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AC 시장, 작년 같은 분기 대비 26% 껑충

서울아산병원 이철환 심장내과 교수

"심혈관질환치료제 중 항혈소판제에서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의 효과를 뛰어넘는 약제는 나오기 힘들 것이다. 항혈소판제의 한계를 보완해 주는 약물로는 항응고제가 다시 주목 받을 것이다.”

이철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13일 조선웨스턴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NOAC in STABLE ASCVD. COMPASS 연구의 임상적 적용’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심부정맥과 심방세동에서 혈전이 발생할 때는 이미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것이 표준으로 자리잡았다”며 “아스피린과 항응고제를 병용투여 했을 때 약효가 올라가는 것은 이미 다양한 임상으로 입증됐다”고 했다.

항응고제가 다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는 혈전(blood clot, 일명 피떡)의 주성분이 ‘피브린(fibrin)’ 이 응집된 형태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피브린은 혈액을 굳게 하는(응고) 효소 트롬빈이 작용해 생기는 불용성 단백질로 항응고제를 사용해 피브린 생성을 막을 수 있다.

그는 “실제로 심근경색 환자의 혈전을 분석해 보면, 생각보다 혈소판은 별로 없고, 피브린 덩어리가 대부분”이라며 “때문에 심근경색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피브린 덩어리 자체를 없앨 수 있는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것이 권고된다”고 했다.

이 교수의 설명대로 최근 항응고제 처방 범위는 점차 확대됐다.

지난 4월 대한부정맥학회는 심방세동 가이드라인에 대한 개정판을 발표해 심방세동 환자와 뇌졸증 환자의 항응고제 사용 범위를 넓혔다. 가이드라인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경구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할 때, 비타민K 비의존성 항응고제(NOAC)의 처방이 금기사항이 아니면, 비타민K 길항제보다는 NOAC의 사용이 권장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런 탓인지 최근 NOAC 시장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NOAC의 전체 원외처방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까지 934억 16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분기 333억 9100만원보다 약 26% 성장했다.

품목별 처방실적을 살펴보면, 자렐토(리바록사반)가 올해 3분기 약 118억 4700만원을 기록해 가장 많은 처방액을 기록했으며, 릭시아나(에독사반) 89억 4000만원, 엘리퀴스(아픽사반) 84억 9400만원, 프라닥사(다비가트란) 41억 1000만원 등의 처방 실적을 올렸다.

NOAC 시장에서 자렐토가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약물에 비해 적응증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자렐토는 지난달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높은 관상동맥질환 또는 증상이 있는 말초동맥질환 성인 환자에서 아스피린과 병용해 죽상동맥혈전성 사건(뇌졸중, 심근경색 및 심혈관계 이상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 감소'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 획득했다. NOAC 약물 중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관상동맥·말초동맥질환 환자에 치료 범위를 확대한 것인데, 이는 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관상동맥질환과 말초동맥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자 27395명을 대상으로 30여개국에서 진행된 무작위대조시험(RCT) 연구인 'COMPASS'에 근거한 것이다.

COMPASS 연구 결과, 리바록사반 2.5mg(1일2회)과 아스피린100mg(1일1회)의 병용요법은 아스피린100mg(1일1회) 단독요법 대비 뇌졸중, 심혈관계 이상으로 인한 사망 및 심근경색으로 구성된 복합 평가변수에 대한 상대위험도(relative risk)를 24% 낮췄다. 또, 주요 심혈관계 사건(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의 개별 변수에서 뇌졸중 및 심혈관계 이상으로 인한 사망의 발생 위험을 각각 42%, 22% 씩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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