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제 알리글로
소아 임상 3상 통해 적응증 확대 예정

GC녹십자 사옥
GC녹십자 사옥

GC녹십자가 8년간 공을 들여 자사의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두 번의 실패를 극복하고 세 번째 도전에 성공했기에 제약업계에서는 GC녹십자의 '도전 정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11일 GC녹십자에 따르면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등 1차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국내에서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아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GC녹십자의 미국 도전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회사는 2015년 말 FDA에 면역글로불린(IVIG-SN) 5% 제품의 허가를 신청했지만, 2016년 11월 제조공정 관련 자료 보완을 요청받았다. 그러나 그 다음해인 2017년에도 제조공정 자료 보완으로 인해 허가가 지연됐다. 결국 회사는 5% 제품이 아닌 10%의 제품을 먼저 허가받는 것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회사는 2020년 IVIG-SN 10%의 북미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2021년 2월 10% 제품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FDA 현장 실사가 제때 이뤄지지 못했으며, 2022년 최종보완요구서(CRL)를 수령해 시기는 또 미뤄졌다. 최종 허가는 이듬해인 2023년 상반기 현장실사를 다시 거쳐 지난해 12월 15일 획득했다.

이번에 GC녹십자의 알리글로가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은 의미가 크다. 미국 시장에 국내 개발 혈액제제가 허가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혈액제제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화된 생산 경험이 필요해 공급 부족 현상이 자주 발생해서다. 또 GC녹십자의 2022년 매출 현황을 보면 면역글로불린이 포함된 혈액제제 매출은 420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4%에 해당한다. 이에 업계는 GC녹십자가 혈액제제 분야의 강자라는 점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증했다고 보고 있다.

GC녹십자 측은 GC바이오파마USA 법인을 통해 올해 알리글로의 약품 등재 및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GC바이오파마USA는 GC녹십자가 2018년 알리글로 판매를 위해 설립한 미국법인으로, 의약품 판매와 마케팅을 주로 진행한다. 이우진 GC녹십자 글로벌사업본부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회사는 알리글로의 적응증 확대부터 추가적인 해외 진출 등도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GC녹십자 측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알리글로 제품을 활용해 소아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FDA와의 협의를 통해 임상 종료 목표 일자를 오는 2026년 11월 30일로 연장했다"며 "소아 임상시험이 완료되면 BLA 변경을 통해 소아 적응증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FDA 허가를 받은 알리글로는 17세 이상의 성인이 대상이다. 이에 3세에서 17세 사이인 소아까지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게 회사 측 전략이다. 다만 5% 제품의 허가 계획이나 피하주사 제형 변경 등의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회사 측은 답했다.

앞선 관계자는 "알리글로의 북미 진출도 예정돼 있다"며 "2023년 진행한 인도네시아 혈액제제 플랜트 기술 수출 등을 비롯해 향후에도 혈액제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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