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 기자간담회

'렉라자+리브리반트' PFS 23.7개월…타그리소 단독요법 16.6개월
렉라자 병용요법, 타그리소 병용요법과 비교하는 건 '기울어진 운동장'
렉라자 병용요법서 약물 관련 부작용은 10%에 불과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폐암센터장) / 사진=남대열 기자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폐암센터장) / 사진=남대열 기자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구 얀센)이 진행 중인 '마리포사(MARIPOSA)' 임상 3상 연구의 중간 결과 발표 이후 시장에서 부정적 의견이 제기한 가운데, 마리포사 임상을 주도한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폐암센터장)는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한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가 입증된다면 새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병철 교수는 2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마리포사와 플라우라2(FLAURA 2) 연구에 대한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조 교수는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성분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와 항암화학요법(Chemotherapy)'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일부 시장의 반응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각 연구 데이터의 의미를 소개했다. 

마리포사 임상 3상 연구는 EGFR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3상 연구에서 1차 평가지표(Primary endpoint)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의 경우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은 23.7개월, 타그리소 단독요법군은 16.6개월로 나타났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환자의 질병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을 30% 이상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우라2는 국소 진행성(3B~3C기) 또는 전이성(4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1차 치료를 연구한 무작위배정, 오픈 라벨, 다기관,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이다. 타그리소와 항암화학요법 병용군의 연구자(Invesigator) 평가 PFS는 25.5개월, 독립적 중앙 맹검 평가(BICR)에 의한 PFS 29.4개월이다. 시장에서는 렉라자+리브리반트의 병용군의 PFS가 타그리소+항암화학요법보다 짧다는 것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 교수는 "마리포사 임상은 4기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 429명을 렉라자+리브리반트군과 타그리소군으로 나눠 등록했다. 이번 임상 연구의 1차 목표는 렉라자+리브리반트군과와 타그리소군을 직접 비교한 헤드투헤드(Head to head) 임상"이라며 "이번 병용 임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생존기간(OS)"이라고 말했다.

마리포사와 플라우라2의 차이점
마리포사와 플라우라2의 차이점

그는 마리포사와 플라우라2는 반응평가 방법과 임상 일정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마리포사 임상의 경우 매 8주마다 모든 환자의 뇌 MRI를 찍었다. 뇌전이가 확인된 환자에 한해 임상적으로 필요할 때 마다 MRI를 찍은 플라우라2와 차이가 있다"며 "마리포사는 모든 환자에 대한 MRI를 찍었기 때문에 벤치마킹할 수 있는 비교 연구보다 당연히 무진행생존기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플라우라2 연구의 복부(Abdomen) 및 흉부(Chest) CT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나갔다. 매 8주마다 복부 및 흉부 CT를 찍는 마리포사와 달리, 플라우라2는 처음 두 번은 6주마다 찍고, 이후 12주마다 복부 및 흉부 CT를 찍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30개월 기준으로 마리포사가 플라우라2보다 환자당 5번 더 많은 CT를 촬영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데 마리포사가 플라우라2보다 스피드건이 훨씬 더 많았던 셈"이라며 "스피드건이 많으면 속도를 조금만 위반해도 빨리 감지된다. 이 때문에 PFS가 짧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타그리소+화학항암요법군을 연구한 플라우라2는 샘플 규모가 마리포사보다 훨씬 적은 임상 연구였다. 각 데이터 판단 주체도 차이가 있는데, 마리포사의 경우 BICR에 의해 판단된 PFS를 1차 유효성 평가 변수로 설정했지만, 플라우라2는 연구자에 의해 판단된 PFS로 설정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병철 교수는 27일 기자간담회서 렉라자+리브리반트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했다.
조병철 교수는 27일 기자간담회서 렉라자+리브리반트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렉라자+리브리반트의 두개외 무진행생존기간(Extracranial PFS)은 27.5개월로, 18.5개월인 타그리소보다 9개월 더 길었다. 조 교수는 "렉라자+리브리반트가 표준 치료법(Standard of care)인 타그리소 대비 임상적으로 유의하다. 또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무진행생존기간에 있어 혜택(Benefit)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렉라자+리브리반트에 대한 부작용(Adverse effect) 우려는 알고 있다. 어떤 병용요법이든 전체생존기간뿐 아니라 부작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부작용이 무려 75%라고 언급한 어느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있었는데, 치료 후 발생 이상반응(TEAE)과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에 대한 개념을 혼동하면 안 된다. TEAE는 환자가 치료를 받는 도중에 생기는 부작용으로, 약물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며 "이와 달리 TRAE는 죽음을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이다. 렉라자+리브리반트의 경우 약물과 관련된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 비율이 10%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에 따르면, TEAE중 3등급(Grade) 이상의 부작용으로 피부 발진, 조갑주위염, 설사, 가려움증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무진행생존기간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타그리소 시장 이외에도 올해 내 렉라자+리브리반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품목허가(NDA) 신청에 나설 예정"이라며 "내년 1분기 또는 2분기에 FDA서 신약 승인이 예상된다. 또 내년에 렉라자+리브리반트의 OS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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