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 NOAC, 뇌졸중 위험 높이고 출혈은 그대로"
"저용량 NOAC, 뇌졸중 위험 높이고 출혈은 그대로"
  • 홍숙
  • 승인 2018.12.11 06: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레고리 립 영국 버밍엄대 교수 "권장용량 사용 중요"
히트뉴스는 그레고리 립 영국 버밍엄대 심혈관과학센터 교수를 만나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NOAC 치료제를 어떻게 처방하고, NOAC 사용에 있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고령, 신장애, 위장관 출혈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어떤 점을 고려해 처방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비타민 K 비의존성 경구용 항응고제(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 NOAC)가 심방세동 환자에게서 뇌졸중 예방 치료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국내 학회 역시 움직임을 보였다. 대한부정맥학회는 올해 4월 ‘심방세동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 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는 "경구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할 때, 환자가 비타민K 비의존성 경구항응고제(NOAC)의 금기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비타민K 길항제보다는 NOAC의 사용이 권장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4만 6208명을 대상으로 한 아픽사반(엘리퀴스) 등 NOAC 제제의 안전성과 효과를 비교하는 ARISTOPHANES 연구의 리얼월드 데이터가 발표됐다. 해당 연구결과 아픽사반은 뇌졸중과 색전증, 주요출혈 발생률이 다비가트란(프라닥사) 대비 각각 65%, 60%로 낮았다. 또 리바록사반(자렐토)과 비교해서는 각각 72%, 50% 낮게 나타났다.

히트뉴스는 그레고리 립 영국 버밍엄대 심혈관과학센터 교수를 만나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NOAC 치료제를 어떻게 처방하고, ▲NOAC 사용에 있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고령, 신장애, 위장관 출혈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어떤 점을 고려해 처방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글로벌 가이드라인 와파린보다 NOAC 우선 권고
NOAC 넘어 DOAC으로

그레고리 립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있어 NOAC이 뇌졸중 사망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는 충분히 쌓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와파린, 비타민K길항제가 전부였다. 와파린이 오랫동안 처방돼 왔지만, 와파린을 처방하면 환자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 환자들이 다른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식습관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와파린 처방에는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했다”고 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새로 등장하게 된 게 NOAC이다. 심지어 요즘은 'DOAC(Direct Oral Anti-coagulant; 바로 경구용 항응고제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NOAC 제제가 기존 와파린과 비교해 안전성과 유효성, 편리성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와파린과 비교해 환자들의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런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실제로 미국의 2014년 가이드라인은 단순히 NOAC을 와파린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2016년 유럽 쪽 가이드라인은 와파린보다 NOAC 사용하라고 class 1 수준으로 권고했다. 현재 미국 ACCP(American College of Clinical Pharmacy) 가이드라인에는 와파린보다 NOAC을 우선 권고 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임상연구가 와파린 대비 NOAC이 안전성, 유효성, 편리성 측면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데이터가 도출되고 있다”며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 가이드라인이 변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고령, 신장애, 위장관 출혈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 주목했다.

그는 “EHI 가이드라인 살펴보면,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서는 첫 번째 치료제로 NOAC 제제로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조심스럽게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서 NOAC 약물 중 어떤 것을 처방하는 게 좋을지 묻자, 그는 특정 약물이 꼽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90세 이상 초고령 환자에게 다비가트란 등 다른 NOAC 제제에 비해 아픽사반을 먼저 사용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임상데이터는 현재까지 없다”며 “고령 환자의 경우, NOAC 계열 약물들이 전체적으로 모두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만 신장 문제가 있거나, 위장관 출혈이 있는 환자는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NOAC 제제 모두 신장으로 배출되긴 하지만, 그래도 신장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아픽사반 등이 더 사용할 만한 약제”라고 덧붙였다.

올해 개정된 2018 심방세동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그리고리 립 교수의 말대로 아픽사반의 신장 배출률은 27%로, 다비가트란 80%, 리바록사반 33%, 에독사반 50% 등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고위험군 환자 NOAC 처방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크레아티닌 수치 15 NOAC 처방

그는 고령, 신장애, 위장관 출혈 등 고위험군 환자 NOAC 제제를 처방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진행된 임상연구들은 크레아티닌 수치가 30 이하인 중증 신부전 환자는 제외됐다. 다만 많은 국가에서 크레아티닌 수치 15까지는 NOAC 사용 범위를 허용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은 허가 사항은 임상을 기반으로 했다기 보다, NOAC 제제 물질들이 가진 약동학적(PK)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크레아티닌 수치 15정도까지는 NOAC 처방을 고려한다. 아픽사반, 리바록사반, 에독사반 등을 처방한다. 그러나 신장기능이 안 좋은 환자의 경우 신중하게 약을 처방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투석을 받는 말기 신장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NOAC 처방도 언급했다.

