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2023 한국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대학생·대학원생, 경력직 및 헤드헌터 등 박람회 참여
멘토링 통해, 직무 적합성 상담 및 면접 꿀팁 공유

2023 한국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로 참가자들이 줄지어 입장하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2023 한국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행사장으로 참가자들이 줄지어 입장하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캐나다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를 따라 이번 채용박람회에 참여했어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 취업하고 싶어요."

19일 개최된 '2023 한국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참가한 줄리 저민(Julie Germin)씨는 프랑스 억양을 담은 유창한 영어로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4주년을 맞은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는 예년보다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부터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은 대학생ㆍ대학원생, 경력직 및 헤드헌터까지 1200평 규모의 양재 aT센터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박람회 참가자들이 채용박람회 안내 팸플릿과 제약바이오 '취업 가이드북'을 들고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람회 참가자들이 채용박람회 안내 팸플릿과 제약바이오 '취업 가이드북'을 들고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맞춤형 직무부터 유망 직종 추천까지

한 손에는 채용박람회 팸플릿, 다른 손에는 현장에서 배포된 '제약바이오 취업 가이드북'을 들고, 참가자들은 진로 컨설팅관에 길게 줄을 섰다. 컨설팅관에서는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의 컨설턴트들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의 진로를 1:1 면담 형식으로 안내했다. 아직 사회 경험이 없는 구직자들은 평소에 눈여겨둔 특정 직무에 대해 질문하거나 제약 직무 전반에 대해 묻는 등 풍부한 질문들을 던졌다.

올해 졸업을 앞둔 의학공학 전공 A씨는 "생각지도 못했던 직무들에 대해 안내를 받을 수 있어 새로운 진로에 대해 고민해보게 됐다"며 "특히 사업개발(BD)이라는 생소한 직군에 대해 관심이 갔다"고 말했다.

직무 컨설팅 부스에 면담 신청을 하려는 내담자들이 길게 줄을 이뤘다.
직무 컨설팅 부스에 면담 신청을 하려는 내담자들이 길게 줄을 이뤘다.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의 컨설턴트가 이중 컴퓨터 화면을 사용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의 컨설턴트가 이중 컴퓨터 화면을 사용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보리색 블라우스에 정장 바지를 차려입은 구직자 B씨도 컨설팅을 통해 직무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경영지원 직무를 위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경영지원에만 직무를 한정할 것이 아니라, 생산관리 등 학사 학력으로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타 분야도 생각해보라는 컨설턴트의 권유를 듣고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컨설턴트가 말해준 것들을 다 적어뒀는데, 바로 자소서에 반영해 보고 싶다"며 연신 필기노트를 뒤적였다.

이미 생각해둔 직무에 대해 자세한 질문을 준비해온 구직자도 있었다. C씨는 채용 상담사에게 "통계학을 전공한 관계로 제약산업의 데이터 분석 직군을 알아보고 있다"며 "관련 직군을 주로 채용하는 회사들은 어디인지 궁금해 이번 채용 박람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컨설턴트는 "내년 하반기 즈음에 메이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센터들을 세울 것으로 안다"며 "이때 신입사원 채용 수요도 분명히 생길 전망이나, 올해 관련 직군 취업을 생각하는 건 다소 시기상조"라고 답변했다.

제약업계 특성상 이번 채용박람회에서 상담을 진행한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품질보증(QA) 또는 품질관리(QC) 직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구직자 D씨는 "학사 학력으로 그나마 취업 관문이 넓은 분야가 품질보증과 품질관리 분야인 것으로 들었다"며 "이 직군에 특화된 방향으로 어떻게 자소서를 써야 하는지 궁금해 컨설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D씨와 함께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구직자 E씨는 "최근 사업을 시작한 롯데바이오로직스나 업력이 오래된 한미약품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해 보고 싶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이번 박람회에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60개 기업 부스, '꿀팁' 전수받기 위해 모인 구직자들

참가자들은 60개 기업이 펼쳐둔 기업 부스들도 방문하며 자소서 '꿀팁'을 전수받는 등 바삐 움직였다. 일동제약 부스에서 막 상담을 마치고 나온 한 참가자는 "일동제약 계열사가 집에서 가까워 여기에 대해 물어보고 나왔다"며 "일동제약 계열사에 왜 입사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집에서 가까워서 그렇다고 대답했다가 '그렇게 대답하면 면접에서 마이너스'라고 따끔하게 혼났다"면서 멋쩍어했다.

