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훈 약사회장 서울 약국 돌며 분위기 잡기 나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1일 시작된 가운데 대한약사회가 개발한 '공적 처방전달 시스템'으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약사들이 온라인 플랫폼 업체 서비스에 가입하는 대신 약사회가 운영하는 시스템에 가입하도록 함으써서 향후 약 배달 문제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이날 서울 소재 약국 5곳을 방문, '공적처방전달시스템' 가입을 독려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오른쪽)이 방문 약국 약사에게 공적처방전달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오른쪽)이 방문 약국 약사에게 공적처방전달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공적 플랫폼으로도 불렸던 공적처방전달시스템은 비대면 진료 과정에서 약을 대면수령 혹은 방문수령 등에서 대한약사회가 공적인 체계를 구축해 이를 비대면 진료 애플리케이션이 연동,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다.

약사회에 따르면 최광훈 회장은 사기업 플랫폼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선 약사회 시스템을 중심으로 회원들이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공적처방전달시스템 가입 독려 및 플랫폼 관련 일선 약사들의 여론을 들었다.

최 회장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가입 약국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알려진 강남구에서 소속 회원 약국을 비롯해 강동구, 송파구, 서초구, 마포구 등의 약국을 방문했다.

강남구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이준경 약사는 약사회를 중심으로 처방전달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플랫폼 업체와 경쟁을 우려했으며 최 회장은 회원의 연대로 사안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밝혔고 가입 과정에서 일어나는 오류도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최광훈 회장은 2일에도 경기도 성남시, 용인시, 화성시, 수원시 약국을 방문해 공적처방전달시스템 가입 독려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약사회가 공적 체계를 통한 처방전 전달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데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약배달 관련 문제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진료의 특징은 진료 이후 이어지는 비대면 약배달 문제다. 실제 이를 두고 산업게에서는 약을 비대면 수령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부는 일반 원칙으로 '대면 수령'을 세우되 고령자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약국의 동의를 얻어 이를 배송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플랫폼 업체의 경우 비대면진료에 이어 약을 배달하는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해왔기에 해당 애플리케이션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약국에 의존해 왔다. 이 중 가장 가맹약국 수가 많은 닥터나우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전국 약 2만 2000개의 약국 중 10%가량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약사회는 직접적으로 처방전 전달과 수령 문제에서 플랫폼이 끼어들 경우 플랫폼 업체가 원하는 대로 배송이 이어지며 약의 선택권이 없다는 점, 오남용이 우려된다는 점을 들며 약사회 내부적으로 공적 체계를 제작, 시범사업 10여일 전에 공개했다.

이 경우 약사회가 구축한 플랫폼 내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이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약국과 의료현장을 둘러싼 전자처방전 문제에서도 향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는 분석이다.

전자처방전은 그동안 의료현장과 약국 등 약업계 내에서 어느 정도 필요성에 공감했던 사안 중 하나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표준화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처방전을 전달하며 필요한 여러 체계를 정비해 비대면진료에서 약사회가 표준화를 이뤄낼 계기를 만듦면 향후 논의에서도 약사회의 입장이 더욱 크게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약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플랫폼 업체와의 갈등 속 주도권을 잡으면서 큰 뜻을 '도모'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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