그는 “투석까지 받고 있는 말기 신장질환 환자들은 임상연구에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미국 FDA가 허가한 내용을 보면, 말기 신장질환 환자에 대해 아픽사반 5mg을 하루 2회 사용하도록 승인 받았다. 다시 말해, 투석 환자에 대해서도 아픽사반이 뇌졸중 위험을 줄여주고, 와파린 대비 출혈 위험인자를 낮춘다는 점을 FDA가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장관 출혈과 관련해해서는 아픽사반과 다비가트란을 언급했다. 

그는 “위장 출혈(GI bleeding) 같은 경우 NOAC 제제를 고용량으로 처방했을 때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돼 있었다. 여러 NOAC 제제 중에 GI bleeding이 과하게 일어나지 않는 NOAC 제제로 아픽시반이 있다. 경우에 따라 다비가트란 처방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환자가 위장관 출혈이 있더라도 NOAC 사용을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이 위장관 출혈로 NOAC 제제를 끊게 되면, 그 환자들은 사망과 관련된 뇌졸중 리스크가 훨씬 높아진다. 위장관 출혈은 NOAC 제제를 쓰게 되며 다시 출혈이 높아지긴 하나, 환자들의 뇌졸중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일단 NOAC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OAC 저용량 처방, 뇌졸중 위험만 높일 것

이번 인터뷰를 통해 NOAC 제제의 권장 용량 처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임상의들이 NOAC 용량을 줄이면 약효를 얻지만, 출혈 등 부작용을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으로 저용량 처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생각이 근거가 없다는 임상 데이터는 이미 많이 발표됐다. NOAC을 저용량으로 처방하게 되면, 출혈 부작용이 그대로 발생하면서 환자들의 뇌졸중으로 인한 입원률과 사망률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게 어떤 기준을 가지고 다양한 NOAC 제제를 처방하는지 묻자, 그는 난감해 하며 기본적으로 모든 NOAC 제제가 우수한 치료제라는 전제를 세우며 리바록사반, 다비가트란, 에독사반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NOAC 제제가 체내에서 반감기는 모두 유사하다. 앞서 말했듯 신장 배출 정도가 달라 이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기능 저하 정도에 따라 권고하는 약물이 다르다. 신장을 통한 신장배출 의존도가 가장 낮은 아픽사반을 고려한다. 특히 다비가트란의 경우 소화불량의 문제가 있다는 아시아 쪽 데이터가 많이 보고됐다. 때문에 환자들에게는 공복에는 복용하지 말라고 안내한다. 공복에만 복용하지 않으면 되므로, 실제로 소화불량 문제가 많이 발생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NOAC 제제는 반감기가 짧아서, 환자가 1~2번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우므로 복약 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NOAC이 항응고치료의 중심으로 확실하게 자리잡기 위해 어떠한 연구가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기존 임상연구에서 제외됐던 두개내 출혈이 있는 환자, 허혈성 뇌졸중 환자 등 임상 모집단을 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두개내 출혈 환자는 외상으로 인한 두개내 출혈, 뇌 안에서 자발적으로(spontaneous)으로 발생하는 출혈로 나눠서 살펴봐야 한다. 특히 뇌 안에서 자발적으로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 NOAC을 사용해도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줄일 수 있지만, 두개내 출혈 발생 위험은 다소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재 허혈성 뇌졸증 환자를 대상으로 NOAC 제제를 1주일 이내로 조기에 처방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 입증하는 RCT 데이터는 없다”며 “조기에 NOAC 제제를 처방했을 때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볼 수 있는 연구가 더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계 심장판막 삽입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현재까지는 와파린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다비가트란을 사용한 임상 연구가 있었지만 출혈 위험이 높아 조기 종료됐다. 다비가트린 외에 다른 NOAC 제제를 이용한 연구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