46%나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4월경부터 시작된 진균 발견 등의 이슈로 제품 회수와 출시 중단 등의 사태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기간상으로 2회에 거친 회수폐기 처분이 있었고, 9월경 본격 출시되면서 제품이 팔릴 기회를 잃은 것 역시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콜대원키즈펜은 같은 기간 21억원으로 전년 16억원 대비 5억원가량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증감률로만 보면 32%에 달했다. 작년 5월경부터 상분리 이슈로 제품이 회수됐고 챔프시럽과 같은 기간 제품 판매가 재개됐는데, 공격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조금은 잠잠했던 챔프시럽의 턱밑까지 쫓아오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다른 품목에 비해 보호자의 구매 수요가 가장 높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에서 아직 챔프에 비해 낮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콜대원에게는 과제다. 실제 2022년의 경우를 높고 보면 두 제품간 격차는 약 2.4배 벌어져 있다.

약국의 복약지도를 비롯해 유소아 보호자가 어린이 감기약을 구매할 때 해열 및 진통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해열이 되지 않을 때 일정 시간을 기준으로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을 '교차 복용'하는 형태가 권장된다. 때문에 두 제품군 모두 아세트아미노펜 2 대 이부프로펜 1에 점차 수렴하는데, 둘 다 그 비중은 비슷함에도 동일한 추이로 봤을 때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매출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이부프로펜 매출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콜대원키즈펜 자체의 판매고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챔프시럽의 경우 상대적으로 판매 중지 후 공급 과정에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콜대원은 실제 시럽제를 생산하는 진천 제조소 내 일부 라인을 콜대원 계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라인으로 채택하면서 약국에 최대한 제품을 빠르게 넣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고가 많았던 만큼 공격적 마케팅이 가능했고, 광고 등으로 인지도를 높이면서 다른 제품 대비 판매 과정을 조금은 수월하게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아이큐비아
출처=아이큐비아

이어 챔프 제품군은 이부프로펜 단일제 역시 12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숫자로 전년 23억원 대비 48%나 감소했다. 흥미롭게도 콜대원은 같은 기간 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 하락에 그치며 선방했다. 업계에서는 챔프시럽이 가진 높은 인지도가 오히려 다른 제품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어 지난해 콧물약인 챔프노즈는 9억원 상당으로 전년 대비 19%, 기침약인 챔프코프는 5억원가량으로 37% 줄어들었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비율상으로는 다소 뺘아프게 느껴질 법한 수치다. 다만 2023년 발매된 챔프콜드가 9달 만에 6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챔프코프와 챔프노즈의 매출 저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실적을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대원의 경우 이부프로펜을 제외한 나머지 키즈코프와 키즈콜드가 각각 22억원 상당으로 9%대 성장을 기록했다. 콧물약인 키즈노즈에스는 26억원으로 전년 22억원 대비 20%나 뛰어올랐다. 대원제약의 경우 상대적으로 콜대원키즈의 전체 판매군을 모두 높이는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모습이어서 챔프 역시 이미지의 제고와 함께 동시다발적인 라인업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량 조사에서도 이들 두 제품군의 변동 추이는 유사하게 나왔다. 실제 두 제품의 사입가와는 별도로 판매 금액에서는 콜대원이 챔프 대비 소폭 저렴한 약국 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의 추이는 상대적으로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매출의 차이와 별개로 양측은 모두 올해 판매에서 하나의 '미션'을 부여받은 셈이 됐다. 30%대 성장을 기록했지만 주역 제품인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제를 키워 이부프로펜까지 함께 노려야 하는 대원제약, 인지도 제고와 함께 다른 제품군의 매출을 더욱 높여야 하는 동아제약은 서로 치고 올라오는 상대를 견제하기 위한 판매 전략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당 자료는 실제 각 회사의 집계 매출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챔프콜드시럽은 2023년 출시된 제품이므로 2022년 기록으로 비교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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