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제약 '아멜리부'·종근당 '루센비에스' 공세에 작년 4분기 매출 11.3% 돌파
처방 수량은 20% 육박… 미국·유럽 등 허가 주요 의료기관 연착륙 기회로

국내 제약회사들의 바이오시밀러가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성분 라니비주맙)' 매출의 10%(처방수량 20% 육박)를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황반변성 치료제 분야는 바이오시밀러가 뚫어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전히 오리지널의약품의 방어능은 강하지만, 해외 허가와 그에 따른 주요 의료기관 처방이 시작되며 향후 시장에서 어떤 흐름이 생길지 주목된다.

25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국내 황반변성 치료제인 라니비주맙 성분 제제 시장에서 오리지널의약품인 노바티스의 '루센티스' 사이로 바이오시밀러인 삼일제약의 '아멜리부'와 종근당의 '루센비에스'의 합산 매출이 작년 4분기 기준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루센티스는 '혈관내피생성인자(VEGF)-A'에 결합해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형태의 황반변성 치료제다. 금액은 적지만 바이엘의 '아일리아'와 함께 쌍두마차로 자리잡은 품목이기도 하다. 아멜리부와 루센비에스는 이들의 바이오시밀러로 아멜리부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허가받은 뒤 삼일제약이 판매하고 있다.

먼저 매출로 보면 전체 라니비주맙 성분 제제 시장 규모는 2023년 1분기 50억원에서 2분기 56억원으로 늘어났다가 3분기 54억원, 4분기 49억원 등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삼일제약의 아멜리부는 1분기 1400만원 수준의 매출로 시작해 2분기에는 9100만원, 3분기에는 2억7000만원까지 올랐다가 4분기 3억9000만원선까지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아멜리부의 경우 출시 직후 약가 인하로 인해 실질적인 매출이 3월부터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이를 통해 아멜리부는 전체 시장의 7.8%까지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매출은 낮은 1억7000만원선이지만 장기지속형 프리필드시린지 제형까지 4분기 출시하면서 전체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루센티스의 경우 1분기 49억7000만원에서 시작해 2분기 54억2000만원까지 오르는 듯 했다. 하지만 3분기 49억7000만원으로 2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고, 4분기에는 44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감소세 역시 프리필드시린지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 점유율은 아직 88.7%다.

2023년 1~4분기 노바티스의 '루센티스'(노란색)과 삼일제약의 '아멜리부'(하늘색), '종근당의 '루센비에스'(파란색)의 점유율 변화 / 출처=아이큐비아
2023년 1~4분기 노바티스의 '루센티스'(노란색)과 삼일제약의 '아멜리부'(하늘색), '종근당의 '루센비에스'(파란색)의 점유율 변화 / 출처=아이큐비아

실제 매출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의 사용수량 비교를 분석해보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전체 성분 시장 전체 제품별 판매 수량은 1만개 정도 수준이었다. 루센티스가 지난 1분기 9400여개 제품이 사용됐다가 4분기 8400개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삼일제약의 아멜리부는 4분기 최대 1200개를 넘어서면서 점유율 11.9%를 기록했다. 종근당의 루센비에스 역시 바이알과 프리필드시린지를 포함해 600여개로 6.2% 수준에 달했다. 특히 삼일제약은 매출과 더불어 수량에서도 3개사 중 유일하게 4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가면서 고무적인 결과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은 매출이 큰 품목이 아닌 데다가 전체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음에도 의미를 둘 수 있는 부분은 이들이 안과와 바이오시밀러라는 2가지 벽을 넘어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안과 분야의 경우 상대적으로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제품과 비교했을 때 사용 용제의 처방이환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단순 안구건조증 등이 아닌 황반변성이라는 중증도의 질환에서의 처방을 바꾸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욱 쉽지 않다.

여기에 바이오시밀러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들 제제는 안구에 직접 주사를 하는 제형으로 의료기관 역시 부작용의 관리 가능성이 좀 더 높은 오리지널 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이들 시장을 국내 바이오시밀러가 뚫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게 받아들일 부분이다.

이같은 성장세에는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가 의료진에게 받아들여질 부분이 하나씩 생겨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령 종근당의 루센비에스는 루센티스가 가진 장점인 프리필드시린지 형태로 안전 및 위생, 사용성 문제 등을 해결하면서 의료기관에 접근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특히 삼일제약의 아멜리부는 이미 국내에서 글로벌 3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허가를 완료한 제품이다. 국내 출시 이전에 미국에서 사용됐고, 그만큼 회사가 쌓아온 경험치가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중요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임상 경험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사들을 끌었다는 것인데, 삼일제약이 국내 제약사 중 안질환 포트폴리오에 특화돼 있는 회사 중 한 곳이기에 그 영업력도 무시할 수 없었다는 해석도 설득력을 갖는다.

삼일제약은 아멜리부의 프리필드시린지 제품을 준비하면서 제형 면에서도 오리지널과 국내 경쟁자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에 서두르고 있다. 향후 해당 성분을 둘러싼 각 회사간의 대결과 오리지널의 방어가 어떨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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