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바이오·코루파마·옵토레인·하이센스바이오, 상장예심 철회
철회 요인은 기대와 달라진 밸류 회복, 부족 부분 보완 등 다양
최근 잇따른 IPO 철회는 상장을 준비하는 바이오텍에 '부정적'

한국거래소 전경 / 사진=남대열 기자
한국거래소 전경 / 사진=남대열 기자

올해 4곳의 바이오 기업들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상장 철회를 택한 가운데, 업계는 지난해 '파두 사태' 이후 한국거래소의 높아진 심사 문턱이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바이오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피노바이오  △코루파마  △옵토레인  △하이센스바이오 등이 올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피노바이오는 지난 13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작년 5월 상장예심 청구 후 파두 사태 등 대내외 변수로 계속해서 심사가 지연된 데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피노바이오 관계자는 상장 철회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심사가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기술성 평가 이후 진척된 회사의 연구개발(R&D) 성과를 적정 밸류로 반영하기 어려웠다"며 "파이프라인 임상 개발의 진전과 추가 기술이전(L/O) 성과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적절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노바이오는 2017년 설립된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전문 바이오텍으로, 독자 개발한 ADC 플랫폼 'PINOT-ADC'를 보유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암세포가 증식하는데 꼭 필요한 'Top1 효소'를 저해하는 '캠토테신' 약물이 핵심 기술이다.

필러 제조기업 코루파마(Koru Pharma)는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로만 베르니두브(Roman Vernidub)와 관련된 상장 차익 증여 의제가 발생해 이달 초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앞서 코루파마는 지난해 8월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옵토레인과 하이센스바이오도 각각 지난달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디지털 분자진단(PCR) 기업 옵토레인은 지난해 3월 한국발명진흥회와 한국기술신용평가로부터 각각 기술성 평가 A 등급을 획득했다. 회사는 작년 8월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지만, 여러 분야를 보완하기 위해 상장예비심사 철회라는 결정을 내렸다.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기업인 하이센스바이오도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하이센스바이오는 시린이 치료제의 상용화를 추진하는 기업으로, 국내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보했다. 회사는 2022년 오리온홀딩스와 협력해 치과질환 치료제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회사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바이오텍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철회 사유로 파두 사태는 일종의 '트리거(Triggerㆍ방아쇠)'일 뿐 국내 바이오텍들이 지금보다 체계적인 IPO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는 "국내 바이오 벤처들의 설립부터 자금 조달, IPO까지의 과정이 선진국과 대비했을 때 체계적이지 못한 점이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자금 조달 및 상장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전 밸류보다 낮은 밸류를 받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최근 여러 기업들의 잇단 상장예비심사 철회는 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바이오텍들의 상장예비심사 철회는 거래소의 높아진 심사 문턱과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비상장 바이오 벤처 대표는 "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들의 향후 매출 계획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상장 문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장 심사는 매출 계획뿐만 아니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의 여러 상황과 지표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심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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