대학원 진로를 결정하러 박람회에 왔다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대학원 전공으로 법의학과 백신 연구개발 사이에서 고민을 하던 차에, 백신 강자인 GC녹십자ㆍSK바이오사이언스의 채용 현황은 어떤지 궁금해 각 부스들을 들르고 왔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가자는 "의약품 원료 연구개발 분야로 대학원 전공을 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원료 쪽 커리어는 어떤 식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인지, 정확히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것인지 문의하고 왔다"고 밝혔다.

약대에 재학 중이라는 참가자 4명은 "연봉도 많이 주고 복지도 잘 돼 있는 기업에 취업하고 싶다"며 건너편의 한미약품과 GC녹십자 부스를 가리켜 보였다. 그 중 한 참가자는 "연봉과 복지야 기본적으로 원하는 것이지만, 사실 그보다도 해보고 싶은 직무가 있다"며 "약학을 공부했던 만큼 임상개발이나 약물감시(PV)쪽으로 취업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부스를 돌았다"고 이야기했다.

채용공고 검색대에서 구직자들이 회사 채용 현황을 둘러보고 있다.
채용공고 검색대에서 구직자들이 회사 채용 현황을 둘러보고 있다.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들도 부스 사이를 바삐 걸어다니고 있었다. 한국식품마이스터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두 학생은 "고등학교 졸업 후에 바로 취업할 수 있는 회사와 관련 직무를 알아보려고 참가했다"며 "2학년 때 선택할 수 있는 전공인 제조관리와 품질관리 중 후자를 선택하면서, 관련 채용이 활발한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람회 소식을 듣게 된 계기를 묻자 한 학생은 "아빠가 열심히 검색해서 알려줬다"고 답하며 배시시 웃었다.

박람회 입구 근처에 마련된 휴게공간에서는 헤드헌터들도 상담을 진행 중이었다. 양은진 이노HR컨설팅 이사는 "평시 제약바이오 이슈를 확인하던 중 채용박람회 건을 발견해 오게 됐다"며 "현장의 구직자들에게 다양한 부스에 거침 없이 방문해 많은 것을 배워가라고 열심히 이야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서 잠재 후보자를 발굴하고 각 기업 인사담당자와 만나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직자 멘토링 통해 생생한 직무 경험 공유

박람회 전시관 위층에서는 직군별 현직자 멘토링이 진행됐다. 채용박람회 소식을 보고 당일치기로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F씨는 "지방권에도 지사를 운영하는 기업을 골라 멘토링 세션을 신청했다"며 "평소 눈여겨 보던 한미약품 영업군에 대해 현직자의 이야기를 듣고 온 참"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검색으로는 제약 영업직에 대한 밋밋한 이야기밖에 접하지 못해 아쉬웠던 차에, 현직에 종사하는 분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듣고 나니 진로가 훨씬 선명해진 느낌"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직무별 현직자들의 멘토링 세션이 이뤄지고 있다.
직무별 현직자들의 멘토링 세션이 이뤄지고 있다.
직무별 현직자들의 멘토링 세션이 이뤄지고 있다.
직무별 현직자들의 멘토링 세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R&D) 분야 멘토링 현장에는 석ㆍ박사 출신 구직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의약화학 분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한 참가자는 "저분자(Small Molecule) 합성 연구 경험을 살리고자 유한양행 R&D 부서에서 요구하는 연구 경력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대부분 학사 출신으로 구성된 구직자들 사이에서 R&D 멘토링 부스를 맡았던 삼진제약 의약합성연구실 수석연구원은 "학사 출신 구직자들은 업무에 대한 질문을 주로 던졌으나, 결국 관련 전공에 대한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조언을 줄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며 "직무별 요구사항을 잘 고려해 이번 채용박람회를 통해 본인의 현재 상황에 맞는 직종을 고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경국립대학교 학생들이 단체 사진을 찍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경국립대학교 학생들이 단체 사진을 찍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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